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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부담에 서울 떠나"…분상제 개편에 '탈서울' 가속화하나

등록 2022.06.29 06:30:00수정 2022.06.29 06: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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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탈서울 10명 중 6명 경기로 전입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11억5041만원

분양가 최대 4% 상승…탈서울 행렬 '계속'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중구 남산에서 시내 아파트 단지가 내려다보이고 있다. 2022.06.26.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중구 남산에서 시내 아파트 단지가 내려다보이고 있다. 2022.06.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치솟은 집값과 전셋값을 감당할 방법이 없어요."

직장인 강모(46)씨는 주말마다 경기 안양과 광명, 의왕 등 수도권 아파트 단지를 돌고 있다. 강씨의 직장은 서울 여의도지만, 치솟은 서울 집값과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어 '탈(脫)서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대출을 아무리 많이 받더라도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직장이 서울이라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집값과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랐고, 금리도 인상되면서 경기도 쪽으로 이사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집을 옮기는 탈서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조정국면에 들어섰으나 여전히 무주택자와 세입자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과 심각한 전세난에 지친 무주택자들이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와 인천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선 서울 집값·전셋값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탈서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지난해 5월~올해 4월) 서울을 벗어난 인구는 모두 53만728명으로, 이 중 62.08%(32만9468명)가 경기도로 전입했다.

탈서울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서울 인구도 줄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 집계 결과, 지난달 말 서울의 주민등록 인구는 949만6887명으로, 2016년 5월 인구 1000만명 선이 무너진 지 6년 만이다.

탈서울의 가장 큰 이유는 집값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5041만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1년 전보다 26.1%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71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셋값도 한몫했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서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2618만원에서 6억7709만원으로 58.8% 상승했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9158만원으로, 서울의 60% 수준이다.

특히 정부가 아파트 공급의 걸림돌로 작용한 분양가 상한제를 대폭 개편하면서 탈서울 추세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분양가 상한제 개편은 건설 자재비 상승분과 정비사업 특성상 발생하는 비용을 분양가에 반영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지난 20일 조합원 이주비 등 필수 비용과 건설 자재비 인상분 등을 신속하게 분양가에 반영하도록 분양가 상한제를 대폭 개선했다. 정부는 이주비와 대출 이자, 영업손실 보상비와 명도 소송비, 총회 개최 등 필수 소요 경비도 분양가 산정에 포함하도록 했다.

국토교통부는 기본형 건축비를 산정할 때 레미콘·철근 외에 최근 현장에서 많이 쓰는 창호 유리, 강화 합판 마루, 알루미늄 거푸집의 가격을 반영키로 했다. 매년 두 차례 기본형 건축비를 조정해 고시하는 것과 별개로, 레미콘과 철근 가격이 합해서 15% 이상 오르면 건축비를 조정할 수 있다. 택지비를 산정할 때도 한국부동산원이 단독으로 심사했던 것을 검증위원회를 설치해 감정평가사가 의견을 반영하는 등 민간 전문가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내달 중순부터 분양가 상한제 지역 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분양가격이 기존보다 최대 4%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개편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 탈서울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의 집값·전셋값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분양가 상한제 개편에 따른 분양가 상승 등으로 탈서울 현상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며 "집값이 서울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를 향한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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