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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만나는 방탄소년단, 어떻게 다양성 상징이 됐나

등록 2022.05.27 05:49:16수정 2022.05.27 06: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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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31일 백악관서 만남
반(反)아시아 혐오 범죄·차별 등에 대해 논의할 듯
BTS 팬덤 아미와 함께 사회 문제 목소리 내와
RM "살다보니 별 일 다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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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단체. 2022.04.04.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글로벌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로 하면서, 명실상부 다양성을 상징하는 인물들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오는 31일 방탄소년단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다"라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아시아계 미국인 및 하와이·태평양제도 원주민(AANHPI)의 달을 맞아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방탄소년단은 이번 만남에서 아시아계 대표성 문제를 비롯 코로나19 이후 부상한 반(反)아시아 혐오 범죄와 차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특히 반아시아 혐오·차별이 최근 몇 년 동안 더욱 두드러졌다고 파악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등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에 대해 분명한 반대의 뜻을 밝혀왔다.

작년 3월 애틀랜타에서 백인 남성의 총격으로 한국계를 포함한 아시아계 8명이 사망했을 당시 방탄소년단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낀다"며 '#StopAsianHate'(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StopAAPIHate'(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아시아인 차별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도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고 했다.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봤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경험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아주 사소하다면서도 "하지만 그때 겪은 일들은 저희를 위축시켰고 자존감을 앗아가기도 했다. 하물며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된다는건 저희 가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을 꺼내놓기까지, 또 저희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한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은 재작년 미국 내 흑인 인권운동 '블랙 라이브스 매터'(BLM·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와 관련, BLM 측에 약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152개 재외공관과 협력해 발간한 '2021 지구촌 한류현황'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지난해 12월 기준 1억5660만명으로 2012년(당시 926만명)에 비해 17배나 증가한 숫자다. 미주 지역은 그 사이 한류 팬이 22배나 늘어났을 정도로 한류 열풍의 중심지역이 됐다.

하지만 K팝의 위상이 높아지는 동시에 이를 경계하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 사이에서 혐오나 꼬투리잡기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활약을 하는 방탄소년단을 겨냥한 혐오가 난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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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톱스, 방탄소년단 인종차별적 일러스트 카드. 2021.03.18. (사진 = 홈페이지 캡처) photo@newsis.com

실례로 작년 독일의 한 라디오방송 진행자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코로나19에 비유하는 등 막말을 해 논란을 자초했다. 호주의 공영 방송과 그리스TV에서도 방탄소년단 외모 등을 비하했고 논란이 지속되자 사과했다.

특히 미국의 수집용 일러스트 카드 제작사 '톱스(Topps)'가 '그래미 어워즈'를 기념해서 발행한 카드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두더지 잡기' 게임기 속 두더지로 표현,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방탄소년단의 팬으로도 알려진 USA투데이의 파티마 파르하(Fatima Farha) 에디터는 트위터에 "그건 풍자가 아니다. 완전한 인종차별주의다. 이런 시기에 아시아 그룹을 향한 폭력 묘사는 혐오스럽고 위험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을 비롯 K팝 가수들은 이런 상황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자칫 섣불리 대응했다가는 혐오·차별주의자로부터 더 극심한 공격을 받거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대처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도 없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팬집단인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를 중심으로 한 K팝 팬덤은 다르다. 세계 곳곳의 정치적인 사안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다.

재작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유세 현장이 '노쇼'로 텅 비어 있던 이유는 K팝팬이 중심이 된 10대들의 반란 때문이었다. 콘서트장 예매에 익숙한 K팝 팬들이 자신들의 장기를 발휘해 참석 신청을 했다가 골탕을 먹였다.

트와이스의 '필 스페셜(Feel Special)'은 미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친, 바이든 대통령의 역전극을 축하하는 주제가로 통하기도 했다. 접전지 중 하나였던 조지아주에서 바이든이 역전승을 거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미국 네티즌이 만든 영상 배경 음악이 '필 스페셜'이었기 때문이다.

또 K팝 팬들은 작년 미국 내 흑인 인권운동 '블랙 라이브스 매터'와 관련해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미국 경찰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불법 시위대를 신고해 달라고 하자, K팝 스타들의 영상을 올리며 오히려 이를 마비시켰다.

이와 함께 태국 방콕 시내의 민주화 시위대 물결 사이에서는 블랙핑크의 대표곡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가 울려퍼지기도 했다.

사실 K팝과 K팝 그룹만큼 탈정치화된 노래와 가수는 없다. 국내 기획사들이 제작할 때부터 의도적으로 정치와 거리를 두기 때문이다. 이념이 극심하게 갈라져 있는 한국 지형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해외에선 K팝이 정치적 행동의 대표주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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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뉴시스] 방탄소년단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2022.04.09.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초창기 K팝을 소비했던 주요 팬층이 소수자였다는 점의 영향이 크다. K팝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져 있지 않더라도, 이들이 K팝을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또 다른 정체성으로 삼은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인종이 집단화돼 있는 K팝 팬덤의 성향이 정치적인 사안에 단체로 목소리를 내는데 효율적이라는 측면도 작용했다.

이처럼 K팝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연대·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정치적 도구가 됐다. K팝 그룹이 혐오·차별의 대상이 될 때마다, 아티스트를 대신해 팬덤이 활약하는 건 당연한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은 드물게 팬덤의 목소리에 맞춰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미국의 권위 있는 음악 잡지 '롤링스톤'은 지난 2018년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K팝의 거대한 금기를 깨고 있나'(How BTS Are Breaking K-Pop's Biggest Tabbos)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멤버들의 가치관을 조명했다.

한국에서 팝스타와 정치는 섞이지 않는 점을 특정하면서 방탄소년단이 이 공식을 깨는 행보를 해왔다고 분석했다.성소수자(LGBTQ)의 권리, 정신건강, 성공에 대한 압박 등 한국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주제를 노래해왔다면서 패기가 넘친다는 것이다.

또 아울러 여타 다른 아이돌과 달리 사건, 사고에 연루되지 않은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노래를 만들 때는 비평적인 시선을 유지한다는 점도 짚었다. 하이브가 유니세프(UNICEF)와 손잡고 시작한 아동·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 등에서도 상세히 소개했다.

리더 RM이 한국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성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점도 톺아봤다. RM은 동성애를 다룬 미국 힙합듀오 '맥클모어&라이언 루이스'의 '세임 러브', 커밍아웃한 가수 트로이 시반의 '딸기와 담배'를 소셜 미디어 등에 추천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백악관 초청 전에도 사회 문제와 관련 국제 무대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작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청년·미래세대를 대표해 연설했다. 특히 현역 연예인 중 처음으로 외교관 여권을 사용했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 ABC 방송에 함께 출연해 인터뷰도 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방탄소년단은 다양성·포용의 중요성, 그리고 세계 전역에 희망과 가능성의 메시지를 확산하는 젊은 대사로서 BTS의 플랫폼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이 백악관에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 뒤 새로 꾸민 부통령 계정(@VP)이 방탄소년단의 공식 계정(@BTS_twt)를 팔로잉해 화제가 된 사실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RM은 백악관 초청 사실이 알려진 직후 글로벌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살다보니 별 일 다 생기는데 좋은 일로 다녀오는 거니까 잘 다녀오겠습니다. 저번에 미국 여행할 때 먼 발치에서 보고만 왔는데 들어가보게 됐다"고 썼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6월10일 앤솔로지(선집) 형태의 새 앨범 '프루프'를 발매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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