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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위험천만 염소가스 있는줄 몰랐다" 안전 무방비 정수장

등록 2022.05.17 06:00:00수정 2022.05.17 06: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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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의정부 가능정수장 염소가스통 100㎏짜리 12개 저장
염소투입기 제어반 잠금장치도 없어 조작 위험성↑
공동주택 등 주거지역 인접…누출사고시 생명 위협
시 "환경청 사용허가 받아, 우려있다면 방안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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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뉴시스] 김도희 기자 = 경기 의정부시 맑은물사업소의 염소저장실에 100kg짜리 염소가스통 12개가 저장돼 있다. 2022.05.16 kdh@newsis.com

[의정부=뉴시스] 김도희 기자 = '염소저장실',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관계자 외 출입금지'.

16일 오후 뉴시스 취재진이 찾은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의 의정부시청 산하 맑은물사업소 가능정수장.

후문을 지나자 흰색 건물 앞에 붙은 문구가 눈에 띄었다.

빨간색 '유해화학물질'이라는 단어와 그 위로 보이는 '염소저장실'이라는 파란색 표지판이 한 눈에 들어왔고, 위험한 곳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창문 안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니 '액화염소'라고 쓰여진 100㎏짜리 빨간색 통 12개가 보관돼 있었고 염소저장실 건물 바로 앞에는 '염소투입기제어반'이라고 쓰여진 기계들이 나란히 설치돼 있었다.

염소가스는 누출사고 위험성이 큰 데다가 흡입 시 생명에 위협을 가할 정도로 살인적인 맹독 물질이다. 하지만 염소저장실의 접근을 막는 차단막이나 울타리는 전혀 없었다.

게다가 염소가스가 내부에서 누출될 경우 이를 중화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염소투입기 제어반은 잠겨있지도 않았다.

자물쇠나 잠금장치도 없었고 문이 열려도 심지어 경고음조차 울리지도 않았다. CCTV가 설치돼 있다는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로 이를 제지하러 오는 단 한명의 관계자도 없었다.

누군가 제어반에 손을 대 고장을 낸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관리가 허술했다.

맑은물사업소를 방문한 민원인에게 취재진이 질문을 던지자, 이 민원인은 "일 때문에 가끔 이곳을 오는데, 위험하다는 느낌은 받고 있지만 관리가 엄격히 이뤄지고 통제된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며 "위험 문구를 보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없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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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뉴시스] 김도희 기자 = 16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맑은물사업소 내 염소저장실 앞에 설치된 염소투입기제어반 문이 쉽게 열리고 있다. 2022.05.16 kdh@newsis.com


무엇보다 주변의 집들이 심각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염소저장실 바로 밑에는 13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 있고, 맞은편 일대에는 주거지역이 자리하고 있다.

염소저장실 바로 옆에는 시민 휴게공간이 마련돼 각종 운동기구와 벤치도 조성돼 있는데 사실상 누구나 염소저장실 접근이 가능한 구조다.

맑은물사업소가 주거지역보다 위쪽에 위치해 있어 염소가스 누출사고 발생 시 공기보다 무거운 가스가 주택가를 덮칠 경우 심각한 피해는 불보듯 뻔하다.

취재가 시작되고,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접한 주민들은 걱정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인근 주민 이모(34)씨는 "집 코 앞에 염소가스 저장실이 있다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다"면서 "산업단지에서 염소가스 누출사고가 난 것을 본 적 있는데 굉장히 위험한 물질로 알고 있다. 관리마저 허술하다니 무섭다"며 불안해했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 맑은물사업소 관계자는 "해당 시설은 개정된 화학물관리법에 따라 시설 기준 등 환경청의 사용허가를 받았고 안전검사도 매년 정기적으로 한다"며 "다만 시설이 오래돼 염소가스보다 안전하고 취급이 용이한 소독설비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가능정수장 총괄 책임자인 맑은물사업소장과 해당 과장 등에게 수차례 문의했다. 그러나 "시설을 훼손한 사례도 없었지만 우려가 있다면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 만을 들을 수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kd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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