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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전쟁 장기화 뒤엔 '정교회 수장' 지지…"신이 돕고 있다"

등록 2022.05.26 17:32:53수정 2022.05.26 17: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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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우크라 침공 두고 "성스러운 투쟁, 신이 도울 것"
푸틴, 키릴 총대주교 지원 힘입어 우호 여론 강화
KGB 출신 총대주교 분석도…정교회 측 "사실 아냐"
EU, 총대주교 제재 추진…교황도 "푸틴의 복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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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 키릴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가 지난 1월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에서 성탄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022.05.26.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 정교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지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25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핵심 동맹인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푸틴 대통령에게 도덕적 권위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지난 2009년부터 러시아 정교회를 이끌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의 민족주의 사상 주요 조달자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크름반도(러시아식 표기 크림반도) 강제 합병이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장악 등을 지지해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교회 TV 채널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러스키 미르'(Russky Mir·러시아 세계) 보존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으로 포장해 왔다.

지난달 초 수도 모스크바 외곽 한 러시아군 성당에선 푸틴 대통령의 전쟁을 지지하는 설교를 하기도 했다. 이날은 서방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에서 발생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을 비판한 날이기도 하다.

당시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가 아니었다면 세계는 파시즘에 정복됐을 것"이라면서 "신은 오늘날에도 우리를 도울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러시아 정교회 월간지 편집장으로 키릴 총대주교와 근무한 경험이 있는 세르게이 샤프닌 비평가는 키릴 총대주교 아래 러시아 정교회가 국영 TV나 에너지 대기업 가스프롬 등 주요 기업 못지않은 정권의 일부가 됐다고 평가했다.

샤프닌은 "고위 성직자들은 푸틴 엘리트의 일부"라며 "정부와 연합이 교회를 부도덕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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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있다. 2022.05.26.


키릴 총대주교 지지는 푸틴 대통령에게 결정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연이은 작전 실패와 전사자 속출, 사기 저하 등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 종교 지도자의 공개적인 지지로 대중의 우호적인 여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 FOM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 66%가 정교회를 믿고 있으며, 54%가 키릴 총대주교를 개인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과반을 차지했다.

푸틴 대통령도 키릴 총대주교에게 개인적 감사를 표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24일 정교회 부활절을 맞아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했으며, 키릴 총대주교에 대해 "생산적인 협력과 국민 간 단합 및 상호 이해 강화를 신경 써줘 감사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선 키릴 총대주교가 옛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키릴 총대주교 측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같은 지지 활동으로 서방에선 키릴 총대주교에 대한 비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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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AP/뉴시스] 지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공동묘지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우의 묘소를 찾아 참배한 뒤 음복하고 있다. 2022.05.26.


유럽연합(EU)은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적 침략을 지지하는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이라며, 대러 6차 제재안 초안에 키릴 총대주교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교회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다음달 예루살렘에서 갖기로 했던 키릴 총대주교와 2차 회담을 연기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아르헨티나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회담 연기를 밝히면서 "현시점에서 두 사람의 만남이 많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최근 이탈리아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도 "키릴 총대주교는 푸틴의 복사(服事)가 돼선 안 된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키릴 총대주교 측은 이같은 비난에 반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레고이다 키릴 총대주교 대변인은 "이같은 (비판) 소식을 주기적으로 듣고 있다"며 "순전히 교회가 (정치적) 반대자들 손에서 놀아나지 않게 된 점에 대한 불만"이라고 비난했다. 국가에 대한 교회 협력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다고도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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