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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K팝 톺아보기②]방탄소년단 차진 사투리...'마마 머라카노!'

등록 2022.05.1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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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학교 시리즈' 3부작 중 두 번째 앨범 '팔도강산' 노래
'나무라다'의 경상도 방언 '머라카다'의 변형
우리 방언 매력 잘 알렸다는 평가 받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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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팔도강산' 무대. 2022.05.14. (사진 = MBC 뮤직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서울 강원부터 경상도 충청도부터 전라도 / 마마 머라카노! (What!) 마마 머라카노! (What!)"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는 '외랑둥이'(아미가 '사랑둥이'를 변형해 해외 팬을 부르는 명칭)가 어려워하는 곡 중 하나가 '팔도강산'이다.

방탄소년단 초창기 '학교 시리즈' 3부작 중 두 번째 앨범 'O!RUL8,2?'(2013) 수록곡이다. 앨범 제목은 '오! 아 유 레이트, 투?(Oh! Are you late, too?)'란 뜻. '더 늦기 전에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라'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우리나라 전체를 가리키는 단어 '팔도강산(八道江山)'을 제목으로 내세운 '팔도강산'은 자신들의 뿌리를 인지하며 행복을 찾자는 노래다.

각 지역의 사투리에 운율을 맞춰 랩을 쏟아내는 흥겨움이 일품이다. 우리 사투리가 말쑥하고 흥겨움이 넘치는 말임을 깨닫게 만든다. 멤버들이 각자 출신에 맞게 내뱉는 차진 사투리가 신나는 힙합 리듬에 착착 달라붙기 때문이다.

내달 10일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프루프(proof)' 발매를 앞두고 아미들이 진행 중인 '방탄소년단_31일_챌린지' 중 'O!RUL8,2?'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을 꼽는 질문에, 이 노래를 지목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방탄소년단도 "경상도 사투리는 남자라면 쓰고 싶게 만들어 전라도 말들은 너무나 친근해 / 한번 입에 담으면 어우야 내가 다 기쁘네"라고 노래한다.

소셜 미디어에 'LKwBTSTutoring'(방탄소년단 노래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걸 증명하는) 해시태그를 단 해외 아미들은 "한국어 사투리에 대해 배우는 건 어렵다. 하지만 '팔도강산' 노래처럼 매우 재밌고 흥미롭다"고 반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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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열린 제7회 궁중문화축전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관을 살펴보고 있다. 주요 현장 행사는 경복궁 내 7개 장소에서 여러 지자체와 연계하여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를 선보이는 시각 예술 전시 '궁으로 온 팔도강산대동예(藝)지도'가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하는 올해 하반기 궁중문화축전_가을은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2021.10.24. bjko@newsis.com

최근 일본 NHK 라디오에서 방탄소년단 특집을 내보냈는데, 편곡표엔 '팔도강산'이 포함됐다.

지난해 말 NHK 라디오가 매달 내는 한국어 강좌 교재 12월호에 한국의 지역 문화와 사투리를 소개하면서, 연습용 회화로 부산 출신인 지민(박지민)을 등장시켜 "머라카노?"를 적기도 했다.

'머라카노'는 '머라카다'의 변형이다. 국립국어원의 신개념 국어사전 '우리말샘'에 따르면, '머라카다'는 '나무라다'의 경상도 방언. 우리말샘은 '아들은 번버이 머라캐도 돌아서머 잊아뿌리고 엉뚱한 짓을 한데이'라는 문구를 들어 '머라카다'에 대해 설명했다. 번역을 하면 '아이들은 번번이 나무라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엉뚱한 짓을 한다'다.

이제 청년이 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머라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들이 됐다.

그런데 세계를 누비는 방탄소년단 멤버들 중에는 외국 국적 멤버가 없다. 모두 서울이 아닌 지역 출신이다. 리더인 RM(김남준)은 서울에서 태어났으나 어릴 적에 경기 일산으로 이사에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다. 진(김석진)은 경기 과천, 슈가(민윤기)는 대구, 제이홉(정호석)은 광주, 뷔(김태형)는 경남 거창, 지민과 정국(전정국)이 부산이다.

'팔도강산'은 제이홉과 슈가 그리고 RM의 펑키한 랩 배틀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모든 문화가 서울로 통하는 작금의 한국에서 아이돌이 출신 지역을 과감히 드러내고 자랑스러워하는 노래로 호평을 들었다.

무엇보다 다른 지역에서 상경한 멤버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우리말의 다양성을 인지시킨다. 한 나라의 말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가 풍부하다는 것을 뜻한다. 방탄소년단 역시 다양성으로 다른 문화권인 세계 곳곳에서 사랑 받는다. 우리의 '팔도강산'은 그렇게 뻗어나간다. 방언학자들이 '팔도강산'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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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앨범 'O!RUL8,2?' 이미지. 2022.05.14.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RM도 '팔도강산'에서 이렇게 랩한다. "난 서울에서 나서 서울말 잘 배웠다 요즘은 뭐 어디 사투리가 다 벼슬이다만 / 그래 인정할게 악센트들이 멋은 있다"고.

결국 방탄소년단은 "결국 같은 한국말들"이라고 결론낸다. "올려다 봐, 이렇게 마주한 같은 하늘 / 살짝 오글거리지만 전부다 잘났어 / 말 다 통하잖아?"라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팔도강산' 노랫말 중 사투리가 아닌 말 중에서 해외 아미가 어려워하는 한국어는 앞서 언급한 "뭐 어디 사투리가 다 벼슬이다만" 구간 중 '벼슬'이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배우는 데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쉬운 한국어사전인 국립국어원의 '한국어기초사전'에 따르면, 명사인 '벼슬'은 '(옛날에) 나랏일을 하는 관리의 직분이나 자리'를 가리킨다.

한국 아미들은 '벼슬'을 이렇게 활용한다. "방탄소년단 보유는 국민 벼슬"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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