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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권일용 끌고 서장훈 밀고…"풀어파일러는 다릅니다"

등록 2022.07.06 0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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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우후죽순 쏟아지는 범죄예능물 속 차별화…퀴즈 접목해 재미↑
"기획할 때부터 서장훈 염두…블랙코미디적 성향 강점"
디스커버리 오리지널 콘텐츠 한국식으로 녹여…아시아 역수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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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석 P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우후죽순 쏟아지는 범죄 예능물 사이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가 중심을 잡고, 전 농구선수 서장훈은 남다른 촉을 발휘한다. 개그맨 이진호와 MC 김민아도 힘을 싣는다. '또 범죄 예능물이냐'며 식상해 할 수도 있지만, 기존 프로그램처럼 국내 사건을 재구성해 보여주지 않는다. 실제 해외에서 일어난 사건 현장을 보며 퀴즈를 푼다. 권 교수가 "실무자로서 현장에 나갔을 때 생생함이 느껴진다"고 할 정도다.

지난달 30일 첫선을 보인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풀어파일러'다.

서현석 PD와 유정숙 작가는 '지구에 무슨 129?' 시즌1·2(2021~2022)에 이어 의기투합했다. 지구에 무슨 129가 동물까지 포함해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신기한 일을 다뤘다면, 풀어파일러는 범죄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 디스커버리 '범죄의 순간들'의 오리지널 콘텐츠 중 국내 정서에 맞는 내용으로 꾸렸다. 필요한 아이템을 찾아 번역을 맡기고, 프로그램에 적합하지 않으면 버리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다른 프로그램보다 자료조사 시간이 2~3배 이상 많이 드는 이유다.

"국내 범죄 예능물은 대부분 비슷한 포맷이다. 옛날 자료 중 자극적인 소재를 찾고, 다시 각인해 범죄를 막고 울림을 주는 내용이 전부다. 풀어파일러도 취지는 비슷하지만, 콘텐츠 질부터 다르다. 범죄의 순간들은 현장에 직접 가서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공개하는데,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시각적인 효과가 있다. 구글링해 해외 기사를 직접 찾아보며 프로그램에 잘 접목되는지 확인하고, 퀴즈를 낼 때 문제가 안 되는지 등 전문가 조언도 구한다. 실제 피의자가 있는 사건이기에 한편으로는 조심스럽다."(서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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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현석 PD, 권일용, 서장훈, 김민아, 이진호


최근 3년 사이 범죄 예능물 인기가 뜨거워졌다. 매운 음식을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계속 먹는 것처럼,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소재에 열광하곤 했다. 하지만 서 PD는 범죄 이야기를 가벼우면서도 쉽게 다루고 싶었다. 유 작가는 사건에 집중하길 바랐지만, 서 PD는 좀 더 예능화하고 싶어서 퀴즈에 접목했다. "디스커버리 오리지널 소스는 잔인한 요소가 많다. 실제 사건을 다루지만, 국내 사건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용의자를 압축하고 범행 도구 등을 맞추기 위해 현장을 재구성하는 프로파일링으로 접근한다. 추리소설처럼 문제를 내고 출연자들이 웃고 떠들어도 반감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짚었다.

1회에서는 미국에서 발생한 기부천사 난도질 살인 사건 등을 다뤘다. 아직 채널 접근성이 높지 않지만, 자극적인 소재로만 시청자를 현혹할 생각은 없다. 서 PD는 "선정적인 소재가 채널을 잡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예전에 그렇게 많이 해봤는데 소용이 없었다"며 웃었다. "결국 프로그램 질은 콘텐츠 기획 방향에서 나온다"며 "선정적이고 야한 자료가 많지만, 의도적으로 고르지는 않는다. 첫 번째 기준은 '프로파일링으로 접근해 퀴즈를 만들 수 있느냐'다. 두 번째,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아이템인지가 중요하다. 연쇄살인, 미제사건, 피해자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와도 지구에 무슨 129에 이어 호흡을 맞추게 됐다. 권 교수는 범죄 예능물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SBS TV '당신이 혹하는 사이'(2021)를 비롯해 tvN '알쓸범잡2'(2022), 채널A '블랙: 악마를 보았다', E채널 '용감한 형사들'(2022) 등을 이끌었다.

