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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8년차 '휴대폰 단통법' 이젠 없애도 될까요

등록 2022.05.01 08:10:00수정 2022.05.09 10: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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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계속된 규제에 얼어붙은 시장…더 숨어서 주는 불법 보조금
치솟는 유통망 불만…'0원폰' 대란 그리워하는 소비자도
'25% 요금할인'은 공적…없어지면 이용자 차별 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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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동통신 3사및 유통점의 외국인 등에 대한 단말기 차별 지원금 지급 등 단말기유통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과징금, 과태료 부과 등 시정조치안을 심의 의결한다. 사진은 29일 서울 시내 한 휴대전화 매장 간판. 2021.12.2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어느 매장을 가도 비슷한 가격에 휴대폰을 살 수 있는 현재. 가격 정보에 빠삭하든 아니든 나만 호갱(호구+고객)이 되는 일은 없다.

하지만 8년 전에는 달랐다. 게릴라성 보조금 살포 조짐을 알고 미리 ‘0원폰’ 대란 흐름에 올라타면 확 싸게 살 수 있었다. 정보에 어두운 이들은 보조금은커녕 여타 부가서비스까지 더해져 덤터기를 쓰는 손해를 보기도 했다.

상황이 반전될 수 있었던 이유는 2014년에 마련된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다. 이통사가 발표한 공시지원금과 유통망이 줄 수 있는 추가지원금 이외에 보조금을 제공할 수 없도록 한 게 골자다. 지원금을 받지 않으면 요금에서 할인해 준다. 남녀노소 누구나 차별 받지 않는 상황이 됐지만 시행 8년차 임에도 시선이 곱지 않다. 시장을 위축시키고 음성적 영업 행태가 심화됐다며 일각에선 폐지 목소리까지 나온다.

◆ 차별 없애긴 했는데…싸게 살 방법도 없어져

단통법을 향한 비난은 모두가 휴대폰을 비싸게 사게 됐다는 데서 비롯됐다. 있다가 없어지면 아쉽듯, 과거 발품팔 줄 아는 사람은 싸게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더 어려워졌다. 이전보다 방법이 복잡하고 음성화 된 것이다.

아직도 가끔 보조금 대란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대란 사태에도 번호이동 수치가 시장 과열이라고 보여질 만큼으로 튀지 않는다. 과거 하루 100만건이 넘기도 했으나 이제는 신규 스마트폰이 나와야 수 십여만건 수준이다. 평소엔 하루 1~2만건 수준에 그친다. 타 이통사로 넘어갈 요인이 없어 기기변경이 대세가 됐다.

오히려 이통사간 이동보다 알뜰폰으로 넘어가는 숫자가 더 많을 정도다. 같은 단말기 가격이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비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공시 지원금은 대개 구형폰 위주로 쏠리고 신규 스마트폰은 10만원대 안팎에 그치는 수준이라 지원금에 상응하는 25% 요금할인(선택약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해졌다. 지원금 대신 요금 할인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단말기 가격이 높아 교체 주기가 늘어났다. 이전에는 16~18개월 정도였는데 이제는 선택약정을 이용하면 24개월은 기본으로 넘기게 된다.

◆ 경쟁 요인 사라졌는데…음지 영업은 여전

유통점도 불만이 가득하다. 경쟁 요소가 없어지다 보니 가입자를 끌어모으기가 쉽지 않아졌다. 이런 가운데 음성적으로 보조금을 살포하는 곳들이 종종 나타나 가입자를 쓸어갔다.

문제는 이런 불법 사례가 발생했을 때 이통사 제재를 같은 지역 유통점이 같이 받는다는 데 있다. 음지에서 활동하며 불법 보조금을 살포하는 곳들이 소위 ‘성지’가 되고 본인들은 영업난을 겪는데 제재를 같이 받게 되니 억울한 것이다.

특정 지역에서 불법이 일어나면 이통사가 원인을 찾아 그 곳만 제재 해야 하는데 지역 전체에 판매 장려금을 깎는 등으로 연대책임을 물었다. 여기서 유통점들은 폭발했다. 이에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단체행동을 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또다시 차별 조장할 순 없어…자칫 요금인상 야기 가능
 
단통법에 대한 잇단 불만에도 폐지는 섣부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폐지론이 나오지만 자칫 다시 과거처럼 아는 사람만 싸게 사는 불편법 영업이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이동통신유통협회도 한때 폐지를 주장했으나 규제 개선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용자 차별을 없애고 불법 유통망을 막기 위한 것인 만큼 이를 지키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규제 개선을 위해 협회가 참여하는 규제개선위원회 발족을 제안하고 있다

유태현 협회장은 "도로의 무법자들이 즐비한 상황에 단속이 잘 안된다고 해서 도로교통법을 폐지하자고 주장할 수는 없다"며 "대신 단통법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계속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측면에서도 공시 지원금은 낮추고 음성적 지원금만 높여 주는 기형적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시장 과열에 따른 가입자 뺏기 경쟁 심화로 지원금 규모가 늘어나면 부담을 낮추기 위해 요금을 인상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이는 단말기 가격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내에선 지원금에 일조하는 제조사로 삼성전자만 남은 상황이라 자칫 단말기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5G 도입에 이어 단말기 폼팩터의 변화로 가격이 차츰 상승하는 상황에서 단통법이 없어지면 판매 장려금에 비용이 쏠리면 가격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차별 제동장치 사라져…대안은 추가지원금 상향

방통위 또한 회의적이다. 단통법 폐지는 음성적인 차별 영업의 제동 장치를 없애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시각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규제의 취지가 음성 영업을 더욱 투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 일반 유통망을 압박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단통법이 없어지면 기존의 혜택들이 무색해져 이용자 차별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통법 폐지로 불법 지원금이 난립할 경우 선택약정이 무색해질 수 있다. 불법 지원금 규모가 더 커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방통위는 시장 활성화 방법으로 유통망에서 자체 지급하는 추가 지원금 한도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공시 지원금의 15%까지 줄 수 있는데, 이를 30%로 높임으로써 지원금 경쟁을 촉발한다는 것이다. 유통망과는 협의체를 만들어 상생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고려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통법으로 특정 사람만 보조금을 받는 차별이 줄고, 선택약정으로 이용 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한 성과"라며 "과거 혼탁했던 상황으로 돌아가기보다 시장을 좀 더 투명하게 하면서 경쟁을 활성화할  방안을 계속 고민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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