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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 8개월치 달하는 장대비 쏟아진 호주…"날씨 조작" 음모론 확산

등록 2022.07.07 10:15:09수정 2022.07.07 10: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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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민 상대로 날씨 무기화" 주장…증거 없음에도 계속 퍼져

8개월 간 내릴 비 단 나흘 만에 쏟아져 시드니 일부 지역 마비

[시드니=AP/뉴시스] 4일 호주 시드니 외곽 런던데리 침수 지역에 교통 표지판이 물에 잠겨 있다. 시드니에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18개월 만에 홍수가 발생, 남서부 지역 주민 3만여 명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다. 2022.07.04.

[시드니=AP/뉴시스] 4일 호주 시드니 외곽 런던데리 침수 지역에 교통 표지판이 물에 잠겨 있다. 시드니에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18개월 만에 홍수가 발생, 남서부 지역 주민 3만여 명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다. 2022.07.04.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와 주변 지역들이 올 들어 3번째로 큰 홍수를 겪고 있는 것과 관련, 과학자들은 폭우가 여러 복합적 요인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날씨 조작"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들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고 B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드니에는 단 4일 동안 무려 8개월치에 해당하는 장대비가 쏟아져 도시 일부 지역들이 마비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극단적 날씨를 단 하나의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더 따뜻해진 바다와 포화된 토양이 폭우를 부른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음모론자들은 이를 믿지 않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그들은 극심한 강우의 원인은 "구름 씨 뿌리기"와 "날씨 조작"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지만, 증거가 없다는 사실이 온라인상에서 이런 주장이 확산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구름 씨를 뿌리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는 기존의 구름을 조작해 더 많은 비나 눈을 생성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이는 주로 요오드화은 같은 작은 입자를 구름으로 쏘아 수증기가 입자 주위에 모이고 결국 비가 되어 떨어지게 하는 것이다.
[시드니=AP/뉴시스] 4일 호주 시드니 외곽 윈저 다리가 침수돼 비상 차량이 접근을 막고 있다. 시드니에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18개월 만에 홍수가 발생, 남서부 지역 주민 3만여 명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다. 2022.07.04.

[시드니=AP/뉴시스] 4일 호주 시드니 외곽 윈저 다리가 침수돼 비상 차량이 접근을 막고 있다. 시드니에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18개월 만에 홍수가 발생, 남서부 지역 주민 3만여 명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다. 2022.07.04.

이 기술은 수십년 동안 사용돼 왔다. 농작물 관개를 돕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구름 씨 뿌리기가 시드니의 홍수 피해를 초래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럼에도 틱톡 등에서는 "기상공학"에 대한 비난이 계속 퍼지고 있다.

음모론자은 이 모든 것이 국민을 상대로 날씨를 "무기화"하려는 정부 계획의 일부라고 말한다.

영국 남극조사국의 기후 과학자 엘리 길버트 박사는 "이런 일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날씨를 조작할 동기가 있다는 생각은 완전한 신화"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신화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런 내용의 콘텐츠를 게시한 많은 계정들은 또 지구 온난화, 코로나19 백신, 그리고 달 착륙과 관련된 다른 음모론들도 공유하고 있다.
[시드니=AP/뉴시스] 4일 호주 시드니 외곽 캠던 침수 지역에 출입금지 표지판이 쓰러진 채 물에 잠겨 있다. 시드니에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18개월 만에 홍수가 발생, 남서부 지역 주민 3만여 명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다. 2022.07.04.

[시드니=AP/뉴시스] 4일 호주 시드니 외곽 캠던 침수 지역에 출입금지 표지판이 쓰러진 채 물에 잠겨 있다. 시드니에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18개월 만에 홍수가 발생, 남서부 지역 주민 3만여 명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다. 2022.07.04.

음모론자들은 지난 2016년 호주 TV 7뉴스의 보도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뉴스 내용은 태즈메이니아 주민들이 4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홍수 피해가 구름 씨 뿌리기와 관련이 있다고 우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태즈메이니아 정부의 조사 결과 구름 씨 뿌리기는 폭우에 기여하거나 악화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독립적인 과학자들과 전문가들도 이를 뒷받침했다.

길버트 박사는 "날씨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것은 물리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실행 불가능하다"며 "구름 씨 뿌리기가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해도, 그 영향은 절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일 뿐"이라고 말했다.

시드니가 지난 며칠 동안 겪은 극심한 폭우의 원인을 단 하나로 지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라니냐의 기상 현상으로 홍수가 악화됐다고 말한다.

라니냐 현상은 강한 바람이 남미에서 인도네시아로 태평양의 따뜻한 지표수를 보낼 때 일어난다. 이 경우 더 차가운 물이 표면으로 올라온다. 호주에서는 라니냐가 발생하면 비, 사이클론, 그리고 더 시원한 낮 기온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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