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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과거 소문내겠다" 협박이 비극으로…미성년 범죄, 부모 책임은

등록 2022.05.21 12:00:00수정 2022.05.22 12: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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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동갑내기 중학생 간음 후 주변에 명예훼손
끈질긴 괴롭힘 속 피해자 극단선택 이르러
法 "부모, 교육의무 방치…사망 인과관계 인정"
"유족에 총 1억500만원 손해배상하라"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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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동갑내기 중학생을 위력으로 간음한 후 지속적인 명예훼손 등으로 극단선택에 이르도록 한 미성년자의 범죄와 관련해 그 부모의 책임은 어디까지 인정될까.

법원은 가해학생 부모에게는 자녀가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고 방치해 결국 피해자의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비극은 지난 2017년, 당시 중학생이었던 A군이 같은 학교에 다니던 B양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A군은 "성관계에 응하지 않으면 이전 남자친구들과 성관계를 한 사실을 소문내겠다"며 협박한 후 B양을 위력으로 간음했다.

B양이 다른 남자친구와 교제를 시작하자, A군은 그를 찾아가 B양이 자신을 포함한 여러 남자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해 헤어지도록 했다고 한다. B양이 그 다음 남자친구와 교제를 시작하면 또다시 같은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B양의 명예를 훼손하며 끈질기게 괴롭혔다. 뿐만 아니라, B양이 속해 있던 모임의 구성원들에게도 B양의 과거 이야기를 퍼트리기도 했다.

지속적인 가해 속 B양은 결국 극단선택을 했다. 사망 직전 B양은 매우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 정서불안 상태에 있었고,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술을 마셨던 것으로도 조사됐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군은 지난해 징역 장기 5년~단기 3년6개월형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소년법에 따라 만 19세 미만의 경우 장기와 단기의 기간을 정해 형을 선고하는 부정기형 판결을 한다.

B양의 부모 등 유족은 A군의 부모를 상대로 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6단독 임진수 판사는 지난달 13일 B양의 부모와 남동생 등 유족에게 총 1억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군의 부모들은 아들의 불법행위와 B양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임 판사는 "망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또는 그와 관련된 명예를 침해하는 A군의 일련의 불법행위가 망인이 사망 직전에 극도의 우울, 불안, 자기학대 등과 같은 정서적, 심리적 병증상태에 이르게 된 유력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임 판사는 또 "A군은 당시 중학교 2학년 내지 3학년생으로서 그 부모와 주거를 함께 하면서 경제적인 면에서 의존하는 등 보호·감독을 받고 있었다"며 "부모는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보호·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방치했다.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모의 이 같은 공동불법행위로 인해 망인과 망인의 가족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분명하므로,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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