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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예린, 다정도병인양하여…그 자체로 사랑 받을 수 있는 존재

등록 2022.05.24 07:00:00수정 2022.05.24 07: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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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오늘 새 싱글 '물고기' 발매
올해 데뷔 10주년…20대 대표 싱어송라이터
밴드 '더 발룬티어스' 병행하며 다채로운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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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예린. 2022.05.24. (사진 = 블루바이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다정(多情)도 병(炳)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고려 후기 문신 이조년의 시조 '다정가'. 봄밤의 애상적인 정감을 노래한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이 시대의 탁월한 다정가는 싱어송라이터 백예린(25)이 부른다.

그녀가 24일 오후 6시 음원사이트에 공개하는 새 싱글 '물고기'의 동명 타이틀곡을 들어보면 안다. "어디론가 사라져도 넌 걱정 마 / 네가 날 바로 찾을 수 있게 / 작은 타투를 새긴 후 다녀올게" 남들과 조금은 다른 자아를 가진 사람. 그리고 그런 사람 옆을 지키는 소중한 다른 사람에게 "다녀올게"라고 인사하는 다정함.

백예린과 꾸준히 음악적 호흡을 맞춰온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 구름(31·고형석)이 노랫말을 쓰고 멜로디를 붙였지만 그건 백예린의 마음에서 물고기처럼 헤엄치는 감정들이다. 

이조년이 짚은 것처럼 다정(多情)은 병이 될 수 있지만, 섬세하게 누군가에 감응하는데 탁월한 병이다. 다른 이들에게 교감하면서 자가치유가 가능하다는 걸, 소중한 사람들에게 자주 작은 선물과 손편지를 전하는 백예린이 증명한다. 구름은 백예린을 향해 "너처럼 작은 것에도 다른 사람을 떠올리고 선물까지 주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했다.

이번 디지털 싱글 '물고기'에 실린 곡들로, 백예린이 작사·작곡한 '그게 나였네' '막내' 역시 다정과 노래적 혈연관계의 선율과 노랫말을 갖고 있다. 싱글 발매 전날 작업실에서 만난 백예린은 10년 전 데뷔 당시 만났던 백예린보다 더 밝고 더 건강하고 더 많이 웃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10년 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했을 당시 인터뷰를 했는데 10년 만에 이렇게 다시 뵙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올해 데뷔 10주년인데 소회가 어떠신가요?

"사실 믿기지 않는 부분이 훨씬 큰 거 같아요. 신기해요.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갈 줄 몰랐어요. 언제 어디서나 '막내'일 줄 알았는데 (한국나이로) 벌써 스물여섯이 됐어요. '시간이 참 빠르구나'라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이번 싱글 '물고기'에 실린 곡 '막내'부터 이야기를 해보죠. 실제 1남1녀 중 막내이기도 하죠?

"어렸을 때 받았던 사랑을 원동력을 삼아서 현재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연습하느라 가족들과 시간을 충분히 보내지 못했지만, 소중한 기억이 많아서 '사랑받고 자랐구나'라는 걸 느껴요. 그래서 지금 더 고마운 마음이 크죠. 그런 마음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어요. 후렴은 제가 저를 위로한다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저의 아버지도 어디에선가 막내일 텐데 (막내처럼) '그 자체로 사랑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타이틀곡 '물고기'는 구름 씨가 만든 곡이지만 예린 씨랑 접점이 많은 곡이기도 합니다.

"워낙 곡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까, '막내'와 '그게 나였네'는 쌓여 있는 곡들이었어요. 그런데 자신 있는 타이틀곡이 없는 거예요. 억지로 만들어내는 걸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좋은 곡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지라는 마음으로 있는데 구름 오빠는 6년 정도 저를 프로듀싱했으니 누구보다 절 잘 알죠. 제가 어떤 기분인지 그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다 알죠. '물고기'는 그래서 제 맞춤형 곡이에요. 저를 잘 표현한 곡이죠. 이 노래를 부르면서 느낀 점이 있어요. 제가 남들과 다르고 좀 유별나다고 느끼는데 이 곡은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달라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해요. '넌 언제든지 돌아와도 돼'라는 것이 구름 오빠의 입장이고 전 '나는 빙빙 돌아도 다시 돌아올게'라는 그런 입장이죠. 소중한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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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예린. 2022.05.24. (사진 = 블루바이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예린 씨가 작업한 이미지도 인상적입니다. '물고기'에서 떠오르는 '바다'의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같이 여행을 다녀오는 느낌이 들어요.

