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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도 능력 있는 '검사 출신' CEO 뜬다

등록 2022.06.10 08:00:00수정 2022.06.10 08: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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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조 BGF그룹 회장, 강호성 CJ ENM 대표 등 검찰 출신 유통기업 수장

롯데도 최근 박은재 롯데지주 준법경영실장, 조상철 롯데쇼핑 사외이사 등 영입


BGF그룹 홍석조 회장(가운데)과 BGF리테일 이건준 대표(오른쪽 첫 번째), BGF 홍정국 대표(왼쪽 첫 번째) 등 임직원들이 BGF와 CU 10주년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BGF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BGF그룹 홍석조 회장(가운데)과 BGF리테일 이건준 대표(오른쪽 첫 번째), BGF 홍정국 대표(왼쪽 첫 번째) 등 임직원들이 BGF와 CU 10주년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BGF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장시복 기자 = 윤석열 정부에서 검찰 출신들이 관가에서 두각을 보이는 가운데 유통 업계에도 검사 출신 경영인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들은 보수적인 법조계와 트렌디한 유통 업계가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이란 편견을 깨고, 합리적인 원칙과 특유의 추진력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석조 BGF그룹 회장과 강호성 CJ ENM 대표 등이 대표적인 검사 출신 유통 기업 경영자로 꼽힌다. 검찰 등 법조인 출신이 사외이사나 법무실장을 맡는 경우는 많지만, 직접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사례는 드물어 더 주목된다.

보광그룹 '오너 2세'인 홍석조 회장(사법시험 18회·사법연수원 8기)은 '엘리트 검사'로 불리며 광주고검 검사장까지 지냈다. 이후 2007년 기업인으로 변신해 CU를 편의점 업계 점포수 1위로 올려놓았다.

CU는 원래 1990년대부터 일본 훼미리마트 브랜드를 사용했지만 2012년 회사명을 BGF리테일로 바꾸고 독자 브랜드 'CU'로 전격 독립하며 사세를 훨씬 키웠다. 홍석조 회장의 굳은 결단이 없었다면 이 같은 브랜드 독립은 불가능했다는 평가다.

CU 점포 수는 10년 전 7200여개에서 올해 1만6000여개로 2배 이상 뛰었고, 매출도 2조 9000억원에서 지난해 기준 6조7812억 원으로 늘었다. 몽골·말레이시아 등 해외에도 잇따라 진출하며 대한민국 편의점 시스템을 전파했다.

강호성 CJ ENM 대표(사법시험 31회·사법연수원 22기)도 검사에서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 다시 CEO(최고경영자)로 변신한 케이스다. 2020년까지 CJ그룹 지주사인 CJ에서 경영지원 총괄 업무를 맡았고, 현재 CJ ENM에서 윤상현 대표(CJ온스타일)와 함께 경영에 나서고 있다.

강 대표는 올 초 주주총회에서 "엔터테인먼트 부문과 커머스 부문의 유기적 결합으로 매력적인 콘텐츠와 브랜드를 창조하는 '글로벌 넘버1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판사 출신이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시험(33회)·사법연수원(23기) 동기로 알려진 강한승 쿠팡 대표도 율사 출신으로 광폭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대표 e커머스 수장으로 최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 만찬 등에 국내 5대그룹 총수들과 자리를 같이 했다.

강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쿠팡의 한미 경제 협력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하고 쿠팡의 앞날을 격려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강 대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쿠팡 자문을 맡다가, 김범석 쿠팡아이엔씨 이사회 의장 등의 요청으로 아예 경영까지 총괄하게 된 케이스다.
[서울=뉴시스] 강호성 대표. 2021.05.31. (사진= 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호성 대표. 2021.05.31. (사진= CJ ENM 제공) [email protected]



사외이사나 법무실장으로 활약하는 검사 출신들도 많다. 검사 출신 경영자가 이끌고 있는 BGF와 CJ ENM에선 한상대 전 검찰총장(사법시험 23회·사법연수원 13기)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롯데그룹도 최근 수 년간 법조계 인사 영입이 활발하다. 롯데지주 준법경영실장(부사장)은 대검찰청 미래기획단장을 역임한 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사법시험 34회·사법연수원 24기)다.

롯데쇼핑은 윤 대통령의 연수원 동기이자 지난해까지 서울고검 검사장을 지낸 조상철 변호사를 지난 3월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법률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은 이해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사외이사로서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경영진 감독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검사 출신 사외이사들은 주요 사건을 맡았던 수사통이 대부분으로 과거 검사 시절 유통 기업 총수들을 수사했던 이력이 이슈가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식품 업계에서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부산고검 검사장을 지낸 김홍일 변호사(사법시험 24회·사법연수원 15기)가 2017년부터 오리온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면서 검사 등 법조인 출신이 경영진과 사외이사로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며 "전문성을 가진 법조인들이 기업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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