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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반 클라이번 최연소 우승 피아니스 임윤찬(종합)

등록 2022.06.30 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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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8세 피아니스트...스승 손민수와 우승 기념 간담회
"우승했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꾸준히 연습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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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서울 서초구 한예종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임윤찬은 지난 18일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사상 최연소로 우승했다. 2022.06.3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세계적인 콩쿠르인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18)이 "콩쿠르에서 우승했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30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캠퍼스 이강숙홀에서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까지 피아노만 치면서 살아왔기에 앞으로 달라지는 건 없다. 우승했다고 실력이 느는 건 아니기 때문에 연습에 계속 매진하겠다"며 "저는 늘 똑같은 마음으로 연주한다"고 밝혔다.

7살에 피아노를 시작한 그는 11살이던 2015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2018년엔 클리블랜드 청소년 피아노 국제 콩쿠르 2위 및 쇼팽 특별상, 쿠퍼 국제 콩쿠르 3위 및 청중상을 수상했다. 차세대 클래식 스타를 예고한 건 불과 15세의 나이였다. 2019년 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쥔 그는 '괴물 신예'로 불리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이지만 이번 대회 결선에 최연소로 진출해 결국 '일'을 냈다. 준결선에서 들려준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연주는 뛰어난 기량과 폭발적인 에너지로 콩쿠르 전체를 통틀어 가장 화제가 됐다.

압도적인 연주로 주목받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보인 결선 무대도 기립박수를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콩쿠르 심사위원장으로 결선 무대 협연을 지휘한 마린 앨솝도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정작 임윤찬은 콩쿠르 기간에도, 지금도 자신의 연주를 제대로 듣지 않았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스승인) 손민수 선생님께서 테크닉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 음악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순간이 초절기교라고 강조한 점을 계속 생각하며 연습했다"며 "앨솝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진심으로 존경하는 지휘자였다. 언젠가 꼭 함께 연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이번에 굉장히 기대했다. 서로 마음이 통해서 음악이 더 좋게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하반기에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8월과 10월 지휘자 정명훈, KBS교향악단 등과 협연 무대가 예정돼있다. 12월10일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우승 기념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이번 콩쿠르의 연주곡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피아노 앞에선 음악 속에 푹 빠져 한없이 진지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던 그는 간담회에선 18살 수줍은 소년의 얼굴로 돌아왔다. 이날 자리에는 2017년부터 임윤찬을 가르쳐온 한예종 교수이자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함께했다. 다음은 간담회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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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서울 서초구 한예종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기자간담회에 앞서 연주를 하고 있다. 임윤찬은 지난 18일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사상 최연소로 우승했다. 2022.06.30. pak7130@newsis.com


-콩쿠르 영상 조회수가 100만을 넘는 등 뜨거운 인기다. 우승 후 단 한순간도 기쁘지 않았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도 저는 달라진 게 없어요. 콩쿠르를 우승했다고 실력이 느는 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연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국 기자회견에서 '산에 들어가서 피아노만 치고 싶다', '커리어에 대한 야망이 없다'고 했는데 우승 후 많은 관심이 쏠리며 그와 충돌하는 상황입니다.

"다른 생각 없이 여태까지도 피아노만 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앞으로 달라지는 건 전혀 없어요. 손민수 선생님과 상의하면서 앞으로의 일들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연주들이 호평을 받았는데, 이번 콩쿠르 영상을 보고 스스로 어떤 생각을 했나요.

"콩쿠르 때 카톡을 빼고 유튜브나 구글 등은 모두 지웠어요. 그 기간에 제 연주를 하나도 안 들었고, 지금도 사실 제대로 안 들었어요.(미소)"

-2라운드 연주에서 바흐에서 스크랴빈 곡으로 넘어갈 때 오랜 침묵이 있었습니다. 의도가 있었을까요.

"바흐에서 영혼을 바치는 느낌으로 연주했어요. 그런 고귀한 음악을 연주한 후 스크랴빈으로 바로 넘어가긴 힘들었죠. 그래서 시간을 조금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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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서울 서초구 한예종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기자간담회에 앞서 연주를 하고 있다. 임윤찬은 지난 18일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사상 최연소로 우승했다. 2022.06.30. pak7130@newsis.com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연주는 큰 호평을 받았는데, 어떻게 연습했는지 궁금합니다.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어렵게 여겨지고, 그 이름이 위협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아요. 손민수 선생님께서 레슨 때마다 테크닉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서 다시 음악으로 되돌아오는 순간이 초절기교라고 강조했었어요. 이 점을 가장 염두에 두고 연습했어요."

