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 연구팀 "원발성 기흉 수술 시 반대편 기낭 제거 불필요"

박찬범·정진용·김주상 교수팀 연구논문, 국제학술지 체스트(CHEST) 게재

[인천=뉴시스] (왼쪽부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박찬범·정진용 교수,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 (사진=인천성모병원 제공)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원발성 기흉 환자를 수술할 때 반대쪽 폐에서 발견되는 기낭을 반드시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23일 밝혔다.

원발성 기흉 환자는 반대쪽 폐에서도 기낭이 빈번하게 발견되는데, 그동안은 예방적 차원에서 이 기낭을 함께 제거하곤 했다.

흉부외과 박찬범(교신저자)·정진용(제1저자)·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흉부·호흡기 관련 전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흉부의사협회 국제학술지 '체스트(CHEST, IF:9.4)'에 게재됐다.

'기낭'은 폐 표면에 물혹처럼 비정상적으로 둥글게 볼록 튀어나온 공기주머니를 말한다. '기흉'은 기낭이 터지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원발성 기흉'은 특별한 원인 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기흉을 뜻한다.

연구팀은 지난 2009년 4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인천성모병원에서 원발성 기흉으로 흉강경 수술을 받은 30세 이하 환자 567명을 대상으로 의무기록과 X-레이,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결과 등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술 후 반대쪽 폐에서의 기흉 발생 여부를 후향적 연구를 통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원발성 기흉 환자 567명 가운데 수술 전 반대쪽 폐에서 기낭이 관찰된 환자는 455명(80.2%)이었고, 수술 후 평균 51.3개월 추적기간 동안 기낭의 유무와 상관없이 반대쪽 폐에서 기흉이 발생한 환자는 86명(15.2%)이었다.

연구팀은 이들 중 수술 전 반대쪽 폐에 기낭이 있던 환자 82명(95.3%)을 대상으로 기흉 발생 여부를 확인했더니 수술 후 1년, 5년, 10년 동안 기흉으로 발전하지 않은 경우가 각각 92.2%, 83.7%, 79.9%로 나타났다.

아울러 원발성 기흉 환자의 경우 같은 쪽과 마찬가지로 반대쪽 폐에서도 연령이 낮을수록 기흉의 발생위험이 증가했고, 기낭의 크기도 중요한 위험인자로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반대쪽 폐에서 발견된 기낭의 크기가 5.0㎜를 초과할 경우 연간 발병 위험은 기낭이 없는 경우보다 6배가량 증가했지만, 연간 발병률은 4.7%에 불과했다. 또 기흉의 연간 발병률은 기낭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격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밖에도 전체 원발성 기흉 환자 567명의 수술 당시 평균 연령은 20.2±3.9세였고, 대부분 남성(89.8%)이었다.

박찬범 흉부외과 교수는 "폐에서 기낭이 관찰되더라도 이후 기흉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반대쪽 기흉 발생도 기낭의 존재와 관계없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어린 환자들의 흉강경 수술 후 높은 재발률을 고려할 때 기흉 수술 시 반대쪽 기낭을 동시에 제거하는 적극적인 접근보다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용 흉부외과 교수 또한 "이번 연구는 원발성 기흉 수술 시 반대쪽 폐에서 기낭이 발견될 경우 예방적 차원에서 제거하는 게 좋다는 주장과는 다른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며 "특히 입시 등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생에게 기흉이 발생한 경우 반대쪽 폐에 기낭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제거하는 것은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찬범 교수는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와 공동연구를 통해 '흉강경 수술 후 기흉의 재발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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