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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두손에 떡 들고 전문요양실 반대하는 의사단체

등록 2022.06.22 10: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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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김선숙 노인요양시설분야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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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숙 노인요양시설분야회 전 회장. (사진= 노인요양시설분야회 제공) 2022.06.22

[서울=뉴시스]  의사단체들이 요즘 노인요양시설 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에 대해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자신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이권만을 위해 국민 건강을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노인요양시설 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을 정부가 시작한 것은 2019년 4월이다. 벌써 진행된 지 3년 여가 훌쩍 넘었다.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의 배경은 노인요양시설에 의료 및 간호처치 욕구가 높은 어르신들이 입소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간호관리 부재로 인해 잦은 병원 방문, 불필요한 장기간 병원 입원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은 전문요양실에 근무하는 훈련된 간호사가 주 1회 방문하는 계약의사의 간호지시서를 받아 시설에 입소하신 어르신의 건강문제를 돌보는 제도다. 현재 병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정간호와 성격이 흡사하다. 가정전문간호사도 의사지시서에 의해 각 가정과 요양시설을 방문해 의료행위를 하고 있다.

요양시설 내 시설장과 간호사 중 가정전문간호사도 많다. 필자 역시 가정전문간호사로 12년 근무했다. 시설 내 가정전문간호사가 있음에도 손발을 묶어 놓고 외부에서 다른 가정전문간호사가 오거나 응급실을 방문해 소변줄을 바꾸고 가는 현재의 제도는 상당히 불합리하다. 건강보험료 낭비일 뿐 아니라 시설을 이용하시는 어르신이나 가족들에게도 비용부담이 크고 수급자와 보호자에게 번거롭다.

시설에 입소하신 어르신들은 전문요양실 간호사에게 영양·배설·호흡·상처관리 등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특히 전문적 간호처치가 필요할 경우 영양관리나 욕창관리 등을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 또 어르신의 심신기능 상태에 따라 같은 시설 내에서도 일반실과 전문실을 이동하며 별도의 건강관리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시설을 이용하거나 입소한 어른신과 보호자인 가족 모두 간호서비스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전문요양실 운영 만족도 결과를 보면 이용하신 어르신의 87.4%가 서비스에 만족했다. 또 보호자 역시 87%가 이용을 추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건보공단은 올해 5월 이 사업을 보다 확대 연장해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인요양시설 내 전문요양실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의사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정부와 건보공단의 전문요양실 시범사업 연장·확대 계획과 관련해 “즉각 시범사업을 폐기하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 단체가 반대하는 이유는 “의사 부재 시 간호사가 단독 의료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과거 가정전문간호사 시범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의사협회는 똑같은 이유로 강력히 반대했다. 하지만 의사단체들의 이 같은 주장은 노인요양시설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외면한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가정전문간호사가 가정이나 시설 방문할 때 의사가 동행하지 않는다. 요양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계약의사의 지시서에 의해 간호처치를 하는 것은 가정전문간호사가 가정을 방문해 간호처치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는 어르신 대부분은 장기요양 1~2등급으로,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노인요양시설 계약의사는 시설 내 상주하지 않는다. 주 1회 또는 월 2회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살피기도 어렵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노인요양시설 입소 또는 이용 중인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 운영을 통해 전문적인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 같은 정부나 건보공단 노인요양시설 내 전문요양실 운영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조 제4항 ‘노인의 심신상태나 건강 등이 악화되지 않도록 의료서비스와 연계하여 제공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의료 선진국으로 널리 알려진 영국도 요양시설에서는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레지던셜홈(residential home)과 간호사 의무 배치를 통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너싱홈(nursing home)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국민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의사단체들은 전문요양실 시범운영을 반대하고 있다.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이유와도 유사하다. 전문요양실과 간호법은 둘 다 국민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한 제도와 법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또 의사단체의 반대와 달리 국민들은 전문요양실과 간호법은 둘 다 필요하다고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오는 2025년이면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우리나라도 외국의 사례처럼 국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국민 건강관리 문제를 빼놓을 수 없게 됐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만성 질환자 증가 등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밀하고도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의사단체들이 가짜뉴스와 거짓정보를 앞세워 기득권 유지를 위해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한다면 그나마 쌓아온 국민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의사단체는 늦었지만 오직 국민 건강을 위해 고민하고 이를 정부의 노력에 협력하고 있는지 자신의 가슴과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손부터 얹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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