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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충돌]①1만원 이상 달라는 노동계…근거는 '가구 생계비'

등록 2022.06.27 05:01:00수정 2022.06.27 06: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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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 1만890원 제시

핵심근거는 '가구 생계비'…"노동자·가족 생계 보장"

가파른 물가 상승률도…"저소득 상황 갈수록 악화"

임금 불평등 심화에 선진국 최저임금 인상 시행도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지난 2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요구안 발표를 앞두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6.2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지난 2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요구안 발표를 앞두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적용되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본게임에 돌입했다. 노동계가 시간당 1만890원, 경영계가 올해와 같은 916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하면서 1730원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물가'는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 가장 큰 변수다. 물가 등 경제 상황을 놓고 노사가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노동계 및 경영계 주장과 전문가 의견을 3회에 걸쳐 각각 살펴본다. <편집자주>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내년 최저임금으로 1만890원(인상률 18.9%)을 주장하는 핵심 근거는 '가구 생계비'다.

최저임금법 제4조1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근로자 생계비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 중 근로자 생계비는 최저임금 대상 노동자들의 필수 결정기준 요소임에도 그동안 최저임금 심의에서 배제돼 왔으며, 이마저도 '비혼 단신 생계비'만 고려해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계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은 "우리 헌법에서는 노동자와 그 가족이 인간의 존엄성에 상응하는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적정임금'을 언급하고 있다"며 "가구 생계비 반영을 통한 최저임금 인상 현실화가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이에 이들은 '가구 유형별' 적정 생계비(시급 1만5100원)와 '가구 규모별' 적정 생계비(시급 1만3608원)를 자체 산출했으며, 최종적으로 가구 규모별 적정 생계비를 적정 실태 생계비로 도출했다.

다만 노동계의 최저임금 요구안 1만890원은 적정 실태 생계비(1만3608원)의 80% 수준으로, 현재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제출됐으며 단계적으로 달성해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노동계는 설명했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가구 생계비를 핵심 결정 근거로 제시한 이번 최초 요구안은 최저임금 노동자 가구의 현실적인 인상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이 지난 2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요구안 발표를 앞두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외치고 있다. 2022.06.2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이 지난 2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요구안 발표를 앞두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외치고 있다. 2022.06.21. [email protected]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또다른 근거는 최근 무섭게 오르고 있는 소비자물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 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7%로 역시 큰 폭으로 치솟았다.

노동계는 "물가가 오르면 필수 생계비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 가구의 지출은 가만히 있어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출을 줄이고 싶어도 더 줄이지 못하는 저소득 계층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은 전년대비 1.7% 증가에 그친 반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3.2% 늘었다.

문제는 당분간 5%대 물가 상승률이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4.5%로 내다봤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2%로 전망했다. 정부는 최근 연간 물가 상승률을 지난해 2.2%에서 4.7%로 대폭 올려잡기도 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지난 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2.06.0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지난 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2.06.09. [email protected]

임금 불평등 심화도 최저임금 인상 근거 중 하나다.

지난해 적용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최저 수준인 1.5%이다. 그러나 같은 해 상용 근로자 100명 이상 사업체의 임금 총액은 3.6% 올라 최저임금 노동자와 일반 노동자의 소득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최저임금위원회 자료에서도 국민경제생산성 증가율을 예측한 올해 명목임금 증가율은 5.1%로 발표됐다.

이들은 "이렇듯 전체 노동자의 평균 임금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임금 불평등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며 "악화하는 임금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이 사무총장은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남아공, 뉴질랜드 등 대다수 나라들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다"며 "우리나라 역시 불평등 양극화를 방지하고 하반기 경제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대세이자 필수"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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