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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침공초부터 흑해 상선 통제"…러 해군 정황 담긴 美기밀 공개

등록 2022.05.25 18: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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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러 해군 3개월 흑해 통제 정황 기밀입수 공개 보도

英국방부 "러, 해상 봉쇄 후 흑해 상선 운행 사실상 중단"

"러, 우크라 수출 선박 흑해 접근 막아…곡물가 상승 지속"

[서울=뉴시스]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가 흑해 통행 민간 상선을 조직적으로 막아왔다는 정황이 담긴 기밀문서를 미국 정보당국으로부터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WP 홈페이지 캡쳐). 2022.05.24.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가 흑해 통행 민간 상선을 조직적으로 막아왔다는 정황이 담긴 기밀문서를 미국 정보당국으로부터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WP 홈페이지 캡쳐). 2022.05.24.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러시아가 세계 식량 위기를 서방의 경제 제재 탓이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만, 실상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가 흑해 통행 민간 상선을 조직적으로 막아왔다는 정황이 담긴 기밀문서를 미국 정보당국으로부터 입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와 CNN 등이 입수한 기밀문서는 3장의 지도 형태로 이뤄졌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부터 현재까지 오데사항 등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과 러시아가 점령한 크름반도 서부 해안 흑해 일대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해군 활동과 상선의 밀도 변화가 담겼다고 WP와 CNN은 전했다.

첫 번째 지도에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월 초 흑해 지역을 활발히 통행하던 민간 선박들의 흐름이 담겼다. 두 번째 지도에는 통행이 거의 없다시피 한 현재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대조를 이뤘다.

세 번째 지도에는 크름반도와 오데사 인근 즈미이니섬(뱀섬) 주변에 포진해 우크라이나 선박 진출을 봉쇄하고 있는 러시아 군함의 현재 모습이 담겼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러시아 해군은 현재 흑해 북부 일대 30% 가량 모든 선박의 운행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면서 "어떤 상업적 운송에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이어진 봉쇄로 민간 해상 교통이 중단돼 우크라이나 농산물의 수출과 세계 식량 공급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의 약 10%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0년 수출 물량의 약 95%는 흑해 항구를 통해 수출됐다"며 "우크라이나의 해상 수출은 세계 식량안보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이러한 (봉쇄) 조치는 과소 평가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 국방부도 미 언론 보도와 비슷한 일일 정보분석을 내놓았다.
[서울=뉴시스]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하면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훔치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음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CNN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난당한 우크라이나 곡물로 추정되는 것을 싣고 있는 러시아 국적의 벌크선 2척. <사진 출처 : cnn> 2022.5.24

[서울=뉴시스]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하면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훔치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음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CNN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난당한 우크라이나 곡물로 추정되는 것을 싣고 있는 러시아 국적의 벌크선 2척. <사진 출처 : cnn> 2022.5.24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이날 발간한 우크라이나 최신 사태 일일 정보 보고에서 러시아 해군이 흑해 인근 우크라이나 항구 통제에 나서면서 민간 상선이 인근 지역을 운행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 인근의 민간 선박의 활동 뚜렷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은 러시아 해군의 흑해 주요 항구 봉쇄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해상 봉쇄 대안으로 육로를 통한 수출길 확보를 모색하고 있지만, 선박을 통한 선적 부족분을 대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상당량은 여전히 막혀 있다고 영국 국방부는 평가했다.

영국 국방부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세계 곡물 가격 인상에 간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했고, 러시아의 해상 봉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선박의 흑해 접근을 계속 막으면서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달리 러시아는 현재의 세계 식량 위기는 자국을 겨냥한 서방의 제제 부과 탓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신뢰할 수 있는 곡물 수출국이었다"면서 "전 세계 굶주림을 야기한 문제의 근원은 우리가 아니라, 우리를 겨냥해 제제를 부과한 이들과 그 자체에 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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