서 PD는 "'권스타님'이라고 부른다"며 "권 교수님을 통해 프로파일링이 알려지고, 이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아는 단어가 되지 않았느냐. 퀴즈쇼에서 승리와 패배 포맷을 유지하려면, 상과 벌을 주는 사람은 권위가 있어야 한다. 다양한 분들이 떠올랐는데, 권 교수님이 이 프로그램에 가장 적합했다"고 귀띔했다. "권 교수님은 매회 누가 우승할지 모두 맞추더라"면서 "조언도 많이 해준다. 문제를 내는 이유, 명분에 대해서도 상의한다. 편집 후 통화하며 '이런 부분 나가는 것도 괜찮느냐'며 조언도 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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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석 PD(왼쪽), 유정숙 작가


MC 서장훈과 이진호, 김민아의 조합도 빛났다. 특히 서 PD는 풀어파일러를 기획할 때부터 서장훈을 염두에 뒀다. SKY TV(현 ENA) '#집밥천재 밥친구'(2019)에서 처음 만났는데, 서장훈 자체의 매력에 푹 빠졌다. "범죄 프로그램을 하면 장훈 형과 무조건 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비호감이고 까칠하다'고 하는데, 형은 예리함을 약간 개그로 승화한다"며 "SBS TV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게스트를 쿡 찌르는 위트가 느껴지고, 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선 출연자들에게 진심을 다해 조언한다"고 극찬했다.

"장훈 형이 진지하면 정말 웃기다. 진지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서 진지해 웃긴 것 같다. 블랙코미디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운동선수 출신이라서 퀴즈를 풀 때도 승부욕이 있고, 범죄 사건을 보며 화가 나지만 절제할 줄 안다. 예리한 말 한 마디가 통쾌하고 웃기다. 형이 워낙 범죄 추리물을 좋아하고, 쉴 때 집에서 넷플릭스만 보더라. 촬영장에서도 적극적이고 군말 없이 해 매니저가 '장훈 형 이상하다'고 놀라곤 한다.(웃음)"

이진호는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예고편에서 '초등학교 전교회장 출신'이라며 자랑했지만, 1회에서 꼴지를 차지했다. 서 PD는 "풀어파일링은 장학 퀴즈가 아니지 않느냐. 정답을 향해 달려가는 게 아니라서 신박한 오답도 필요하다"며 "진호씨는 프로파일링 할 때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가고, 엉뚱하게 상상한 답변을 내놓는다. 장훈 형과 JTBC '아는형님'에서도 호흡을 맞춰 케미가 좋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민아는 IQ 150의 교대 출신답게 예리한 추리력을 뽐냈다. 유 작가는 "기본적으로 민아씨는 스마트하다. 유튜브에서 갈고닦은 예능감도 뛰어나다"며 "평소에도 로맨스물보다 범죄영화, 추리물 등을 좋아한다. 권 교수님도 '민아가 제일 우승을 많이 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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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숙 작가


매회 다양한 게스트가 등장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배우 김병옥에 이어 2회에는 그룹 '유니크' 우즈가 출연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유 작가는 '범죄예능물에 특화된 사람이 누가 있을까?' 고민했다. "악역 전문 배우처럼 얼굴 자체에서 그런 느낌이 났으면 했다"며 "범죄자나 경찰 연기를 한 분들 등 프로그램과 접점이 있는 분들을 섭외했다"고 귀띔했다. 이미 10회까지 게스트는 정해진 상태다. 서 PD는 "다들 범죄 퀴즈에 호기심이 많더라"면서 "너무 빨리 게스트를 확정했나 싶을 정도"라고 했다.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는 시청자와 접점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풀어파일러는 유튜브 채널에 예습 퀴즈 영상을 올리고, 댓글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디스커버리 오리지널 콘텐츠를 활용해 한국식으로 만들고, 아시아로 역수출하는 게 목표다. 범죄 예능물은 세계적으로 호불호가 없는 콘텐츠인 만큼, 풀어파일러 역시 아시아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풀어파일러는 범죄 프로그램이 아니라 퀴즈쇼다. 탐정만화처럼 누구가 프로파일러가 돼 사건을 추리하고, 문제를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 디스커버리 채널과 AXN에서 동시 방송하는데,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시청자들이 잘 안 보는 애환을 안다. 아직 채널 커버리지가 낮지만,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시즌1 세트는 약간 음지 느낌이 나지 않느냐. 시즌2에서는 세련된 사무실로 옮기고, 미국 드라마 'CSI' 느낌 나는 세트에서 퀴즈를 풀고 싶다."(서현석)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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