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정년 보장보다 자기 계발'…산업계 관통한 '복지'

등록 2022.05.12 04:46:00수정 2022.05.12 07:01:4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유연한 업무 환경·복지 혜택으로 기업가치 평가 추세

기존 대기업, 인력 유출 막기 위해 복지 제도 개편 고심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022.02.2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022.02.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자기계발 기회 조성·보육부담 해소·유급휴가 확대"

최근 산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회사 내 '정년보장'보다 '복지수준'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추세다. 단순 임금상승률도 중요하지만 유급휴가 확대나 사내 어린이집 신축 등 실질적인 혜택이 기업 복지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최근 SK하이닉스가 개당 250만원에 달하는 '허먼밀러' 의자를 3만여 전 직원에게 제공하기로 하면서 SK하이닉스의 복지 혜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초등학교 입학 자녀 돌봄 휴직 3개월 ▲임신기 단축 근무 기간을 전체 임신 기간으로 확대 ▲난임 관련 의료비·휴가 제도 신설 등 워라밸을 챙길 수 있는 휴식권을 보장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복지를 강화하고 제도 개편에 나섰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부터 회사 복지 차원에서 한 어학원과 계약을 맺고 임직원 영어·중국어 교육 지원을 대폭 늘렸다. 자기계발과 직무역량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부분에 관심이 높은 MZ세대 임직원들의 요구에 따른 조치다.

DX부문장인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일 경기 수원 삼성전자 사옥에서 타운홀 미팅 'DX 커넥트'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외국어 교육 과정 확대 등 사내 복지와 관련한 직원들의 건의사항들이 쏟아졌고 한 부회장은 직접 방안을 내놨다.

한 부회장은 행사 이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전화 외국어 교육 신청이 5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 있다고 들었는데 교육 과정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수원 사업장은 만 1, 2세 어린이집 입소 대기가 많다고 들었다. 영아반 전용 어린이집을 신축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임직원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업무용 모니터 종류, 교체 주기 등이 사업별, 직무별로 모두 달랐다"며 "우선적으로 모니터부터 지원 기준을 표준화해 모든 임직원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한 부회장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사내 복지가 결혼과 육아 등 너무 먼 미래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보니 당장 입사해 누릴 수 있는 복지가 많지 않다'는 직원 의견을 소개하면서 "돌이켜보니 좋은 점도 많지만 아쉬운 점도 있는 것 같다"며 복지혜택 강화를 예고했다.

그는 "입사 1~3년차는 '파란 피'가 수혈됐다고 표현할 정도로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 긍정적인 마인드로 꽉 차 있을 때인데 이런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복지제도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경우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과 함께 정년 연장을 핵심 쟁점으로 삼았다. 내부에서 실현 불가능한 요구안 대신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현대차 연구직의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생산직 추가 고용, 정년 연장은 지긋지긋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에 다니고 있다는 또 다른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것들은 젊은 직원들이 느낄 수 있는 메리트가 전혀 없다"면서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 것들이 나와야 공감을 얻고 지지를 받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신입사원은 물론 MZ세대 임직원들의 기업 선호도가 단순한 대기업 브랜드 가치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복지 혜택이 크고 근무가 유연한  IT 기업으로 변화한 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가능한 복지 때문"이라며 "기존의 대기업들도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새로운 복지 수립과 개편에 대해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