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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단이 일본서 훔쳐온 '불상' 소유권 판결 관심…한국과 일본 어디로?

등록 2022.07.03 06:00:00수정 2022.07.03 07: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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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330년대 제작된 불상 일본 대마도 관음사로 넘어가
국내 문화재 절도단이 2012년 관음사서 불상 훔쳐…경찰에 덜미
서산 부석사, 불상 소유권 주장하며 유체인동산인도 소송 제기
1심 재판부, 부석사 소유권 인정하며 부석사 측 승소 판결 내려…검찰 항소
항소심서 관음사 측 소송 고지 및 재판부 구성원 변경 등 재판 공전
8월 17일 추가 재판 진행 예정…일정 차질 없을 경우 하반기 선고 이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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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6일 대전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문부경)는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주지 원우)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금동관음보살좌상(사진) 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사진출처:NHK) 2017.01.26.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문화 절도단이 일본 대마도 관음사로 넘어가 국내로 들여온 ‘금동관음보살좌상’과 관련, 재판이 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불상의 소유권이 대한민국과 일본 중 어디로 갈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8월 17일 오후 2시 관음사 측에서 주장하는 취득시효에 대한 법리 확인 등 다음 재판이 예정돼 있으며 차질 없이 재판이 진행될 경우 올해 하반기에는 항소심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민사부(재판장 박선준)는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동산인도 청구 소송을 심리하고 있다.

해당 불상은 높이 50.5㎝, 무게 38.6㎏으로 고려시대인 1330년께 고려 충선왕 즉위일에 맞춰 서산 부석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됐다.

불상은 1370년대에 왜구가 고려를 침탈했을 당시 일본 대마도 관음사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흐른 뒤 지난 2012년 10월 국내 문화재 절도단 9명은 일본 대마도로 건너가 관음사에서 불상을 훔쳤다.

훔친 불상을 22억원에 처분을 시도하다 대전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에 걸린 일당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당시 몰수 처분을 받은 불상은 대전 국립문화재 연구소에 보관됐다.

부석사 측은 불상 내부에 있던 결연문을 증거로 불상이 원소유자인 부석사에 반환돼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유체동산인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을 심리한 대전지법 제12민사부는 지난 2017년 1월 26일 부석사 측 승소 판결을 내렸고 국가를 대리해 소송을 맡은 검찰은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인 대전고법 제1민사부가 여러 방법으로 이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검찰 측은 해당 불상과 결연문의 위작 가능성을 제시했고 현존하는 부석사가 과거 고려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던 부석사인지 인정할 수 없다며 부석사 측이 진정한 소유주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문화재청에서 실시한 탄소 연대측정 결과 불상이 1330년대 충남 서산의 부석사에서 제작된 진품이라고 밝혀졌다.

다만 항소심에서 일본 관음사 측에 소송 고지를 하는 과정과 해가 넘어가면서 재판부 구성원 및 검찰 측 소송대리인이 바뀌는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지난해 9월 진행된 재판에서는 검찰 측과 부석사 측이 일본 관음사의 재판 참가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추가로 지정된 기일까지 관음사 측이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재판을 종결하려 했으나 관음사 측이 코로나19가 해소되면 직접 재판에 참가하겠다며 보조참가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재판이 종결되지 않았다.

관음사 측이 재판에 참가하게 되면서 불상의 행방은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본래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3월 30일 재판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관음사 측에서 기일 변경을 신청, 3개월 뒤로 미뤄졌다.

무려 7개월 만에 재개되는 재판에 앞서 관음사 측은 불상의 소유권이 부석사에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고 소유권이 있었더라도 이를 상실했다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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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마도 관음사 측 다나카 세쓰료(田中節竜) 주지스님이 15일 재판이 끝난 뒤 법원 건물 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5일 진행된 재판에서 관음사 측 다나카 세스료(田中節竜) 주지가 보조참가인으로 참석하며 처음으로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음사 측은 재판에서 “부석사는 현재 법적인 의미에서 소유권 성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1527년부터 자리해 있던 불상은 지난 1953년 관음사 종교 법인 설립 후 명확하게 소유 의사를 갖고 공공연하게 소유해왔으며 일본과 한국 민법상 취득시효가 적용돼 소유권이 성립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절도단에 의해 불법적으로 불상이 한국에 반입돼 소유권은 아직 관음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관음사 측은 1527년 관음사를 창설한 종관이 조선에서 일본으로 돌아올 때 불상을 양도받아 관음사로 오게 됐다고 강조했으나 부석사 측은 당시 불상을 적법하게 취득한 뒤 관음사에 안치했다는 뒷받침 증거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관음사 측은 불살을 들여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며 이를 증명할 자료가 있는지 돌아가 찾아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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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측 관계자가 15일 재판이 끝난 뒤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이 끝난 뒤 부석사 측 원우 전 주지스님은 “관음사 측 소명 자료를 본 뒤 법리적 준비를 마쳐 다음 재판에 임하겠다”라며 “불상 진위 여부로 5년이 지났는데 관음사가 재판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주장을 검토할 예정이고 불상을 돌려줬다가 환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상근 부석사불상봉안위 대표는 올해 초 보도자료를 통해 관음사 주장이 도난품 환부 요청과 유네스코협약 이행 촉구인데 협약을 미약하게 적용한 일본법의 한계로 부석사 불상은 협약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히려 약탈품이 많은 일본의 현실로 자기 발등을 찍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전 지역 법조계에서는 불상 소유권에 대해 항소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대전 지역의 한 법조인 A씨는 절차상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관음사는 엄연히 절도 형사사건으로 볼 때 피해자 위치에 있다”라며 “불상을 반환한 뒤 소송을 일본에서 관음사를 상대로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1심이 과감하게 부석사 승소 판결을 내렸는데 이 판결을 뒤집자니 국민 정서에 반하는 등 애매한 측면이 있고 1심 판단을 유지하자니 마땅치 않아 항소심 재판부가 섣불리 결정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국내 문화재 절도단에 의해 들어온 불상의 소유권이 부석사 측에 있다고 인정해버리면 절도를 보호해준 것이 되기 때문에 항소심 재판부가 상당히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상의 소유권이 부석사 측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과거 약탈당했다는 것을 명백하게 증명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라며 “외규장각 의궤 사례와 같이 국가 간 협의를 통해서 중재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외규장각 의궤는 프랑스 군이 조선을 침략한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 외규장각에 있다가 약탈당한 뒤 지난 1975년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발견됐다. 이후 정부는 프랑스와 협상을 통해 2011년 영구 대여 방식으로 외규장각 의궤를 한국에 들여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kdh191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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