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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기서 찾냐" 조롱하더니 법정선 고개만 푹…두얼굴의 이석준

등록 2022.05.18 14:26:38수정 2022.05.18 14: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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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평생 사죄하겠다"면서도 "우발적 범행"

여성 집 찾아 흉기로 어머니·10대 어린이 해쳐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어머니와 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구속된 이석준이 지난해 12월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12.1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어머니와 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구속된 이석준이 지난해 12월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12.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신변 보호를 받던 피해 여성을 찾아가 그의 어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석준(26)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이석준은 재판 내내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뉘우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범행은 잔혹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였다. 이석준은 또 계획적인 살인은 아닌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석준 측은 전날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종채)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공소사실의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보복살인 등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이석준은 결심 공판 내내 잘못을 크게 뉘우친다는 입장을 취했다. 살해 당시 무슨 기분이었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제 자신이 너무 무섭고 혐오스러웠고 징그러웠다"고 말했다.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피해자의 아버지가 발언할 땐 고개를 들지 못한 채 거친 숨만 내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석준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20대 청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선처해달라"고 했다.

이석준은 범행 당일 흉기를 챙겨 A씨의 집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도 "대화를 하기 위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복수하겠다는 감정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A씨에게) 속았다는 것에 대해 화가 났다"며 A씨가 정식 교제 요청에 용돈이나 물건 등을 요구했었다는 주장도 늘어놨다.

하지만 정작 이날 재판 과정에선 이석준의 잔혹한 범행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A씨의 어머니는 살해되기 전 "아버지, 아버지"하며 하나님을 찾았고, 이석준은 "네 아버지를 여기서 왜 찾느냐"고 조롱했다는 조사 내용이 대표적이다.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지만 검찰은 이석준이 침착하게 피해자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보고있다. 이석준은 피해자를 대면하자 안전장치를 풀고 전기충격기를 휘둘렀으며, 단 한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복성 범죄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석준은 잔혹했던 범행 과정에 대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다소 모호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범행 당시 상황에 대해 "경찰이 온 것을 확인하곤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당시 보이는 것으로 찌르고 창문으로 뛰어내렸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도망치려고 했다면 팔이나 다리를 찌를 수도 있는데 (피해자의) 목을 관통했다"며 곧장 반박했다.

이날 재판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은 A씨의 아버지는 "사건 당시 저는 업무를 보고 있었고, 아내가 무서워서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렸다"며 "사건 현장이 얼마나 처참하고 처절했는지 전화기 너머로 모두 듣고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석준은 지난해 12월5일 함께 있던 피해 여성 A씨가 집에 돌아가겠다고 하자 이를 말리기 위해 피해자를 폭행, 협박,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날 A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이석준은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고, 당시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예비에 그친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이후 이석준은 A씨 등에게 보복할 목적으로 흥신소를 통해 주소지 등을 입수했다고 한다. 렌트카에 전기충격기 등 여러 흉기를 싣고 택배기사 행세를 하며 A씨의 집을 찾았고, 문이 열리자 실랑이 끝에 A씨 어머니를 살해하고 10대 초반에 불과한 남동생에게까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참작할 만한 점이 전혀 없다"며 "영원히 사회에서 배제되는 형벌도 가혹하지 않다고 본다"고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강간상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이용촬영·반포 등), 감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준에 대한 재판부의 1심 선고는 오는 31일 오후 2시에 내려질 예정이다.

"왜 여기서 찾냐" 조롱하더니 법정선 고개만 푹…두얼굴의 이석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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