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난 마흔다섯살 발레리나" 김주원, '행복한 눈물'

등록 2022.05.17 18:12:2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 '레베랑스'
"'해적' 데뷔 무대 아직도 선명"
"토슈즈 보면 또 사랑에 빠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발레리나 김주원이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제공) 2022.05.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토슈즈를 보면 너무 예뻐요. 제 발에 맞게 꿰매고 놓인 토슈즈를 보면서 저는 또 사랑에 빠지죠."

발레리나 김주원이 25년 동안의 무대 여정을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낸다. 데뷔 25주년을 맞아 올리는 공연 '레베랑스(Révérence)'다. 지난 세월이 스쳐 가듯 그는 마지막에 울컥하며 눈물을 흘렸다. "행복의 눈물"이라며 미소 짓는 그는 "관객들에게 더 좋은 메시지를 전하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EMK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마흔다섯살에 춤추는 발레리나는 저밖에 없는 것 같다"며 "발레리나에겐 25년은 조금은 특별한 해"라고 말했다.

"어느새 무대를 내려가야 하는 시기를 생각하며 춤추게 됐어요. 매번 한 작품, 한 작품과 이별하게 됐고 어느 순간부터 이 무대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더 최선을 다했죠. 그렇게 25주년이 됐고, 더 소중하게 다가와요."

'레베랑스'는 발레의 인사 동작을 뜻한다. 발레 무용수는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인사하는 순간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다"며 "인사할 때 늘 함께하는 박수가 저를 깊이있고 좋은 예술가로 만들었다. 관객뿐만 아니라 제 인생에서 인연을 맺은 모든 분께 레베랑스를 보내고 싶은 마음으로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발레리나 김주원이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제공) 2022.05.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6월9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오르는 무대는 관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한 작품들을 올린다. 1998년 국립발레단 데뷔 무대인 '해적'부터 '지젤', '빈사의 백조' 등 클래식 발레와 '탱고 발레-3 Minutes : Su Tiempo', '사군자-생의 계절' 등 그가 직접 프로듀싱해 제작한 작품과 신작도 선보인다. 마지막 작품은 토슈즈를 벗고 한국적 호흡을 담은 '뒤꿈치로 걷는 발레리나'를 이정윤 안무가와 듀엣으로 보여준다.

25년 전 데뷔 무대는 지금도 생생하다. "스트레스 골절로 발등에 금이 간 상태로 데뷔 무대를 치렀다. 그때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고 떠올렸다.

"다친 것도 아닌데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금이 갔어요. 그 상태로 발등에 마취 주사를 맞고 공연했죠. 그래서 전회차가 아닌 2회 정도밖에 무대에 못 올랐어요. 처음부터 쉽지 않게 데뷔하면서 무대란 이런 곳이란 걸 깨달았죠."

디스크로 발레리나 삶에 위기가 찾아왔던 2017년 이후 클래식 발레 작품을 하는 건 처음이다. 당시 한 달가량 병원에 누워 지내며 춤을 관두는 건 물론 일상생활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이번에 용기를 냈다. 무척 애쓰며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춤출 수 있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디스크가 터진 뒤 6개월 후에 걷기 운동을 하다가 벤치에 누워 문득 하늘을 봤어요. 어릴 때 부산 백사장에 누워 하늘을 봤던 기억이 났고, 몇십 년 만에 처음 하늘을 본 듯한 기분이었죠. 사람으로서, 예술가로서 주변을 더 둘러보며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후 제 작품에 자연스레 인연이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기게 됐죠."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발레리나 김주원이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제공) 2022.05.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프로 발레리나로선 25년 그리고 어렸을 적부턴 35년간 춤과 함께해온 김주원은 이번 무대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대는 그의 땀이 쌓인 또 하나의 연습실이 된다. 특별히 8명의 아이들이 꿈을 꾸기 시작한 어린 시절의 김주원을 표현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꿈의 무용단' 사업 일환으로 처음 발레를 배운 아이들이다.

그에게 발레는 여전히 '사랑'이다. 사랑하는 만큼 미운 적도 있지만, "춤은 곧 나"라고 답했다. 2012년 국립발레단을 퇴단한 후 교수와 예술감독은 물론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에 출연하며 전방위 예술가가 됐지만 여전히 가장 사랑하는 이름은 '발레리나 김주원'이다. 퇴단 후 더 자유로운 날개를 펼친 그는 "정말 신나게 일했다. 더 성숙해졌고 후회 없는 10년이었다"며 "무대가 더 소중해졌다"고 돌아봤다.

"저는 발레 때문에 살 수 있었어요. 사실 어릴 때 예민하고 강박감이 심한 아이였는데, 발레를 시작하며 싹 없어졌죠. 춤은 저를 살린 은인이에요. 35년간 제 삶을 함께 해왔고 발레를 빼고 김주원을 생각하는 건 쉽지 않죠."

40대에 들어 체력적인 부침도 크게 느끼지만, 무대에서 내려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10년 후 35주년에 다시 만나자며 환하게 웃었다.

"은퇴하고 싶진 않지만, 언젠가 제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으면 무대에 서기 힘들겠죠. 하지만 제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무대 위에요. 오래오래 관객들과 호흡하고 싶죠. 무대 인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감동을 주는 춤을 추고 싶어요. 아직도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요. 저 욕심쟁이인가 봐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