"작년에 냈던 리메이크 앨범('선물')도 동화 같거나 그림책 같은 느낌이 있지만 그걸 그런 느낌으로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바라봐주시기를 바라요. '물고기'에 '외롭게 다시 돌아와 / 떠났던 마음을 후회할지도 몰라'라는 가사가 있는데 전 잘 모르는 측면이지만 팬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회사원이나 학생분들이 일상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때도 있는 거 같아요. 그 순간이 필요한 분들도 많은 거 같고요. 모두 '훌쩍 떠나고 싶어하는 순간이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싱글을 들으면서 유영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팬분들을 대신에 훌쩍 떠나주는 거 같은 바다 사진이 나와 기분이 좋아요 큰 자연 앞에서 작아진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자연을 만끽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깨닫게 되거든요. 전 바다를 보면 기분이 좋아져 팬분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수록곡 '그게 나였네'는 자신과 밀당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가 나름 '자기 객관화'를 잘하고, 스스로에게 냉정하다고 생각해요. 변덕도 많이 부리고 스스로 바꾸려고 하는 이유죠. 간혹 자신과 잘 안 맞는 성향의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 역시 그런 성향의 분들이 하는 행동이나 말투를 해야 할 때가 있죠. 나이를 먹다 보니까 결국엔 나도 그런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를 돌아보면서 '아 내가 이랬구나'라는 마음이 든 거죠."

-지난 2019년 발매한 EP '아워 러브 이스 그레이트(Our love is great)' 이후 오랜만에 발매하는 오리지널 한글 앨범입니다. 영어로 부르는 것과 한국어로 부르는 것과 차이점이 있나요?

"어릴 때부터 워낙 팝을 많이 듣고 자랐고, 아버지 영향도 있었서 소리를 낼 때 편한 건 영어 노래이기는 해요. 한국어로 가사를 쓰거나 노래를 부를 때 책임감과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죠. '더 잘 써야 한다' '더 잘 불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요. 하지만 자연스럽게 작업하는 편이에요. 한국어 노래로 써지면 한국어 노래로 쓰고, 영어 노래로 써지면 영어 노래로 쓰는 거죠. 그렇게 곡이 쌓이다보면 장르로 분류해 콘셉트를 잡아서 앨범을 내거든요. 한국어 곡이나 영어 곡을 따로 구분하지는 않아요."

-최근엔 워낙 앨범 단위로 작업을 하셨는데요, 디지털 싱글은 6년 만에 내시는 거죠?

"그간 욕심이 많았나봐요. 꽉 꽉 채워 정규를 만들게 됐어요. 제 곡으로만 콘서트를 하고 싶었거든요. 이전엔 제 곡수가 모자라서 커버곡을 하기도 했죠. 이제 (앨범 만드는 것에 대한) 강박이 조금 덜해졌어요. 특정한 콘셉트를 잡아서 이야기를 영화처럼 쭉 풀어내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정규를 작업했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스토리를 만들고 싶으면 정규를 또 내겠죠."

-솔로 작업뿐만 아니라 록 밴드 '더 발룬티어스'(The Volunteers·TVT) 활동까지 병행하며 쉬지 않고 다작을 하세요. 다작의 비결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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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예린. 2022.05.24. (사진 = 블루바이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가 예민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요. 단점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전 예민함을 장점으로 꼽고 싶어요. 다양한 감정이나 말 한마디, 어떠한 것을 봤을 때도 세세하게 느낀다고 할까요. 그때 그때 느낀 것을 자주 메모해놓고 그것이 누적이 되다 보니 가사도 많이 쓰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작년 말즈음엔 번아웃이 오기도 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을 할 수 없어 김이 빠지기도 했고요. 열심히 만들었는데 어디서 보여줘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공연을 오래 쉬었는데 팬들을 만나려면 더 열심히 해야죠."

