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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신경 쓰이는 여름…'설탕 제로' 식품 괜찮을까?

등록 2022.07.06 05:30:00수정 2022.07.06 07: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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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감미료, 칼로리 없어 다이어트에 활용 가능

권고 용량 이상 섭취하지 않으면 인체해 무해

과도한 의존은 피해야…단맛중독 등 부작용 있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국내 식음료 업계에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무가당 음료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저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은 2019년 400억원대에서 지난해 2000억원가량으로 2년 만에 5배나 성장했다. 사진은 2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 내 진열된 저칼로리 탄산음료 모습. 2022.04.26.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국내 식음료 업계에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무가당 음료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저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은 2019년 400억원대에서 지난해 2000억원가량으로 2년 만에 5배나 성장했다. 사진은 26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 내 진열된 저칼로리 탄산음료 모습. 2022.04.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여름이 되면 시원한 콜라 한잔으로 갈증과 무더위를 해소하고 싶은 유혹이 커진다. 하지만 여름은 다이어트에 가장 신경이 쓰이는 계절이어서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이나 음료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이런 소비자들의 필요를 반영한 '제로 슈거'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탄산음료에서 '제로' 붐이 일더니 이제는 과자 등 간식에도 대체 감미료를 넣은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인공감미료는 단맛을 내지만 체내에 흡수되지 않아 열량이 0이다. 그렇다면 인공감미료 섭취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6일 대구365mc병원 어경남 대표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권고량 이상 섭취하기도 어려워…단맛 생각날 땐 'OK'

제로 음료와 식품에는 칼로리·과당·설탕이 없다. 단맛을 만들어내는 것은 인공감미료다. 이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밝힌 인공감미료 승인 목록에는 수크랄로스, 사카린,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등이 있다. 이밖에 스테비아, 알룰로오스 등도 식품에 많이 사용되는 인공감미료다.

FDA는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나 식품에 대해 '권고 용량 이상 섭취하지 않는 이상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안내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공감미료의 권장 섭취량을 살펴보면, 수크랄로스는 체중 1kg당 15mg, 아스파탐은 40mg다. 수크랄로스는 제로 탄산음료에 많이 들어 있는 감미료다. 60kg 성인 기준 일일섭취 허용량은 900mg 정도다. 수크랄로스는 제로탄산음료 1kg당 140mg이 들어 있으니 355ml 캔을 하루에 18개 이상 마셔야 권장 섭취량을 초과한다.

같은 체중을 기준으로 아스파탐은 2400mg까지 먹어도 무방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로 음료에 들어 있는 아스파탐 함량은 58mg으로 41캔 정도 먹어도 '허용 범위' 안에 든다는 것이다.

하루에 18~41캔의 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생수라도 이 정도의 양을 마시긴 어렵다. 관련 업계에서는 제로 음료를 걱정하는 시각에 대해 '우려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전문가들은 이정도 수준의 인공감미료 함량은 일반인이 마신 뒤 정상적으로 배출될 만큼 극소량이라고 설명한다.
 
어 대표병원장은 "체중감량의 기본은 열량을 줄이는 것"이라며 "평소 탄산음료의 액상과당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 열량이 거의 없는 제로 음료로 대체할 경우 단기적으로 체중관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맛을 평생 거부할 게 아니라면 흰설탕보다 혈당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인공 감미료로 대체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다만 제로 제품을 물 마시듯이, 밥 먹듯이 먹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평소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단을 기본으로 끌고 가되 청량감이 느껴지거나 간식 생각이 절실할 때 기존에 먹던 디저트나 음료를 대체하는 게 권고된다"고 조언했다.

칼로리 없을 뿐, 먹고 바로 살빠지는 것 아냐

하지만 인공감미료가 안전하다고 해서 안심하고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어 대표원장은 "이는 다이어트 시 떨칠 수 없는 '달콤한 맛'에 대한 갈망을 가라앉히는 용도로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는 의미"라며 "제로 음료나 식품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단맛 중독'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인공감미료가 체내로 흡수되지는 않지만 달콤한 맛은 그대로 느껴진다. 이때 맛을 느끼는 뇌의 부위가 쾌감을 느끼고, '단맛을 더 달라'는 보상 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한다. 제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할수록 시스템은 더 활성화된다.

심지어 식욕이 더 증가하기도 한다. 남캘리포니아대 의대 연구팀이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JAMA Network)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다이어트 음료에 함유된 감미료가 식욕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과 과체중 그룹에서 인공감미료가 든 음료를 섭취한 사람들이 식욕과 관련된 뇌의 영역이 활성화됐다. 포만감을 전달하는 호르몬의 수치도 낮았다.

이뿐 아니다. 심한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분에 대응하는 인슐린 반응이 느려지고, 결과적으로 혈액 속 당분이 축적되는 시스템으로 바뀔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어 대표병원장은 "체중관리를 목적으로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식품이나 음료를 택하는 다이어터는 이를 섭취한다고 해서 당장 다이어트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최근 제로칼로리 음료 등의 소비는 부쩍 늘었지만 이와 관련 비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이어터에게 가장 좋은 음료는 깨끗한 생수"라며 "아무리 제로 칼로리라도 이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예기치 못한 식욕증가, 갈증, 단맛 중독에 노출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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