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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석2조도 절차 따라야…범인 둘 잡은 경찰관 유죄, 왜?

등록 2022.06.23 13: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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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재판부,원심 파기 자격정지 1년 선고 유예
"긴급체포 구체적 업무 방임·포기한 것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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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범인 검거 과정에서 민간인을 긴급체포한 제주 경찰관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방선옥)는 23일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제주경찰청 소속 경찰관 A(39)씨에게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자격정지 1년에 선고 유예를 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8월께 경남 김해의 숙박시설에서 불법도박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B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C씨를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수사 보고서(긴급체포 사유서) 등 관련 문건을 작성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체포된 C씨는 마약 사범으로 확인됐고, A씨는 C씨를 관할 경찰서에 인계했다.

A씨는 C씨를 B씨로 오인해 체포한 것을 인지한 뒤 인근에 있던 B씨를 다시 긴급체포해 검거했다. B씨에 대한 긴급체포 사유서는 상부에 보고했지만, 오인 체포한 C씨에 대한 문건은 작성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관련 절차에 따라 긴급체포를 이행했는데, 수사 보고서 등 관련 문건에는 피해자(C씨)에 대한 내용을 작성하지 않았다"며 "체포 영장 없이 체포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피해자에게 불가피한 사항임을 알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권리 구제, 인권 보호 등을 위해 의무가 준수돼야 한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석방한 후에도 석방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업무 소홀이 아니라 체포 사실을 의도적으로 방임 혹은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다만 검찰의 구형이 너무 무거운 점, 피해자가 다른 혐의로 체포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선고 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가벼운 범죄인에 대해 형의 선고를 일정 기간 동안 미루는 것으로, 유예 기간 동안 특정한 사고 없이 지내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A씨는 경찰관 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A씨는 앞서 지난해 12월9일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체포 과정에서 고의성 또는 중대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yj434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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