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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서 여성납치· 살해에 항의시위.."실종 2만4000명"

등록 2022.04.25 06:59:26수정 2022.04.25 08: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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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몬테레이에서 10대 실종 2주만에 사체 발견

몇번이나 수색한 모텔.. "경찰 제대로 수사하라"

여성 피살자 해마다 늘어 지난해 1015명'

올해 실종자만 벌써 1600명 신고돼

[모렐리아=AP/뉴시스] 1일(현지시간) 멕시코 미초아칸주 주도 모렐리아의 아로쿠틴 공동묘지에서 '죽은 자의 날'(Day of the Dead)을 맞아 유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만성절'(All Saints Day)과 맞물린 죽은 자의 날에 멕시코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고인의 묘지를 꽃과 촛불로 장식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먹고 마시며 묘지에서 밤을 보낸다. 2021.11.02.

[모렐리아=AP/뉴시스] 1일(현지시간) 멕시코 미초아칸주 주도 모렐리아의 아로쿠틴 공동묘지에서 '죽은 자의 날'(Day of the Dead)을 맞아 유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만성절'(All Saints Day)과 맞물린 죽은 자의 날에 멕시코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고인의 묘지를 꽃과 촛불로 장식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먹고 마시며 묘지에서 밤을 보낸다. 2021.11.02.

[멕시코시티=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멕시코 시티 중심가에서 24일(현지시간) 수 많은 여성들이 시내 도로를 메우고 최근 북부도시 몬테레이에서 피살된 10대 소녀의 끔찍한 죽음에 항의하는 시가행진을 벌였다. 

이 전에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있었던 다른 여성권리 시위와 달리 이번에는 국가 독립을 기념하는 거대한 석조 천사상에 스프레이로 구호를 쓰거나 경찰과 폭력 대치를 하지 않고 비교적 평화시위로 진행되었다.

대신에 석상에는 지금까지 실종된 여성들의 이름과 실종상황을 적은 작은 종이 포스터들을 가득 부착했다.  이 소형 포스터 가운데에는 21일 실종 2주일 만에 몬테레이의 한 모텔 지하에서 발견된 가장 최근의 피살자 데바니 에스코바르의 것도 포함돼 있었다.

시위대는 "2만4000명이 실종 "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 법의 심판!" "정의!"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멕시코에서는 실종 사건이 너무도 많아서 남녀 모든 성을 합치면 실종자가 10만 명이 넘는다.

시위대와 활동가들은 경찰이나 검찰이 실종사건 수사에 너무 비효율적이며 느려 터졌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런 비판이 나오는 것은 데바니의 아버지가 수사당국이 문제의 모텔을 여러 번 수사하고도 딸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소녀의 시신을 찾은 것은 모텔 직원들이 지하 물탱크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고 신고했기 때문에 수사진이 그 안에 있던 시신을 발견하고 꺼낸 것이다.

시신은 실종된 4월 8일 직후에 머리를 둔기로 맞아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멕시코 전역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소녀는 밤중에 택시운전사가 성추행을 하려다 실패하자 택시에서 쫓아내 고속도로 갓길에 버려두고 가버렸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건 택시 운전사가 소녀를 집에 데려다 주는 대신에 몬테레이 시외의 고속도로변에 내려주면서 차에서 내릴 때 살아있었다는 증명을 위해 찍은 사진을 나중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택시 호출 앱에 소속된 이 운전사는 아이가 고속도로변에 치마와 키높이 운동화를 착용한 채 서있는 모습을 촬영했다.

이 사진은 전국적으로 젊은 여성들 사이에 엄청난 공포와 자괴감,  절망과 동정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 후에 21일 밤까지 그녀를 본 사람이 없었다가 수사관들이 길가의 한 모텔의 깊이 4미터의 물탱크에서 데바니의 시신을 끌어냈다.
 
비판자들은 일반 대중이 실종 소녀를 찾으라는 항의의 목소리를 내는 데도 경찰이 그처럼 늑장 수사와 무능함을 보였다는데 경악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녀의 시신이 택시에서 내린 곳 바로 근처에 있었는데도,  그 동안 200명의 인력과 무인기, 경찰수색견,  지역 감시카메라 조사 등 모든 수단을 다 했다고만 말해왔다.
 
멕시코의 여성 살인은 너무 많기로 유명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더욱 늘어나서 2020년 977명, 2021년에는 1015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멕시코에서 순전히 여성이란 성별의 이유만으로 피살된 여성들을 의미하는 법률용어 "여성살인" (feminicides)으로 분류된다.

다른 이유까지 합치면 여성 피살자의 수는 더욱 늘어난다.
 
올해에도 여성 실종자는 여전히 많아서 연초부터 지금까지 1600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되었다. 

수사 당국은 그 중 829명이 아직 실종자 명단에 남아있고 16명은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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