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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선달' OTT 계정공유 서비스 어떻게 보십니까

등록 2022.06.1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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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00원에 OTT 1일권"…페이센스 등장에 韓 OTT 법적 대응 나서
소비자들은 페이센스에 호평…넷플·디플 1일권 품절되기도
국내 OTT 3사 "페이센스 서비스, 이용약관 위배로 불법 소지"
콘텐츠 가치 저하 우려도…"500원 1일권, 무단 판매라 가능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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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OTT의 1일 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는 '페이센스'. (사진=페이센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가 시끌시끌하다. 계정 공유로 돈을 버는 제3의 사이트들 때문이다. 최근에는 500원 정도면  하루종일 OTT를 볼 수 있는 1일권 판매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이용자들은 반긴다. 1만원을 웃도는 월정액 요금 대신 주머니 속 동전 가격으로 마음에 드는 OTT 드라마를 하루에 몰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OTT업계는 "봉이 김선달과 다름없다"며 반발한다. 이를 방치할 경우 OTT산업이 초토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루 500원에 OTT 드라마 몰아보기?…굳이 한달 이용권 구매할 필요 없네

OTT 계정 공유 중개 사이트들은 주로 다인용 OTT 이용권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불특정 다수를 '매칭'시키는 방식이다. OTT 플랫폼의 입장에서는 여러 개의 계정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 1개로 줄어드는 손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이용자들이 유입되는 효과 때문에 사실상 이를 방조해왔다.

그러나 페이센스는 경우가 다르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디즈니플러스 등 주요 OTT들의 1일 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600원, 웨이브·티빙·왓챠는 500원, 디즈니플러스는 400원에 하루 이용권을 건네는 식이다.

이용자들은 두 손 들고 환영한다. OTT별로 간판 콘텐츠 1~2개 외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데도 해당 콘텐츠를 보려면 2만원에 육박하는 한달 이용권을 울며 겨자먹기로 사야 했기 때문이다. 

OTT의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1개를 '정주행'할 경우 최대 일주일을 넘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소비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드라마 하나를 3000~4000원만 내고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콘텐츠 하나를 위해 굳이 비싼 월 구독료를 낼 필요가 없으니 소비자들로서는 이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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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센스의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1일 이용권 품절 안내문. (사진=페이센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페이센스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1일권은 품절되는 경우가 잦다.

최근 대부분의 OTT 월정액 이용을 해지했다고 밝힌 직장인 김모씨(29)는 "요즘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고 금방 싫증 내는 경향이 있는데 OTT들이 이런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인기작은 이미 다 봤고 새로운 콘텐츠도 별로 없는데 새로운 영화 하나 보자고 한 달 정액권을 결제하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일 OTT 이용권이 이런 심리를 정확하게 파고들었다고 볼 수 있다.

◆콘텐츠 가치 저하 우려…"웹하드·토렌트 시절과 다르지 않아"

OTT 플랫폼들은  달가울 리 없다. 이들의 눈엔 어떤 투자 없이 이득만 가로채는 '봉이 김선달'이다. 각종 계정 공유 중개사이트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는데 이제는 1일권 판매라니. 당장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하지만, 산업적 부작용도 걱정이다.

중개 사이트들이 활개를 칠 경우 그동안에 정착된 OTT 수익모델이 한순간 붕괴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 콘텐츠 투자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CP(콘텐츠제공자)의 수익 저하와 제작 투자 감소로 이어져 미디어 산업의 선순환 구조가 망가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미디어 소비자들의 권익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OTT 플랫폼 기업들이 1일 단위 요금제를 만들면 어떨까. 이와 관련해 OTT 측은 1일 이용권을 정식 서비스로 출시한다고 가정해도 페이센스처럼 400~600원 수준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페이센스가 이용권 가격을 저가로 설정할 수 있는 이유는 정당한 계약을 맺지 않은 무단 판매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OTT 콘텐츠는 CP와 구독 수익을 나누는 계약을 맺고 공급되는데, CP와의 계약 비용 및 수익 구조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1일권의 가격이 수천원 수준으로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OTT 플랫폼의 이용권 가격은 1개월 정액권보다 1년 정액권에 할인 프로모션이 더 많이 적용되는 등 구매 기간이 길수록 가격이 더 낮아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페이센스 서비스는 근본적으로 콘텐츠에 대한 가치 자체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행위다. 과거 콘텐츠 인식이 떨어졌던 시기에 웹하드·토렌트 등에서 불법 제공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OTT와 CP 간 제대로 수익 분배가 돼야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늘고 퀄리티가 올라가는 선순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OTT "약관 위반한 불법 행위"vs 페이센스 "불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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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센스의 안내문과 티빙·웨이브의 '영리 행위 금지' 관련 이용 약관. (사진=페이센스·티빙·웨이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OTT플랫폼들은 1일권 판매 자체가 이용 약관을 정면으로 위배한 만큼 불법 소지가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티빙과 웨이브의 이용 약관을 보면 OTT 서비스를 영업 활동이나 기타 영리적 활동에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들은 페이센스의 서비스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저작권법 등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센스가 OTT 측과 별도의 계약이나 제휴 없이 1일 이용권을 자체 판매하는 것이 무단 도용 및 정보통신망 침입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3사는 페이센스가 동의 없이 약관을 위반해 관련 법령을 위반하고 있어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내용 증명을 전날 페이센스 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적 대응에 관여한 한 OTT 관계자는 "1일 이용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떠나서 이건(페이센스) 불법 서비스다. 일종의 계약 관계인 이용 약관을 어기고 재판매를 한 것"이라며 "서비스사에서 계정 폐쇄 조치 등을 할 경우 이용자들에게도 피해가 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페이센스 측은 자사의 서비스가 "법으로 정해진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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