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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찬욱 "이런 사랑도 있는 거죠"

등록 2022.06.29 09: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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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박찬욱 새 영화 '헤어질 결심' 29일 개봉
"표현 안 되는 감정 표현 못 하는 사람도"
"이전 영화보다 미묘하고 섬세한 영화다"
"각 개인에 대한 탐구로 인간 속성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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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감정을 분출하고, 격정적이고 치명적인, 이런 이야기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사랑이 다 그렇지는 않단 말이죠. 표현이 잘 안 되는 감정이 있고, 표현을 잘 못 하는 사람도 있어요. 제게는 그런 사랑이 더 애틋하게 느껴졌어요. 이런 사랑이 우리 보통 사람들이 어떤 존재인지 드러내는 데 있어서 효과적이라고 봤던 겁니다."

박찬욱(60) 감독의 새 영화 '헤어질 결심'은 그의 말처럼 자꾸만 어긋나고 매번 지연되는 사랑 이야기다. 이 사랑영화에는 "사랑한다"는 대사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 있을 뿐이다. 말하자면 '헤어질 결심'은 직접인용의 영화가 아니라 간접인용의 영화다. 대신 박 감독은 정교하게 쓰인 대사와 세심하게 다듬어진 행위로 어떤 형태의 사랑을 에둘러 설명하고 흐릿하게 정의한다.

 이 영화가 뛰어난 건 그렇게 주변만 맴도는데도 서래(탕웨이)와 해준(박해일)이 나눈 감정이 사랑이라는 걸 관객이 결국에는 알아채게 된다는 것이다. 배우 박해일의 표현을 빌리자면 박 감독의 이전 영화들이 관객에게 능동적으로 다가갔다면, '헤어질 결심'은 관객을 영화 안으로 끌어들인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기존의 박 감독 영화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고 본다. 그리고 평단은 만장일치에 가깝게 이번 작품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이전 영화들보다 미묘하고 섬세하고 우아하고 고전적인 영화가 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모든 공을 배우들에게 돌렸다.

"감독의 연출과 각본에 대한 평가는 배우들을 통해서 받게 되는 것이잖아요. 그 모든 게 배우들의 얼굴을 통해 표현되는 것이니까요. 배우들이 잘해준 겁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거죠. 배우의 연기에 대한 평가가 곧 감독에 대한 평가일 겁니다. 많은 분들이 탕웨이·박해일 배우를 사랑스럽게 봐주니까 뿌듯합니다."

'헤어질 결심'은 도대체 속을 알 수 없는 여자와 정직하고 반듯한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다. 여자는 그 남자의 품위에 반해 사랑을 확신하는 반면 남자는 이 불분명하고 불명확한 여자에게 빠진 뒤 자기 자신을 잃고만다. 이 이야기는 박 감독이 어린 시절 경험한 두 가지 콘텐츠에서 출발했다. 어린 시절에 읽고 들은 스웨덴 추리소설 '마르틴 베크' 시리즈와 1960년대에 나온 정훈희의 노래 '안개'다. 저 소설 속 마르틴 베크는 마치 해준 같고, 그 노래 속 안개가 마치 서래 같다. 박 감독은 이 '믹스'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개개인을 탐구해서 그것들을 모아놓으면 인간에 대한 폭이 넓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 개인들이 만나서 어려운 일을 겪고 극복하거나 혹은 처절하게 좌절할 때, 각 개인의 성격 뿐만 아니라 인간 속성이 드러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미 잘 알려졌듯이 이 영화는 지난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으며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29일에 개봉해 국내 관객을 만난다. 박 감독은 개봉에 앞서 열린 시사회에서 지인 중 한 명이 했던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며 소개했다. "한 영화제작자가 저한테 말하기를 제 영화가 점점 나아진다고 했어요. 그래서 전 그게 사실이라면 그건 참 기쁜 뉴스라고 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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