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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기구도 추모…음악에 '우주 심연' 담은 반젤리스

등록 2022.05.20 18:43:01수정 2022.05.21 08: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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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그리스)=AP/뉴시스] 그리스 출신 세계적인 음악가 반젤리스가 지난 2001년 6월27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5.20.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음악과 과학의 관련성에 매혹됐던 반젤리스는 ESA(유럽우주기구)와 우주 공동체의 좋은 친구였다. 그의 작품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다. 그와 함께 '로제타(Rosetta)' 앨범을 작업하게 돼 영광이었다."

79세를 일기로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병원에서 별세한 그리스 출신 세계적 작곡가 겸 신시사이저 연주자 반젤리스(방겔리스)를 '유럽우주기구'(European Space Agency·ESA)가 애도했다. 

'제54회 아카데미 영화제'(1982) 작곡상 수상작이자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한 영화 '불의 전차'(1981) OST,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 OST 등으로 유명하지만, 우주와 연관된 뮤지션을 거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거물이기도 하다.

우주의 심연을 음악에 담았다는 평을 들었다. '전자음악의 선구자'답게 신시사이저의 다양한 효과와 소리를 통해 우주의 깊은 곳 화음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천체물리학이 주제인 '알베도(Albedo) 0.39',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다큐멘터리 '코스모스'(1980) 음악,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계획 주제곡인 '미소디아(Mythodea)' 등 열렬한 우주 사랑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또 2014년 세계 최초 혜성을 탐사했던 유럽우주기구의 '로제타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아 앨범 '로제타'(Rosetta·2016)를 발매했고, 2018년 타계한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유해 안치식에선 재생장치를 통해 나온 호킹 박사의 음성을 토대로 추모곡을 선보였다. 작년엔 2011년 나사(NASA)에서 발사한 목성 탐사선 주노를 기리는 음반 '주노 투 주피터'를 발매했다. 목성의 전자기 소리, 우주 통제소 신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의 목소리를 혼합해 극적인 사운드를 펼쳐냈다.

무엇보다 사이키델릭하면서도 몽환적인 소리들을 통해, 주제를 삼은 공간을 청자들이 직관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음풍경(Soundscape·사운드스케이프) 조성에 탁월했다.

반젤리스는 과거 인터뷰에서 "신화, 과학, 그리고 우주 탐사는 어릴 때부터 날 흥분시킨 주제였다. 내가 작업한 음악에도 언제나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아테나에서 자란 반젤리스는 일찌감치 피아노 연주에 소질을 보였다. 1963년 자신의 첫 밴드인 팝 밴드 '포밍스'를 결성해 로큰롤, 스위핑(Sweeeping) 발라드, 비틀스 커버 등을 들려줬다. 이 팀은 1966년 해체했고 이후 반젤리스는 영화 음악 작업을 시작한다.
 
1968년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 팝가수 데미스 루소스 등과 함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로 뭉쳐 '레인 앤드 티어스(Rain and Tears) '스프링, 서머, 윈터 앤드 폴(Spring, Summer, Winter and Fall)' 등의 히트곡을 내며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레인 앤드 티어스'는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차트에서 1위를 하고 영국 톱 30에 진입했다.

1970년대 내내 영화 음악 작업을 지속한 그가 상업적인 성공의 정점에 도달한 건 1980년대였다. 점점 상승하는 고양감이 일품인 '불의 전차' 주제곡은 '스포츠 장면의 슬로 모션 몽타주'와 동의어가 됐다. 당시 사용한 신시사이저의 기법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블레이드 러너'에선 긴장감을 높인 신스 사운드를 사용해 로봇과 인간이 어색하게 공존하는 로스앤젤레스(LA)의 불길함을 표현했다. '블레이드 러너'에 이어 스콧과 작업한 영화 '1492 콜럼버스'(1992) 음악 역시 호평을 들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알렌산더'(2004)에선 전형적인 오케스트라와 함께 그리스 악기를 가미해 다른 결의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야니스 스마라그디스 감독이 그리스 출신의 스페인 화가 엘 그레코의 삶을 모티브로 삼은 전기 영화 '엘 그레코'(2007)에선 전위적인 음악으로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스포츠와도 빼놓을 수 없는 음악가다. 특히 국내에는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 주제곡 '축가'(Anthem)로 잘 알려져 있다.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주제곡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메데이아' '템페스트' 같은 연극과 발레를 위한 음악도 작곡했다. 영국 가수 폴 영과 같은 보컬리스트들과도 협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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