-2015년 첫 솔로 앨범 '프랭크' 때부터 싱어송라이터로 활약하셨으니, 지금 이 부분을 환기하는 건 새삼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혹시 송라이팅과 보컬리스트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사실 자작곡을 내면서부터 항상 뭔가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어요. 구름 오빠랑 작업한 게 운 좋게 잘 돼서 사람들이 '그거 백예린이 다 쓴 거 아닌데'라고 말씀 하시는 분들도 있었죠. 처음엔 능력이 안 되면서도 제가 예민하니까 '곡을 다 써야 하는데' '혼자 증명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도 했죠. 그런데 지금은 '좋은 노래를 부르는 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냥 제 기준에서 좋은 노래, 발매하고 싶은 노래를 정하게 됐죠."

-지금까지 해오신 것이 그 증명을 하는 것에 대한 자연스레 증거가 된 거 같아요. 무엇보다 다양한 장르를 해오셔서 작업이 유연하다는 인상이 짙어요. 음악가분들이나 평론가들이 높게 평가하기도 하고요.

"제가 되게 인복이 많아요. 주변에 저를 새로운 장르로 이끌어주신 분들이 많거든요. 열아홉살 때 만난 구름 오빠는 팝 외에도 다른 장르 음악을 알려주셨죠. 지금 제가 작업하고 있는 건, 오빠가 가르쳐준 것이 기반이에요. 또 운좋게 윤석철 씨를 만나 재즈 페스티벌을 같이 하면서 '스탠더드 재즈'를 배우게 됐죠. 그런 점도 진짜 도움이 됐어요. 김반장 선생님을 뵙게 돼 펑크(funk)나 솔(Soul) 추천도 받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김 선생님이 편안하신 분이라 더 많은 걸 배웠죠. 그리고 제가 새로운 것을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 다방면으로 열심히 하기도 했죠. 많은 분들이 '잘 하네'라고 말씀 주셔서 감사했어요."

-해외 팬들도 점점 늘어나는 거 같아요. 영어로 부르신 곡도 많고, 기존에 알려진 K팝과는 다른 질감의 곡도 많아 흥미를 느끼는 해외 음악팬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사실 제가 추구하고 하려는 음악 자체가 외국에서 온 것들이 많아서, 본토 팬들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게 뿌듯하죠. 그런데 K팝에 유입되는 팬들이 많아 좋은 시기인 거 같기도 해요. 무엇보다 장르를 따로 나누기 보다 그냥 저로서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재밌는 포인트 같아요. 다른 데서 사시는 분들이고, 사는 시간대도 다르잖아요."

-27~29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서을 재즈 페스티벌 2022' 첫날에 출연을 하십니다.

"라이브로 들려드리지 못한 곡들이 많이 쌓여 있어요. 예전 노래와 제가 하고 싶어하는 커버곡, 많이 들려드리지 못한 곡이랑 '물고기'를 들려드릴 겁니다.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70분을 배정 받아서 걱정이 크기도 한데 오랜만에 팬들을 만나는 만큼 함성도 가능하니까 기대가 됩니다. 팬분들이 함께 해주시는 떼창 부분도 있거든요. 그걸 들으면… 벌써부터 상상만 해도 울컥해요."

-지난 2020년 2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콘서트를 성료한 뒤 같은 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예정됐던 대규모 콘서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쉽게 취소됐어요. 여성 솔로 싱어송라이터가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는 건 여러 상징적 의미가 컸는데 참 아쉬웠습니다.

"사실 첫 단공(예스24 라이브홀) 했을 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가 심하지 않았어요. 다른 아티스트들 분들도 공연을 많이 했고요. 그런데 저희도 백예린 단독 공연은 처음 해보는지라 규모를 쉽게 상상할 수 없었는데 팬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오시고 싶어하셔서 (작은 규모의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연 것에 대해) 서운한 마음이 생길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 그 뒤에 앙코르 콘서트로 체조경기장 승인이 나서 '이번에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진짜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가 심각해지다 보니 (취소가) 어쩔 수가 없었어요. 올해는 솔로도, 더 발룬티어스도 공연 위주의 활동이 많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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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예린. 2022.05.24. (사진 = 블루바이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외로움에 대해 종종 말씀하시는데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만큼, 그건 인간의 본질적인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겠죠?

