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러군, 동부서 포위작전 집중…1개 대대 몰살 등 위험 부담 커

등록 2022.05.26 11:47:52수정 2022.05.26 11:51:4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8년전 우크라군 포위작전 성과 본 러군
이번에도 포위작전 중심으로 기동중이나
실패할 경우 큰 피해 우려 보여주는 사건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시베르스키도네츠크강 강둑에서 러시아군 부교가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폭파된 모습. (사진=우크라이나군 제공) 2022.05.1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달초 러시아군 1개 대대가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르스키 도네츠강에 부교를 설치하려다고 공격을 당해 몰살한 사건이 있다. 세베로도네츠크시의 우크라이나군 포위작전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먼저 포위 공격을 당하면서 강과 우크라이나군 사이에 갇혀 400명에 달하는 군인이 포격을 받아 전사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투 양상이 포위 작전을 위한 기동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그에 따른 위험도 크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점령과 흑해의 완전한 장악에 실패한 러시아군이 동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크게 포위하려고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 근처에서 러시아군의 진격을 가로 막고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방 최동단에 있는 세베로도네츠크시를 점령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3면에서 도시를 집중 포격함에 따라 수도와 전기가 모두 끊어졌고 24일 하루만에도 6명이 숨졌다.

러시아군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화력에 의존해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는 전략을 사용해왔고 동부 돈바스 지역 루한스크에서 일부 전진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과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완전 점령을 위해 시가전을 벌일 경우 치열한 교전을 벌일 것이며 점령한 뒤에는 우크라이나 내륙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병사들은 포위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우크라이나군의 이반 시카르 일병은 러시아군의 포위로 인한 피해를 살펴보면서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포위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군은 새로운 전략에 따라 돈바스 지역 120km 전선에서 집중 공세를 펴고 있다. 북쪽과 남쪽에서 세베로도네츠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보급선을 차단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지난 24일 러시아군은 남쪽에서 진격해 스비틀로다르스크라는 작은 마을의 우크라이나군이 퇴각했다. 하마터면 모두가 갇힐 뻔했다. 25일 저녁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 장성은 러시아군이 헬리콥터와 전투기 지원을 받아 지상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포위전략을 통해 큰 정치적 이득을 확보한 경험이 있다. 2014년과 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해 러시아에 유리한 민스크 협정을 두차례 이끌어낸 적이 있다.

그러나 세베르스키도네츠강 인근의 작은 탄광 마을 벨로호로우케에서는 상황이 뒤집혔다. 포위작전이 실패하면서 일시적으로라도 진격을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

당시 러시아군 공격에 참여한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은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현장을 귀처럼 꾸불꾸불하게 생긴 강변 지형을 본따 "귀때기"라고 부른다. 우크라이나군의 안내로 방문한 강에는 봄비로 늘어난 강물이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학살 현장인 강 범람지는 무성한 숲에 가린 햇살이 가늘게 비추고 있었다. 모기가 윙윙거리고 부패한 시신 냄새가 진동했다.

시카르 일병은 비포장 도로에서 커브를 돌면서 이 곳부터 강까지 1.6km 가량의 숲속에서 러시아군 시신이 발견된다고 했다. 한 장소에서만 불에 타 파괴된 장갑차가 15대에 달했다.

당시 전투를 이끌었던 드미트로 카셴코 대령은 "키이우와 하르키우에서 패퇴한 러시아군이 작은 승리를 노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를 꾸불꾸불 가로지르는 세베르스키 도내츠강은 러시아군 진격을 막는 천연 장벽이다. 부교를 설치할 만한 장소가 많지 않은 지형이다. 

지난 8일 러시아군이 부교를 설치하고 군대를 숲 속으로 이동한 뒤 길목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받은 카셴코 대령이 다음날 우크라이나 보병을 투입했으나 큰 피해를 입고 물러났다.

이후 부교를 건넌 러시아군을 가두는 방어선을 설치하고 집중 포격을 가했다. 상류에서 부유 지뢰를 떠내려보내 폭파함으로써 부교가 강물에 떠내려 가도록 했다. 성공적인 전술이었다. 우크라이나군이 파괴한 부교는 모두 4개에 달했다.

러시아군은 급히 추가로 부교를 설치하고 장갑차를 보냈으나 우크라이나군 방어선을 뚫지 못했다. 수십대의 장갑차와 보병이 갇힌 채로 우크라이나군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우크라이나군은 부교를 설치하고 강가에서 물러나 있던 러시아군 부대도 공격했다. 카셴코 대령은 미국이 지원한 M777 곡사포를 동원했다고 밝혔다. 확성기로 러시아군에 "항복하라"고 알렸지만 "그들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일부 병사들이 헤엄쳐 강을 건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아직 현장을 수습하지 않고 있다. 나뭇잎 사이로 흔들거리며 비치는 햇살에 식량과 개인물품이 널려 있는 거 보였다. 슬리핑백, 샤워젤병, 소고기 통조림, 감자주머니, 러시아티백, 슬리퍼 등등이었다. 전쟁 초기 훈장을 받은 러시아군 대령의 훈장 증명서도 발견됐다고 했다. "군사적 수월성에 대한 상"이라고 써 있다고 했다. 파괴된 러시아 탱크 옆에 보급품을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마분지 상자가 있었다. 상자에는 군대용이 아닌 듯한 글귀가 있었다. "언제나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어라."
 
전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필립 브리들러스 장군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공격하는데 비해 러시아군은 도시와 마을 포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큰 그림에서 실지와 끊어진 보급로 탈환을 의도한 작전을 펴고 있지만 러시아는 파괴와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군의 부교 설치 실패에 대해선 "잘해도 어려운 일을 엉망으로 시도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