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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폭락에 개미들 곡소린데…월가 대규모 투자자들은 피해 없어

등록 2022.07.06 11:33:04수정 2022.07.06 12: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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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美 금융당국 규제와 거품 인식한 자체 판단 덕분
규제 안받아 마구 투자한 개인투자자만 큰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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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비트코인이 올해 60%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여전히 시장에는 악재가 이어지는 등 향후 가격 전망에 그늘이 지고 있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는 모습. 2022.07.04.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암호화폐가 폭락하면서 암호화폐와 연관된 주식 종목들도 동반 폭락했지만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제 덕분에 암호화페 투자에 나서지 못한 월가의 기관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암호화폐가 폭등할 당시 월가에 진출한 프랑스 BNP 파리바 은행의 한 분석가는 주가가 너무 오른 종목 50개를 추렸다. 상당수가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과 연관성이 깊은 종목들이었다.

그들은 이런 종목을 "카푸치노 바구니"라고 부른다. 거품이 심하게 끼었다는 뜻이다. 은행은 이들 종목을 연금 펀드, 헤지펀드, 대규모 개인 투자자 등 최대 고객들에게 알렸다.

지난 달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품이 꺼지면서 카푸치노 바구니 종목들의 시가 총액이 절반 가량 떨어졌다. 

그런 일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BNP 고객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이들 종목에 투자한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봤다.

BNP의 미국내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그룹 책임자인 그렉 부틀은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돈을 넣으면서 암호화폐가 올랐다"고 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가의 매수매도 입장에 차이가 크다"고 덧붙였다.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 투자에 가담하길 꺼린 건 아니다. 그러나 월가 은행들은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규제 당하거나 BNP처럼 자제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래 엄격해진 금융감독의 규제 때문이다. 또 큰 돈을 다루는 펀드 매니저들도 암호화폐가 위험이 큰 자산이라는 것을 인식해 직접 투자하지도 않았다. 덕분에 이들은 시장이 폭락해도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미 조지타운대 금융학 교수 겸 금융시장 및 정책 사로스센터소장인 리나 아가왈 교수는 "기관 투자자들이 발끝만 담궜다는 얘기가 많다. 그들은 정말 조금만 투자했다"고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고 구제금융을 받았던 것과 달리 월가는 이번에 완전히 다른 운명이다. 폭락하는 디지털 자산과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은 이번 금융시장 붕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고 앞으로도 파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 가운데 암호화폐 투자로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은 매우 많다. 빠른 수익 실현을 기대하며 천문학적 투자가 이뤄졌지만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상품을 마구잡이로 사들였다. 대부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집에 갇혀 지내면서 처음 투자에 손을 댄 사람들이다. 엄청난 수익을 낸다는 암호화폐 스타트업의 광고 공세에 홀려서, 가치를 무시한 채 온라인 상에 떠도는 투자종목 추천 의견을 따라 돈을 넣었다.

이들의 돈이 몰리면서 암호화폐 산업도 빠르게 성장했다. 암호화폐의 총가치는 한때 3조달러에 달했다. 기존의 금융제도를 벗어나 거의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테라USD 폭락을 시작으로 암호화폐 폭락이 본격화했다. 지난 3월 4만7000달러였던 비트코인은 지난 18일 1만9000달러가 됐고 암호화페 대부회사인 고금리를 보장하며 영업하던 셀시우스가 예금인출을 정지했다.

셀시우스에 2비트코인을 예금한 네바다주의 개인 투자자 마틴 로버트는 영영 비트코인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기 전 현금화해 3만달러의 신용카드 빚을 갚을 생각이었던 그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액 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비트코인 트러스트라는 펀드도 피해가 크다. 설계상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여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에도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고 있다.

이 펀드를 운영하는 그레이스케일이라는 회사는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에 이 회사 주식을 상장지수 펀드로 바꾸달라고 당국에 신청했다. 이 회사 주식과 비트코인 가격이 긴밀하게 연동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 29일 증권감독원이 신청을 반려했다. 그레이스케일사는 반려를 철회해달라고 다시 청원했다.

암호화폐가 급등할 당시 월가 기관투자자들도 참여하도록 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지난해 전세계 대형은행의 자본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를 최대 위험 자산으로 지정했다. 은행들이 이들에 투자할 경우 같은 금액의 위험 상각 자금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미 은행감동당국은 은행들이 암호화폐를 데차대조표에 올리지 못하도록 막았다.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 자산을 바탕으로 대출 등의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고객들에 암호화폐 관련 상품을 거의 판매하지 못했다. 골드먼삭스는 비트코인 가격을 홈페이지에 올려 가격 변동을 알 수 있게 했다. 골드먼삭스와 모건 스탠리 은행은 최대 투자자들에게만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기보다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펀드 주식을 사도록 권유했다. 또 골드만삭스의 투자자들은 "실전 훈련"을 거친 뒤에야 은행이 직접 실사한 간접 펀드에 투자할 수 있었다.

모건 스탠리 고객들은 자산의 2.5% 이상을 투자할 수 없었고 그마저도 은행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외부 매니저 운영 펀드에만 간접 투자하도록 했다.

이들 펀드 운영자들은 암호화폐 폭락의 피해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돈이 많은 이들은 개인투자자들과 달리 피해를 감당할 수 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저털 CEO는 자신이 위험을 너무 많이 떠안았다고 후회했다. 이 회사의 총 자산 가치는 지난해 11월 35억달러에서 지난 5월말 20억달러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부유한 은행고객인 그는 엄격한 금융당국 규제의 혜택을 보고 있다. 

아리조나에서 택배트럭 기사로 일하는 제이콥 윌레트(40) 전 재산을 셀시우스에 넣었다가 묶였다. 한 때 12만달러까지 불어나면서 집을 사려고 했던 돈이 어떻게 될 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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