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일산·분당 '통합재건축'이 대세…정부 속도조절에도 기대감↑

등록 2022.05.16 12:04:4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일산 후곡마을 4개 단지, 통합재건축 추진

분당·산본 신도시 등에서도 연합단지 구성

"대단지 구성해야 유리한 위치 얻기 때문"

지난 15일 일산서구 청소년수련관 대강당에서 열린 일산 후곡마을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발대식 현장(사진 제공=일산 후곡마을 통합재건축 추진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5일 일산서구 청소년수련관 대강당에서 열린 일산 후곡마을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발대식 현장(사진 제공=일산 후곡마을 통합재건축 추진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시세 안정을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분당·일산 등에서는 인접한 단지끼리 '통합재건축' 단지를 결성하며 대단지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일산 후곡마을 3·4·10·15단지는 전날 일산서구 청소년수련관 대강당에서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재건축 추진에 나섰다. 통합재건축은 여러 개의 단지가 하나로 연합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1994~1995년에 지어져 곧 준공 30년을 바라보고 있는 후곡마을 4개 단지는 전용면적 56~199㎡, 총 2406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이 단지들은 윤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달 25일 통합재건축 추진위를 결성했다.

김창규 추진준비위원장은 이날 "일산 신도시는 총 6만9000가구 규모다. 한 번에 만 가구씩 순환재건축을 하더라도 21년이 걸리는 대공사"라며 "2035년이면 2기 신도시도 30년차 재건축 연한이 된다. 일부 집값이 오른다느니 형평성이 어떻다느니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고 통합재건축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동환·이재준 고양시장 후보 등 정재계 인사들과 일산 문촌·호수·밤가시·강촌마을 등 인근 단지 주민들도 참여해 재건축 방안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일산에서는 후곡마을 뿐 아니라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 1·2단지·백마마을 1·2단지(총 2906가구), 백송마을 6·7·8·9단지(총 2139가구) 등도 통합재건축 추진위를 꾸리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산뿐만 아니라 분당 신도시와 산본 신도시 등에서도 통합재건축 추진 움직임은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삼성한신·한양·우성·현대아파트(총 7769가구)와 수내동의 양지마을 6개 단지(총 4392가구)도 최근 통합재건축을 위한 추진위를 결성해 사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또 분당은 '분당 재건축 연합회'를 주축으로 총 40개 이상 노후 단지들이 정부에 정비예정구역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 군포시 산본동 대림솔거7단지·롯데묘향·극동백두·한양백두·동성백두 9단지(총 3804가구) 등도 얼마 전 통합재건축 준비위위원회를 결성했다. 이처럼 1기 신도시의 재건축 사업은 통합재건축 단지 결성이 하나의 흐름이 되는 모양새다.

[안양=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 초원7단지 부영아파트에서 열린 1기 신도시 노후아파트 현안 점검에 참석하고 있다. 2022.05.02. photo@newsis.com

[안양=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 초원7단지 부영아파트에서 열린 1기 신도시 노후아파트 현안 점검에 참석하고 있다. 2022.05.02. [email protected]


1기 신도시는 동일한 시기, 계획 하에 같은 안전기준을 토대로 지어진 만큼 단지간 용적률 등 차이가 거의 없고, 대단지일수록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개별 추진보다는 통합재건축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1기 신도시는 특별법을 통해 재건축이 이뤄질 예정인데 모든 단지를 한꺼번에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조합들은 대단지를 만들어 가장 빠르고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것"이라며 "또 통합재건축을 통해 대단지를 만들면 규모의 경제에 따라 예상되는 개발 수익도 커지고, 좋은 브랜드도 확보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1기 신도시 아파트 단지들이 대체로 다 비슷하지만 그래도 용적률 등 조건이 다 똑같을 순 없다"면서 "각 단지별 대지 지분이 차이가 나는 경우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이는 추진 과정에서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지난 3일 '110대 국정과제'를 통해 내놓은 부동산 정책들 중에는 1기 신도시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으로 1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1기 신도시 정비사업 특별법 추진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중장기 과제'로 말을 바꾸고,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이행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미룬다는 내용의 중간보고서가 공개되기도 하는 등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이면서 혼란도 발생하고 있다.

고 원장은 "선거 당시에는 빠른 추진을 약속했지만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급등하니 정부에서도 속도조절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분당과 일산 등을 한꺼번에 재건축하면 10여만명의 주민이 당장 이주할 곳이 없어지는 만큼 객관적인 원칙과 기준을 세워 순차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