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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92일…러군 동부서 압도적 우위, 루한스크 95% 장악한 듯(종합)

등록 2022.05.27 14:31:04수정 2022.05.27 14: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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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돈바스 40개 마을 일제 포격…리만, 바흐무트 등 일부 함락
러군, 동부서 무자비한 포격…"우크라군 매우 어려운 순간 직면"
美 "러군, 슬로반스크·크라마토르스크 진격…일부 점진적 이득"
러군, 하르키우에 로켓 등 포격…민간인 9명 사망, 12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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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루한스크주 핵심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를 향해 무차별 포격을 가하고 있다. 출처:  Telegram@RVvoenkor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임종명 김태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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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AP/뉴시스]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의 마리우폴 극장이 지난달 발생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돼 있다. 당시 이 극장에는 민간인 약 1200명이 대피해 있었고 임산부와 아이를 포함해 300여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2.04.05.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92일째인 2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선 전반에 걸쳐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돈바스 지역 40개에 걸친 소규모 마을에 전방위 공세를 퍼부으며 코너에 몰린 우크라이나 군을 몰아치는 분위기다.

가디언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일주일 전 10%였던 우크라이나 통제루한스크 지역은 이제는 (통제 영역이) 5%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병력들은 방어선을 더 견고하기 위해 천천히 퇴각 중인 것은 분명하다. 한 두 곳의 방어 진지를 떠날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전투가 아닌 전쟁에서의 승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루한스크를 러시아 군에 완전히 내줄 시점이 머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돈바스 지역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루한스크를 점령 당할 경우 동부 전선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방어 진지를 먼저 구축한 뒤 진격해오는 러시아 군에 타격을 입혀 온 우크라이나 군으로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거점이 줄어들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도 이날 루한스크 지역에서 전개되고 있는 불리한 상황을 감추지 않았다.

올렉시 그로모프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군 작전담당 부참모장은 돈바스 전투 상황에 관해 "러시아가 유리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도 "러시아 군은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우리 진지를 급습했다.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교전이 최대로 격렬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 군 수뇌부의 상황 인식은 이틀 전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이 "러시아의 군사작전이 침공 이래 가장 활발한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

앞서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전날 "이번 주 전투에서 루한스크 지역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군은 (최소한 이번주)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버텨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총공세를 우크라이나 군이 버텨내지 못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루한스크 함락 시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국가안전보장위원회 소속 페디르 베니슬라프스키 우크라이나 의원은 이날 지역 방송 인터뷰에서 "루한스크에서 우크라이나 군의 저항을 꺾은 러시아 군의 다음 목표는 솔레다르와 바흐무트일 것"이라며 "나아가 리만 지역을 거쳐 세베로도네츠크 외곽으로 향할 것이다. 이 지역의 상황은 앞으로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 군이 리시찬스크를 내줄 경우 러시아 군이 루한스크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리시찬스크는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으로 연결되는 핵심 요충지 가운데 하나다. 동부 루한스크에서 서쪽 방향으로의 점령 영토를 대거 넓힐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리시찬스크를 지나는 고속도로를 확보하면 동남쪽 방향으로 바흐무트, 남쪽 방향의 포파스나야까지의 진격이 용이하다. 북쪽으로는 러시아 군의 보급 거점 이지움과 슬로반스크까지 접근성도 향상된다.

러시아 군이 고속도로 통제권을 확보하게 되면 좁은 길목에 매복해 있다가 대전차 미사일로 타격을 주고 빠지는 우크라이나 군의 게릴라 전술도 더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등 서방에 다연장로켓포(MLRS) 등 중화기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해석된다.

개전 초 미국이 공여해 준 재블린과 같은 순수 방어용 대전차 미사일보다는 적 진지를 파괴시킬 수 있는 MLRS 공격용 미사일이 필요하다는 게 우크라이나의 판단이다. 미국으로부터 155㎜ 견인 곡사포 M777 90문과 포탄 20만 발을 제공 받았지만, 1분에 1~2발 밖에는 쏠 수 없어 러시아 군의 다연장로켓 공격 대응에 한계를 노출해왔다.

이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동부 전선의 절박한 상황을 언급하며 사거리가 긴 장거리 로켓포 MLRS 지원 방안을 결단해 줄 것을 미 정부에 요청했다.

쿨레바 장관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이) 더 절박하다. 중화기가 없으면 러시아 군을 몰아낼 수 없다"며 "미국이 중화기 지원을 약속했지만 도달하기까지 매일 더 많은 인명과 영토를 잃고 있다"고 강력한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연설에서 루한스크, 세베로도네츠크, 리만, 포파스나야, 슬로반스크 지명을 거론하며 힘겨운 동부 돈바스 전선의 상황을 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군이 슬로반스크에서 인접한 소도시 리만까지 완전 점령했고, 리만을 지키던 우크라이나 군은 남부 외곽으로 후퇴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러시아 군은 리만 완전 점령 성공을 바탕으로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 군 고립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세베로도네츠크 인근 115연대 3대대에 소속된 소대원들은 참호에 숨어서 하루 감자 1알만 먹으며 러시아군의 박격포와 다연장로켓포 공격을 버텨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베로도네츠크 완전 점령을 위해 보급 물자 차단에 주력, '고사 작전'을 펴고 있는 러시아 군의 공세에 버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는 별개로 러시아 군은 슬로반스크와 크라토르스크 등 다른 지역에 대한 공세도 병행했다.

CNN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 군은 슬로반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일부 점진적인 이득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크라마토르스크는 돈바스 지역의 행정 중심지다. 러시아 군은 그동안 세베로도네츠크, 리시찬스크와 함께 꾸준히 크라마토르스크를 공략해 왔다.

이런 가운데 북부 하르키우에서는 러시아 군의 포격으로 민간인 9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레그 시네구보우 하르키우 주지사 겸 지역사령관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군이 하르키우에 로켓포를 비롯한 포격을 가해 9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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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프로=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인근 야히드네 주택가에 미사일이 처박혀 있다. 2022.04.13.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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