"제가 워낙 외로움을 잘 타는데 사실 스물둘까지는 친구가 별로 없었어요. 외롭게 지내는데 익숙해져서 혼자여도 상관 없다고 느꼈죠. 그런데 새 회사(블루바이닐)를 차리고 제 주변에 사람이 새로 생겨나면서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이구나'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제게 외로움은 평생 달고 가는 감정이에요. 사랑받는 만큼, 외로움의 공간도 커진다고 생각해요. 외로운 마음이 더 들더라도 그 만큼 사랑을 더 받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제 노래에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서 위로를 받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노래들에 특별함이 있다면, 다양한 해석의 자유를 열어두는 지점이에요."

-그래서 노래들이 넓고 유영할 수 있는 바다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블루바이닐'이라는 독립 레이블 이름도 그래서 잘 어울리고요. 큰 회사를 나와 독입 레이블을 잘 이끌고 오시는 것 자체가 다른 뮤지션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거 같습니다.

"주변 아티스트분들도 용기를 얻는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희가 정말 0에서 시작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항상 저희 역시 처음이었어요. 회사 식구들도 저라는 아티스트를 맡은 것이 처음이고 저 역시 큰 회사 시스템이 아닌 것도 처음이었죠. 사람들이 예상하는 행보랑 달라서 특별해 보이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싱글을 압축하는 말인 '다녀올게'는 참 정이 많다는 생각과 함께 희망차게 들려요.

"제가 스물세살에 낸 '지켜줄게'에도 그런 뉘앙스의 가사가 나와요. 제가 정이 지나치게 많은 편이에요. 원래 주변에 사람이 없었다가 생기니까 더 소중한가 봐요.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고 작은 것이라도 선물하는 데서 기쁨을 느껴요. 그리고 '다시 만나자'는 말이 너무 좋잖아요. 특히 '다녀올게'는 언젠가 온다는 뜻이니까요. 이번 싱글 테마와도 잘 맞는 말이고, 저도 자주 쓰는 말인데 아련함을 갖고 있어요. '지금 헤어지지만 우리 곧 만날거야. 그땐 진짜 좋을 걸' 그런 마음이잖아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예린 씨는 생각보다 더 밝고 더 건강한 사람이네요.

"저를 만나시면 그렇게 많이 말씀 하세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을 거 같고, 새침데기일 거 같고, 차가울 거 같은데 만나면 강아지 같다고 하시죠. 하하. 그런데 그게 10년 전 저와 지금의 저 사이의 제일 큰 변화예요. 혼자 사는 것에 익숙했다가 주변이랑 친해지고 잘 지내다보니 '사람이 서로 돕고 같이 사는 게 행복한 일이라는 걸 난 모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자기 안에 골몰하는 아티스트라고 오해했는데 서두에 말씀주신 것처럼 '자기 객관화'가 잘 돼 있는 건강한 아티스트네요.

"연습생 때부터 다른 사람 기분을 파악하려고 노력했어요. 표정 변화만으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알아차렸죠. 그래서 더 저를 객관화 하려는 습관이 생긴 거 같아요. 제가 어떻게 보일 지 사람들 말도 많이 듣고, 반응도 많이 찾아보고요. 그렇게 상처 받고 다시 치유하고 또 상처 받고 치유하고 하죠. 예전보다 이런 과정이 편해졌어요."

-예린 씨는 절대 연약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당당하고 건강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네요.

"같이 음악하는 분들이 참 착하고 성실해요. 그래서 저를 더 객관화하는 것이 가능하죠. 주변에서 열심히 하고 착하게 사니까 그런 분들과 저를 비교하면서 '나도 더 열심히 착하게 살아야지'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사실 여전히 강한 멘털은 아니에요. 특히 예전엔 기죽어 살며 자기연민과 피해의식이 강했는데 그게 저한테 해가 됐죠. 하지만 나이가 들어보니, 팬들도 편안하게 바라봐 주시고, 저 역시 여유가 생기니까 조금은 더 단단해진 거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잘 사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게 기반이 돼 자신 있게 살려고 하고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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