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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중 가게 해달라' 孟母에 포박된 박태준의 교육보국

등록 2022.06.23 14:41:18수정 2022.06.23 15: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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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효자초 학부모들 대책위 구성해 '포항제철중 진학하게 해달라'
제철중 재학생만 1560여명, "2023년부터 효자초 학생 수용 어려워"
포항교육지원청 해결방안 고심…"의견 종합 수렴해 판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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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 이바름 기자 = 23일 오전 경북 포항교육지원청 앞에서 포항효자초등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효자초중학교배정대책위원회'가 포항제철중학교의 효자초 학생 전원 수용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2022.06.23. right@newsis.com



[포항=뉴시스] 이바름 기자 = 생전에 인재를 강조한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교육보국' 정신이 자녀교육에 열성적인 맹모들에 붙잡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지역 명문 사학인 포항제철중학교가 정원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인근 학교인 포항효자초등학교 학생들을 받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육보국' 정신 아래 설립된 포스코교육재단이 정작 학생들의 보편적 교육권을 등외시한 채 자사 학생들의 안위만 생각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효자초 학부모들로 구성된 '효자초중학교배정대책위원회'는 23일 오전 10시30분부터 포항교육지원청에서 집회를 갖고 포철중의 효자초 학생 전원 수용을 요구했다.

200여 명의 학부모들은 포철중이 학급과밀 등을 이유로 효자초 학생들을 더는 받지 않으려 한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현행대로 효자초 학생들 전원이 포철중에 입학해 학생들의 교육권과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철중은 박태준 명예회장이 교육보국 정신 아래 설립한 포스코교육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명문 사학 중 하나이다.

포스코교육재단은 포항지역에 포항제철유치원 등 6개 학교를 운영하면서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토대로 인재를 양성해왔다.

지곡단지 내 위치한 포철중은 포항제철고, 포스텍 등 전국 수재들이 모이는 학군 내에 포함돼 있어 자녀교육에 열성적인 '맹모(孟母)'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포스코가 재단 출연금을 줄이는 등 교육분야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학부모들에게는 '1순위' 학교로 꼽히고 있다.

학부모들은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위장전입이나 통학구역 위반 등 불법행위까지도 서슴지 않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이 수십년 째 이어지면서 학급 과밀 등 포화상태에 다다른 포철중이 더는 외부 학생들을 수용할 수 없다며 문고리를 잠그려 하자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포철중을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교육재단은 학교의 시설이나 교육 여건 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단에 따르면 현재 포철중 학급 수는 총 62학급(일반 60, 특수 2)으로,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재학생 수는 1560여명으로, 포철중 1개 학년이 일반 학교 전체 정원보다 많다.

재단은 당초 포항제철지곡초와 포항제철초에서만 입학생을 받았으나, 지난 2011년 포항교육지원청과 협의해 효자초 학생들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수용인원은 총 60학급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계속 몰리면서 오는 2025년도에는 포철중 학급 수가 72학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더는 효자초 학생들을 전원 수용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지난달 10일 포항교육지원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포스코교육재단 관계자는 "2011년 당시 민원과 정치적 공약 등이 반영돼 효자초 학생들을 제철중학교 또는 포항지역 제1학군 학교 중에서 추첨을 통해 입학하도록 교육청과 협의를 했다"며 "이전까지 효자초 학생들을 모두 받았으나 앞으로는 60학급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현재의 시설 상황이나 교육 여건상 학생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항교육지원청은 해결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원칙 상 효자초 학생들은 포항지역 제1학군 중 가장 가까운 포항항도중으로 진학하면 된다.

포항교육지원청은 효자초 바로 옆에 중학교 부지가 있고, 효자지구 역시 인구 유입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장기적으로는 효자중학교 신설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효자초 학부모들이 현재 포철중 진학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학부모와 학생, 학교 측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9월께 최종적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60학급이 넘어서면 중학교 입장에서도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는 건 분명하다"며 "여러 이해가 상충되고 있어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보고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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