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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우의 작가만세]백지혜 "제가 '당근 뢰스티' 백마담...채소 오명 벗기는 중"

등록 2022.05.28 07:00:00수정 2022.05.28 07: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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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0만 유튜버 따라해 유행...요리책 '채소 마스터 클래스' 인기
'파스타 마스터 클래스' 10쇄 찍고 만부 돌파 이례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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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지혜 작가와 강아지 구름이 (사진=백지혜 제공) 2022.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요리책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백지혜 작가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2월 출간한 '채소 마스터 클래스'는 벌써 두 번째 만 부 판매로 흥행중이다. 깜짝 돌풍은 전작 '파스타 마스터 클래스'에서 시작됐다. 2년 전 나온 이 책은 10쇄를 찍었다. "레시피북은 인기가 많아야 1000부를 넘는데 1만부 돌파라니" 연이은 히트에 출판사도 놀라고 있다.

두 권의 레시피북으로 작가 대열에 오른 백지혜는 사실 에세이 작가로 먼저 '글발'을 세웠다.  '카페 제리코'를 쓴 저자이기도 하다. 홍대 앞, 연남동, 후암동을 거쳐 망원동에 이르기까지 셀럽과 인플루언서가 먼저 찾는 쿠킹 클래스 열풍의 시초로 유명한 제리코 레시피 백마담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펴낸 레시피북 '채소 마스터 클래스'는 '비건인'들에 환호받고 있다. 100% 채소만을 사용해 더욱 화제다. 식재료부터 양념에 이르기까지 순 식물성만을 사용한 100% 비건식 요리법이 담겼다. 토마토, 당근, 호박, 양배추, 가지, 버섯, 파, 무 8가지 채소로도 무수한 요리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신박하게 보여준다.

백 작가를 서울 종로구 한 비건 식당에서 만났다. 연잎밥을 사이에 놓고 채소 요리의 상찬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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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채소 마스터 클래스 (사진=세미콜론 제공) 2022.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너도나도 '당근 뢰스티', 50만 유튜버도 만들어봤다

"책으로 말하고 싶었어요. 채소도 정말 맛있다고요!"

'채소 마스터 클래스'의 인기와 함께 떠오른 음식은 '당근 뢰스티'다. 당근과 카레 가루, 감자전분만으로 만든 요리에 독자들은 열광했다. SNS를 통해 인증샷이 이어졌고, 50만 유튜버 '햄튜브' 영상에 책을 직접 소개하며 요리해 '당근 뢰스티'가 유행이 됐다.

"책을 내기 전 요리 클래스를 진행할 때부터 반응이 좋았어요. 당근이 익으면 군고구마 맛이 난다는 건 놀라운 발견이었죠."

백지혜는 희안한 요리 연구가다. 전문적인 요리 교육을 받지 않았다. 요리를 좋아했지만 셰프가 꿈이었던 적도 없었다. 2016년 시작한 요리 클래스 '제리코 레시피'를 통해 선보인 요리를 책으로 옮기면서 자의반타의반 요리연구가가 됐다. '마스터 클래스' 요리책 시리즈를 출간한 계기다.

"저는 지금이 좋아요. 요리를 하고 선생님도 되었다가 작가도 될 수 있는 지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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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지혜 작가 (사진=백지혜 제공) 2022.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비거니즘이란 말은 저에게 너무 거창해요"
채식만으로 꾸린 요리책이지만 백 작가는 비거니즘이나 동물권 차원이 아닌 맛으로 채식에 접근했다. 사실 그에게 '비거니즘'은 아직 조심스럽다. "비건은 단순히 채소를 먹는 게 아니라 정신과 공부도 필요한 작업"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채식에 빠진 건 맛에서부터다. 육식을 하는 친구들과는 고기를 먹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채소로 된 요리를 만드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그때부터 "꽉찬 채소의 맛"에 꽂혔다. 그렇게 그는 채식을 지향하고 맛있어서 자주 해 먹지만 친구들과는 육식도 먹는 플렉시테리언이 됐다.

"맛으로 다가간 즐거운 작업"이었는데 비건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쉬운 요리법에 비건을 실천 중인 이들에게는 스스로 채식 집밥을 해먹을 수 있다는 응원이 되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채식 생활을 위한 8가지 맛있는 채소 제안과 아름다운 채소 사진을 접할 수 있는 것도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포인트다.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정멜멜 작가의 사진으로 '채소 화보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연이은 '마스터 클래스' 시리즈 히트, 다음은?

이제는 요리책을 넘어서 다음 도약을 준비 중이다. 아직 출간 계획은 없지만 '여행 음식 에세이'를 쓰고 싶다.

여행은 요리 연구의 시초다. 여행을 통해서 현지에서 맛본 음식이 궁금해 이를 탐구하고 만들어본 것이 백지혜를 요리세계로 들어가게 했다. 포틀랜드로 여행을 다녀온 후 첫 요리 클래스인 '포틀랜드 브런치 클럽'을 열었고 다양한 주제로 요리 클래스는 이어지고 있다.

"해외여행이 조금씩 가능해지고 있는 시점이니까 우선 여행을 조금 다녀볼까 해요."

멕시코, 터키, 베트남 등이 여행 후보지다.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기가 아닌 그곳의 음식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다."

요리책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당근과 카레 가루가 만나 '당근 뢰스티'가 된 것처럼, 요리책은 그간의 과정을 담아내는 제 요리 연구 과정의 완성판이죠."

채소 요리에 대한 편견을 이번 책을 통해 깨고 싶었다는 그는 "제 책에 소개한 레시피는 100% 비건식 조리법이지만, 비장한 각오로 비건이 되어 보자 외치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했다. 채소의 오명을 벗겨주자는 의도가 크다. "정말 맛있어서 해 먹는 건데, 채소를 간헐적으로 소비하는 주변의 육식인과 다이어터에게는 어쩌면 ‘건강한 맛’이 되어 버린 채소 요리의 ‘오명’을 내가 발견한 레시피들로 조금이나마 벗겨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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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채소 마스터 클래스' 중에서 (사진=세미콜론 제공) 2022.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채소 마스터 클래스'는 ‘내가 알던 그 맛이 아니야!’ 싶은 역대급 채소 요리들만 엄선해 실었다. 한입 먹는 순간, 메뉴판 앞에서 습관처럼 채소를 기피하던 고기 러버, 채소 헤이터들에게 깊은 충격을 안길 것이다. 싱거운 찰토마토를 순식간에 핫한 마라 토마토 무침으로 바꾸어 트렌디한 접대 요리로 탈바꿈하고,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양배추를 통째로 썰어 두툼한 고기를 시어링하듯 구워 감칠맛과 근사함이 정점에 달한 양배추 스테이크로 변신한다.

귀차니즘에게도 부엌으로 등을 밀어넣어주는 이 책은 말한다. "한 번만 이렇게 해서 먹어 봐. 깜짝 놀랄걸?"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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