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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미디어가 달라진다…'소통' 소비하는 팬 플랫폼

등록 2022.06.11 10:00:00수정 2022.06.13 09: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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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다니엘, 하성운 등 케이팝 아티스트 30팀 활동 중인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 누적 다운로드 2천만 건 돌파 2021.12.07 (사진=엔씨소프트(NC)/클렙(Klap)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다니엘, 하성운 등 케이팝 아티스트 30팀 활동 중인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 누적 다운로드 2천만 건 돌파 2021.12.07 (사진=엔씨소프트(NC)/클렙(Klap) 제공) [email protected]*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아이돌 그룹과 팬, 팬들과 팬들이 소통하는 미디어가 달라지고 있다.

11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광고연구소에 따르면 포털 사이트의 카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커뮤니티 사이트 갤러리 게시판 등 기존 팬이 모이던 곳들이 쇠퇴하고 팬들이 운영하던 자생적 무료 팬 커뮤니티가 산업자본이 만든 유료 기반 플랫폼에 흡수되고 있다.

올해를 기준으로 대표 팬 플랫폼 '위버스', '리슨', '유니버스'는 괄목할만한 산업적 성과를 거뒀다.

위버스의 2020년 기준 매출은 2191억원, 영업이익은 156억원이었다. 지난해 총 결제금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리슨의 개발·운영사 디어유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매출 408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유니버스는 서비스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2100만 건을 기록했다.

팬 플랫폼에서는 팬 모집·관리부터, 공지사항 전달, 자체 콘텐츠 유통, 온오프라인 굿즈 판매, 이벤트 예매, 팬과 팬의 소통까지 활동 전반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광고연구소 강신규 연구위원은 새로운 팬 플랫폼의 강점으로 아이돌과 팬이 직접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 제공을 꼽았다.

강 연구위원은 "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구독하고, 자유롭게 댓글이나 개인 메시지를 주고받는다"며 "아이돌의 신비감이 아닌 친밀감이 서비스의 장점이 되고 아이돌과 팬 관계는 전에 없이 가까워지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소통 채널의 변화는 팬이 아이돌을 대하는 지각과 감각, 그리고 아이돌 혹은 콘텐츠의 의미를 구성하고 대하는 방식이 이전과는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서울=뉴시스] '2022 위버스 콘'. 2021.12.31. (사진=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22 위버스 콘'. 2021.12.31. (사진= 하이브 제공) [email protected]*재판매 및 DB 금지



▲팬 플랫폼…아티스트와 팬 중개하는 신흥 시장모델

산업적 관점에서 보면 팬 플랫폼은 소통을 내세워 아티스트와 팬 사이를 상호 중개하는 신종 시장모델이다. 팬 플랫폼은 자신들의 산업 내 위상과 상업적 지속성을 유지하고 강화하려고 여러 전략을 펼친다.

포털 사이트의 카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 등 기존 팬 커뮤니티에서는 아이돌과 팬 간의 소통이 빈번히 이뤄지기 어려웠다.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공식 사이트, 트위터를 통해 공지사항을 전달했지만, 팬이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모바일 앱 기반의 팬 플랫폼은 새로운 공지사항이나 콘텐츠, 댓글이 있을 때마다 푸시를 통해 알려준다. 팬 입장에서는 팬 플랫폼을 통하면 공지사항이나 자체·독점 콘텐츠 등을 놓칠 일은 없게 된다. 무엇보다 아이돌이 남긴 댓글이나 메시지를 언제든 받아볼 수 있다.

팬 플랫폼은 게임 요소들을 활용해 팬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게임화한 텍스트에서 정보나 콘텐츠는 다중적으로 펼쳐진다. 이용자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일정 항목들을 끌어내 한 데 엮는 일련의 과정, 즉 데이터베이스 소비를 경험하게 된다

팬 플랫폼은 입점 아티스트부터 자체·독점 콘텐츠, 유료 서비스까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항목들을 마련해놓고 팬들이 자기 취향이나 선호에 맞춰 항목들을 선택해 조합하도록 한다.

팬 플랫폼은 이처럼 끊임없이 소통과 참여 기제를 제공하면서 팬 활동을 통합 관리한다.
위버스, 리슨(버블), 유니버스 로고 *재판매 및 DB 금지

위버스, 리슨(버블), 유니버스 로고  *재판매 및 DB 금지



▲"팬 플랫폼이 만드는 소통 소비, 앞으로 더 심화"

그러나 팬덤이 팬 플랫폼으로 흡수될수록, 팬들이 자발적·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줄어든다.

팬들의 자율성과 활동성 제한은 자생적이고 생산적인 팬덤이 지속하게 어렵게 하고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주도하는 팬덤으로 재편됨을 의미한다. 그렇게 재편된 구도는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팬덤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콘셉트 형성이나 앨범, 뮤직비디오 등 아이돌의 활동 과정에도 팬들이 틈입할 여지도 줄어든다.

강 연구위원은 "팬 플랫폼이 만드는 소통 소비는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라며 "산업자본 전략 역시 갈수록 정교화·복잡화되고, 팬이 플랫폼에 참여하고 '팬질'을 지속해나가는 데 있어 더욱 큰 영향을 줄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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