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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환율전쟁?...외환 보유액 문제없나

등록 2022.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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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외환 당국, 환율 전쟁 본격화
전문가들 "아직은 우려할 수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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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사이 16억 달러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477억1000만달러로, 4월 말 4493억달러보다 15억9000만달러 줄었으며, 3월말 이후 3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2.06.0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하자 외환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외화 비상금'인 외환보유액이 4개월 만에 200억 달러 넘게 증발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개입에 사용되는 '실탄' 역할을 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있지만 경제 기초 체력이 튼튼한 만큼 아직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382억8000만 달러로 전월말(4477억1000만 달러)보다 94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2008년 11월(-117억5000만 달러)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외환보유액은 3월(-39억6000만 달러), 4월(-85억1000만 달러), 5월(-15억9000만 달러), 6월(-94억3000만 달러) 등으로 4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4개월 동안 234억9000만 달러가 줄었다. 외환보유액이 단기간 이 정도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외환보유액은 대외 지급결제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들 경우 정책 여력이 줄어들어 환율이 급등하거나 급락시 변동성을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올 들어 외환보유액이 급감하고 있는 것은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환율 매도 조치로 개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통상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급등이나 급락 등 시장 안정을 위협할 정도로 일정 방향으로 쏠리면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사용해 달러를 사거나 팔아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한다. 또 달러 강세로 인해 유로화 등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영향도 크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5월 보다 4.95% 급등했다. 이는 2011년 9월(10.43%) 이후 가장 10년 9개월래 최대 상승 폭이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101.67에서 105.11로 3.4% 올랐다. 달러 상승폭 보다도 원화 가치가 1.4배나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올 1분기에도 외환시장에서 83억1100만 달러를 내다 팔은 바 있다. 한은이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2년 1분기 외환당국 순거래;에 따르면 외환당국이 올해 1분기(1∼3월) 실시한 외환 순거래액은 -83억1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당국이 외환 순거래액을 공개하기 시작한 뒤 역대 최대 규모다. 외환시장에 83억10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는 뜻이다. 총매수액과 총매도액 등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1183.50원에서 지난 3월 1221.28원으로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에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환율이 급등하자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내다 판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외화보유액이 적정 수준 아래로 내려갔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외환보유액 비중은 98.9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IMF는 연간 수출액의 5%, 시중 통화량(M2)의 5%, 유동 외채의 30%, 외국인 증권 및 기타투자금 잔액의 15% 등을 합한 규모의 100~150% 수준을 적정 외환보유액으로 산출한다. 올들어 외환보유액 하락세가 가팔라 적정 외환보유액 비중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 감소가 글로벌 강달러로 인한 것인 만큼 아직까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외화 비상금을 더 늘리거나, 상설 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이유가 전세계 글로벌 강달러로 인한 유로화 등 기타통화 자산의 평가액이 낮아 지는 부분이 크고,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파는 등 외환당국의 실개입도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상수지가 장기간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경제 펀더멘털도 아직 양호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이 이 정도로 줄었다고 해서 우리나라 신인도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보유액은 우리 경제 안정성 측면에서 그 자체로도 실탄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실탄이 많을 수록 우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상시화 체결 등을 통해 환율 방어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역수지 적자와 환율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달러화 매도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환율을 방어하는데 나섰다는 것인데 원화가 현재 가치보다 더 낮다는 시그널을 줘 환투기 세력에게 빌미를 줄 수 있는 만큼 섣불리 대응 하는 게 오히려 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절대적인 외환보유액 규모를 보면 아직까지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급격하게, 계속해서 외환보유액이 줄어 들 경우  원화 가치가 고평가 됐다고 여겨져 환투기 세력이 유입되는 등 시장에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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