-결선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은 3년 전 윤이상 콩쿠르에서도 연주했는데, 그때보다 더 몰입도가 깊어진 듯 합니다. 차이가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치고 싶은 다른 곡도 있었어요. 하지만 큰 무대에서 어떤 곡을 하면 제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베토벤 협주곡 3번이 떠올랐죠. 이 곡을 예전에 쳤을 때나 지금이나 마음가짐은 항상 똑같아요.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달라진 건 아니에요. 늘 똑같은 마음으로 연주합니다."

-결선 후 마린 앨솝 지휘자가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됐습니다. 이야기가 오간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진심으로 존경하는 지휘자에요. 제가 초등학교 때 그분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지휘하는 모습을 처음 보고 언젠가 함께 연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이번에 심사위원 명단을 보다가 이름이 있는 걸 보고 굉장히 기대했어요. 마음이 통해서인지 음악이 더 좋게 나올 수 있었죠. 연주가 끝난 후엔 조언도 해주시고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작곡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솔직히 작곡엔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주위에 뛰어나게 작곡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보여줬더니 반응이 별로 안 좋았어요.(웃음) 작곡은 왠만해선 안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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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30일 서울 서초구 한예종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기자간담회에 앞서 연주를 하고 있다. 임윤찬은 지난 18일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사상 최연소로 우승했다. 2022.06.30. pak7130@newsis.com

-20세기의 연주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옛날 연주에서 영감 받아야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그분들은 악보와 자신 사이에서 음악을 찾았죠. 그래서 자기의 생각이 더 들어가고 더 독창적인 음악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옛날엔 인터넷도 없었잖아요. 요즘은 유튜브 등이 많이 발전해 다른 사람의 연주를 쉽게 들을 수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좋아했던 연주를 따라하게 되는 순간도 경험해요. 그건 잘못된 거죠. 옛날 예술가들의 그런 과정을 본받아야 하죠."

-평소 독서를 많이 하는데, 최근 인상적으로 읽은 책이 있을까요.

"데미안이나 법정스님이 쓴 책 등 많은 걸 읽었는데 최근 계속 읽게 되는 책은 단테의 신곡이에요. 가장 재미있게 읽었죠. 2020년께 리스트의 '순례의 해: 이탈리아'를 연주했었고 마지막 곡이 단테 소나타였어요. 누구나 이 곡을 이해하려면 단테의 신곡을 읽어야하죠. 여러 출판사 걸 구입해 읽었고 거의 유일하게 전체를 외우다시피 읽은 책이죠."

-손민수 선생님이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걸어온 길엔 어떤 영향을 줬을까요.

"선생님은 제 인생의 모든 것에 영향을 줬어요. 레슨에서 피아노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옛날 예술가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가르쳐주시죠."

-제자임에도 감동적인 연주라고 했는데, 스승으로서 소감이 궁금합니다.

"클래식을 하는 한 음악가로서 저도 긍지를 느껴요. 음악을 하는 순수함이 통했다고 생각해요. 이것이 우리가 음악을 하는 이유였고, 많은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뿐이죠."(손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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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스승인 손민수 교수가 30일 서울 서초구 한예종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임윤찬은 지난 18일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사상 최연소로 우승했다. 2022.06.30. pak7130@newsis.com

-12살의 임윤찬을 처음 만났을 땐 어땠나요.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은요.

"제가 아는 윤찬이의 모습은 여러분이 보고 있는 그대로에요.(웃음) 처음 만났을 땐 18살에 반 클라이번 우승을 하고 이렇게 큰 음악의 힘을 보여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항상 음악에 몰두하고, 늘 새로운 걸 찾아나가고 싶어했죠. 윤찬의 조그만 연습실 속에서 단련과 절제를 통해 그 음악의 힘이 나왔다는 게 놀랍고 대단하죠. 앞으로도 윤찬의 선택을 전적으로 믿고 지켜보고 싶어요. 이 어린 피아니스트가 어떤 과정을 거쳐 30대, 40대, 50대 그 이후까지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너무 기대됩니다."(손민수)

-한예종 영재원의 성과도 주목받았는데요. 국내 음악도들의 해외 무대 활약을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요.

"악기 하나만 잘하는 게 아니라 음악가로서의 고민에 초점을 맞춰요. 학교에서 연주기회를 계속 만들고 발전하도록 힘쓰죠. 가장 떨리는 무대는 친구들 앞이죠. 한국 음악가들의 뛰어남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에요. 이보다 더 한국 음악가들의 긍지를 느꼈던 순간이 있었을까 할 정도로 특별함을 모두 인정하죠."(손민수)

-마지막으로 제자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본인이 산에 들어가서 살고 싶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론 피아노 안에서 도사가 돼있는 것 같아요. 하나하나 도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음악 안에서 모든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 윤찬의 음악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해나간다면 걱정할 게 없죠. 끝까지 음악적 지조를 잃지 않는, 흔들리지 않는 음악가가 됐으면 좋겠어요."(손민수)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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