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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43년 만에 신장이식 5천례 달성

등록 2022.05.11 11: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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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출신 40대 남성 신장이식

1979년 첫 이식 이래 5천례 달성

[서울=뉴시스]세브란스병원 신장이식 5천번째 환자와 의료진. (사진= 연세의료원 제공) 2022.05.11

[서울=뉴시스]세브란스병원 신장이식 5천번째 환자와 의료진. (사진= 연세의료원 제공) 2022.05.11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세브란스병원은 1979년 첫 신장(콩팥)이식을 시행한 지 43년 만에 5000례를 달성했다고 11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최근 운동선수 출신인 40대 남성 A(48)씨가 이 병원에서 5천번째 신장이식을 받았다. A씨는 40대 초반부터 고혈압, 고지혈증, 통풍, 당뇨로 지역 병원에서 정기 검진과 치료를 받던 중 2018년 6월 갑자기 신기능 수치가 정상치의 3배 이상 상승해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를 찾았다. 신장 조직검사 결과, 사구체 경화증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행하던 중 지난해 9월 말기신부전으로 투석을 하거나 신장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절망에 빠졌다.

A씨는 투석보다 신장이식을 받고 일상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가족 중 신장 공여자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선뜻 신장이식을 결심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누나 두 사람이 기꺼이 동생을 위해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두 누나 모두 체중이 많이 나가고 혈압이 높아 신장을 공여하기에 부적합한 상황이었다. A씨는 신장이식을 포기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주한 이식외과 교수로부터 "체중을 감량하고 혈압도 잘 조절하면 신장기증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희망을 갖게 됐다.

A씨의 작은 누나는 동생에게 신장을 기증하기 위해 3개월에 걸쳐 체중을 10kg 가까이 감량하고, 혈압도 잘 조절해 동생에게 신장을 이식할 수 있었다. A씨는 수술 후 회복에 전념해 현재 후학 양성을 위한 코치로서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A씨와 같이 신장 사구체 여과 기능이 떨어져 노폐물을 걸러낼 수 없는 말기신부전 환자들은 투석치료 등 신대체 요법이 필요하다. 혈액투석은 많은 시간과 엄격한 식이조절이 필요하며 신장 기능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워 많은 말기신부전 환자들이 신장이식을 고려한다.

하지만 모든 말기신부전 환자들이 신장을 이식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뇌사 또는 생체기증자가 필요하고 기증자와 면역학적 조건도 잘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혈액형이 다르거나 교차 반응 양성 등으로 가족 내 공여자가 있어도 이식 진행이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혈액형이 다르거나 교차반응 양성인 환자들에서도 체내 항체 농도를 낮추는 탈감작 치료를 통해 신장이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식 신장의 정상 기능 확률인 이식신 생존율은 생체 신장이식의 경우 98.5%(1년)∙92.8%(5년)∙83.2%(10년), 뇌사자 신장이식 은 96.7%(1년)∙91.2%(5년)∙81.7%(10년)다.

허규하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교수는 “신장이식팀은 간, 심장, 폐 등 타장기 동시 이식, 3차 신장이식 등 여러 고난이도 수술로 많은 장기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삶을 제공해왔다”며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신장이식 분야를 꾸준히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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