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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 하이브서 태어나 이렇게 잘 왔습니다

등록 2022.07.03 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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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3일 잠실 실내체육관서 첫 월드투어 '액트 : 러브 식'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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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2022.07.03. (사진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눈이 온다. 그런데 따듯해 보인다. 영상 속 건물 잔해만 남은 폐허에서, 지쳐 있는 모습으로 누워 있는데도 말이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는 그런 정서를 풍기는 팀이다.

상처가 흉터가 되지 않는 순수함, 만질 수 있는 차가움, 그렇게 아프면서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3일 오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데뷔 3년4개월 만에 펼친 첫 오프라인 콘서트이자 첫 월드투어 '액트 : 러브 식(ACT : LOVE SICK)'은 무대와 영상 그리고 이들의 세계관이 유기적으로 얽혔다.

무엇보다 콘서트 타이틀처럼 '사랑에 번민하는' 청춘들이 잘 상징화됐다. 공연 시작 전 아픔의 씨줄과 고민의 날줄이 얼기설기 얽힌 듯, 무대 한 가운데를 장식한 붉은 심장이 멤버들이 첫 곡을 부를 때 입고 나온 분홍 옷의 가슴과 등에 하트 모양으로 상징화됐을 때 가슴이 저릿하고 설렜다. 마치 심장을 꺼내 손에 쥔 사람처럼 멤버들이 노래하니까.

브릿팝 풍으로 함성이 아득하게 들려오는 사운드가 인상적인 '제로바이원러브송'(0X1=LOVESONG)을 첫 곡으로 고른 건 탁월했다.

"아임 어 루저 인 디스 게임(I'm a loser in this game) / 세계의 유1한 법칙 / 나를 구해줘 / 내 손을 잡아줘"라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다섯 멤버가 팬덤 '모아'(MOA)를 향해 손을 내미는 것이 콘서트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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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2022.07.03. (사진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이 유 러브 미(Say you love me) / 세이 유 러브 미 / 세계의 끝까지 /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 / 아이 원트 올 오브 유(I want all of you)"라고 모아가 화답하는 순간, 콘서트 세계관의 출입구는 열렸다.

마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대표곡 중 하나인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같은 마법. 아이돌 서사가 그 세계관을 공유하는 팬덤과 물리적인 공간에서 뭉쳤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앨범뿐만 아니라 콘서트에 세계관을 녹아내려는 시도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처음은 아니지만, 앨범과 무대 그리고 웹툰 등을 통해 구축된 세계관이 콘서트에서 유기적으로 펼쳐져 흥미로웠다.

'위시리스트(Wishlist)', '블루 오렌지에이드(Blue Orangeade)', '매직(Magic)' 등 밝은 호기심이 가득한 몽환적인 곡들은 흰 베개에서 하얀 깃털이 뿜어져 나오는 두 번째 영상의 초반 이미지와 맞물렸다.

하지만 곧 해당 영상 후반부에서 지축이 흔들리며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전조가 생긴다. '뉴 룰스(New Rules)', '동물원을 빠져나온 퓨마', '루저 러버(LO$ER=LO♡ER),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Trust Fund Baby)' 등 사랑과 환경에 고뇌하는 이야기는 다음 영상 속 환상의 공간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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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2022.07.03. (사진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영상에서 멤버들은 마법을 쓰고, 하늘을 날거나 다양한 세계를 관통하는 기차를 싣고 여행한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의 모회사 하이브(HYBE)가 네이버 웹툰과 손잡고 선보인 '오리지널 스토리' 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지식재산권(IP)인 '별을 쫓는 소년들'의 세계관도 맞물린다.

마법과 현실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다섯 마법 아이돌 소년들이 자신들이 가진 마법 능력을 깨닫게 된 후, 세상의 마지막과 둘러싼 비밀에 맞서 싸워나가는 판타지 장르다. 이번 '액트 : 러브 식은 무대 퍼포먼스와 영상 이미지를 통해 이런 정서를 구현해낸다.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CROWN), '매직 아일랜드(Magic Island),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5시 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 같은 꿈 같은 무대와 혼돈의 영상을 거쳐 '프로스트(Frost)', '거울 속의 미로', '이터널리(Eternally)' 그리고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Can't You See Me?) 같은 그로테스크한 무대로 이어지는 서사는 판타지 영화 같았다.

다섯 멤버들 모두 자기 역을 충실히 했다. 태현은 유연한 소통을 보여줬고, 연준은 퍼포먼스트가 탁월했다. 범규는 자신의 외모가 빛나는 법을 알고 있었으며, 휴닝카이는 무대나 토크나 윤활유 역이었다. 수빈은 중심축을 잡았다.

사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평가절하된 팀이다. 글로벌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직속 후배그룹이라는 유명세, 가장 큰 K팝 기획사 하이브라는 든든한 배경으로 인해 실력이나 팀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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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2022.07.03. (사진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K팝이 안정된 시스템 속에서 재능 있는 멤버들로 얼마나 매끈한 K팝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보기다. 첫 오프라인 콘서트는 그걸 증명하는 무대가 됐다.

방탄소년단처럼 강하게 부딪히거나 싸우는 이미지보다, 연약하고 상처 받기 쉽게 그려져온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이번 무대를 통해 더욱 단단해졌다. 이들의 안무는 한 노래 안에서 바닥을 사용하며 동시에 위로 높이 뛰는 단차(段差)가 큰 동작이 많은데 그 만큼 리듬감이 있다.

아울러 다인원 다른 보이그룹과 비교해 멤버 숫자가 비교적 적은 다섯명인데 구심력을 이용한 응집력으로 더 단단하다. 록적인 곡들이 많아 라이브 밴드가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 법하지만, 점차 콘서트장을 넓혀가면서 당연히 따라올 필수요소로 보인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최근 발매한 네 번째 미니 앨범 '미니소드 2 : 서스데이스 차일드(minisode 2: Thursday's Child)'의 제목은 유럽에서 널리 퍼져 있는 영국의 전래 동요집 '마더 구스(Mother Goose)' 중 '서스데이스 차일드 해스 파 투 고(Thursday’s Child Has Far To Go·목요일에 태어난 아이들은 먼 길을 떠난다)라는 문구를 차용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방황하던 시절을 이번 앨범에서 마무리하고 새로운 모험을 떠나겠다고 자기 선언을 했다. 이번 콘서트는 그 모험의 도움닫기다. 하이브(옛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이렇게 먼 길을 떠난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시작한 이번 콘서트엔 각각 5000명씩 양일간 1만명이 운집했다. 이번 월드 투어는 7일 시카고, 9일 뉴욕, 12일 애틀랜타, 14일 댈러스, 17일 휴스턴, 21일 샌프란시스코, 23일과 24일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내 7개 도시로 이어진다. 오는 9월 일본 오사카와 지바현, 10월에는 자카르타, 마닐라, 타이베이, 방콕 등 아시아 4개 도시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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