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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프랭크 와일드혼 "웃는남자 매일 7천여 명 관람 꿈 같은 일"

등록 2022.06.26 12:00:00수정 2022.06.27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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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뮤지컬 '웃는 남자'·'마타하리' 등 4편 공연 중
"정식 음악 교육 받지 않은 작곡가…한국 관객에 감사한 마음뿐"
18년전 韓 첫방문…"시장 빠르게 성장"
"한국 작품, 뉴욕·런던 공연 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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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웃는남자'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은 지킬앤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 황태자 루돌프, 마타하리, 시라노, 웃는남자, 데스노트 등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뮤지컬이다. 2022.06.2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작곡은 피아노 앞에서 낚시를 하는 거예요. 낚시가 잘되면 대어가 잡히고, 어느 날엔 아무 소득이 없어요. 명상과도 비슷하죠. 뇌를 꺼버리고 그 인물의 마음과 영혼에 쏙 들어가면 곡이 술술 나와요. 작곡이 안 된다고 스트레스 받진 않아요. 언제나 즐거운 모험이죠."

뮤지컬 '웃는 남자'의 '웃는 남자', '마타하리'의 '마지막 순간',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뮤지컬 음악들은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1999년 미국 작곡가로서 최초로 뮤지컬 3편을 브로드웨이에서 동시 상연한 기록을 세운 그는 현재 한국에서 '웃는 남자'를 비롯해 '마타하리', '데스노트', '지킬앤하이드'까지 네 작품이 동시에 공연 중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로 불리는 프랭크 와일드혼을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났다.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요즘 제 작품을 보러 오는 관객들이 매일 약 7000~8000명 정도 된다고 하더라. 재즈로 음악을 시작해 정식으로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작곡가로서 이런 성공을 거뒀다는 게 너무 놀랍다. 꿈 같은 일"이라며 "한국 관객들이 제 음악을 많이 사랑해줘서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제 음악을 왜 좋아하는 것 같냐는 질문의 대답은 늘 어려워요.(웃음) 관객들과의 관계가 점점 성장해왔는데, 지금은 사랑하는 연인처럼 발전한 것 같아요. 연인 사이에도 케미가 있어야 관계를 이어갈 수 있잖아요. 제 작품으로 누군가에게 인생의 추억을 만들어준다는 게 기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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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웃는남자'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은 지킬앤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 황태자 루돌프, 마타하리, 시라노, 웃는남자, 데스노트 등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뮤지컬이다. 2022.06.26. pak7130@newsis.com

한국에서 선보인 작품만 약 16편이다. 그중 지난 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웃는 남자'는 이번이 세 번째 시즌이다.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를 원작으로, 신분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기이하게 찢긴 입으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물인 그윈플렌의 이야기를 그린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하이라이트 넘버로 2막에서 그윈플렌이 연달아 부르는 세 곡을 꼽았다. '모두의 세상'부터 그윈플렌이 귀족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보라고 외치는 '그 눈을 떠'와 바로 이어 부르는 '웃는 남자'다. "세 곡을 들을 때면 오페라가 생각난다. 특히 '모두의 세상' 넘버는 메시지가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 곡이 크게 변한 건 없다고 했다. "다만 배우들이 유연하게 본인의 개성을 넣을 수 있도록 숨쉴 수 있는 공간을 줘요. 공장처럼 똑같이 찍어내는 건 좋아하지 않죠. 그 사람만의 뭔가를 만들어내는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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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22.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주인공 그윈플렌 역의 박효신, 박은태, 박강현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박효신씨는 가수로서 월드클래스잖아요. 아름다운 목소리에 영혼과 열정이 가득 차 있죠.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그윈플렌이 더 성숙해졌어요. 박강현씨는 이 역할을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어요. 어제 공연을 봤는데 연기나 노래 모두 좋았고, 여전히 성장 중인 배우죠. 박은태씨도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그 역시 이 역할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죠."

작곡은 일상의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뮤지컬은 특히 캐릭터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뭘 원하고, 두려워하는지 그 모든 것을 생각하며 쓴다. 인물들의 음악적 언어를 찾을 때까지 연주한다"고 했다. 작곡한 뮤지컬만 40여편으로 1200곡 이상을 써온 그는 때로는 "혼란에 빠질 때도 있다"고 웃었다.

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던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한국에 처음 찾아온 건 18년 전이었다.(2004년 '지킬앤하이드' 초연 때였다.) 지금의 한국 뮤지컬 시장을 상상하지 못할 때다. "18년 동안 함께하며 한국 뮤지컬계 성장을 지켜볼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죠. 건강하게 잘 자라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젊고 활발한 기운이 넘쳐나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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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웃는남자'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은 지킬앤하이드, 몬테크리스토, 드라큘라, 황태자 루돌프, 마타하리, 시라노, 웃는남자, 데스노트 등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뮤지컬이다. 2022.06.26. pak7130@newsis.com

그는 "장담하는데 앞으로 한국에서 창작된 작품이 뉴욕이나 런던에서 공연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전 세계에서 제가 좋아하는 목소리를 가진 배우들이 어디에 있냐고 하면 바로 한국이에요.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다 모여있죠. 주인공만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가진 음악성과 예술성을 말하는 거죠. 세계 시장이 아직 한국인들의 재능을 몰라준다는 생각도 해요. 노래, 연기, 연주, 무대 등 모든 게 빠르게 성장한 나라죠."

젊은 관객층도 하나의 장점이라고 했다. "이 세대가 뮤지컬을 사랑하면서 나이가 들잖아요. 제가 아는 나라를 통틀어 이렇게 뮤지컬에 대한 열정이 강렬한 젊은 분들은 없어요. 언젠가 '데스노트' 공연에서 팬들에게 사인해준 적이 있는데, 20대로 보이는 분이 티켓 56개를 가져왔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얼마나 열정적으로 뮤지컬을 사랑하는지 느꼈어요."

해외 진출을 위해선 현지에서 공감할 수 있는 한국만의 이야기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팝'이나 영화 '기생충', 한국 드라마 모두 마찬가지잖아요. 종이 한 장 차이인데, 한국적이면서도 미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낸 거죠. 뮤지컬도 그런 소스를 찾아야죠. 저도 한국의 뮤지컬과 재능 넘치는 배우들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데 중간자로서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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