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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존슨 사임 연설 뜯어 보니…사과 없고 소속 당 '무리 본능' 탓

등록 2022.07.08 02:05:43수정 2022.07.08 02: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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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 움직임에 원치 않는 사임 토로

성과·위기 상기…"정부 교체 비상식적"

"설득 실패 유감…·고통·슬퍼·휴식일 뿐"

과도 정부 총리 자임 두고도 비판 거세

'부적절 인사·거짓말 논란' 사과는 없어

[런던=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사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2.07.07.

[런던=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사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2.07.07.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일(현지시간) 사임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그의 사임 연설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사임을 자신이 속한 보수당의 "무리 본능(herd instinct)" 탓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낮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당 대표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성 비위 인사에 대한 부적절한 인사와 이와 관련한 거짓말 논란으로 36시간 만에 고위 장관 5명 등 내각 60여 명이 줄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존슨 총리는 "이제 당의 새로운 지도자, 즉 새로운 총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보수당의 의지임이 분명하다"며 "새 지도자를 선출하는 절차는 지금 시작돼야 하며 다음 주 일정이 발표될 것"이라고 회견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19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대승한 것을 상기하며 지난 며칠 간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버틴 것은 당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자신의 일이자 의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보수당은 "1987년 이후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1979년 이후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또 브렉시트와 코로나19 팬데믹 백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대응, 이 외에 인프라, 기술 등 대규모 투자 등 성과와 업적을 자화자찬하면서 방대한 권한과 보궐선거 패배, 국내외적인 경제 위기 등 상황에서 정부를 바꾸는 것은 비상식적(eccentric)인 일이라고 설득했지만 실패했다고 했다.

그는 "나는 그러한 논쟁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렇게 많은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를 직접 볼 수 없다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직업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슬픈지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 "그건 휴식일 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웨스트민스터(영국 정부·의회)에서 봤듯 무리 본능은 무리가 움직일 때 강력하고, 그것은 움직인다"며 당 의원들의 집단적인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임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런던=AP/뉴시스] 7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사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것을 그의 부인 캐리 존슨 여사(가운데)가 딸 로미를 안고 지켜보고 있다. 2022.07.07.

[런던=AP/뉴시스] 7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사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것을 그의 부인 캐리 존슨 여사(가운데)가 딸 로미를 안고 지켜보고 있다. 2022.07.07.



반면 정치적 위기를 자초했던 이른바 '파티 게이트'와 이번 사퇴의 결정타가 된 크리스 핀처 보수당 원내부총무 임명 및 거짓말 논란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파티 게이트는 코로나19 봉쇄 기간 중 총리 관저에서 파티를 열어 방역 수칙을 위반했던 사건으로 벌금형이 선고됐다. 핀처 하원의원은 지난달 29일 클럽에서 만취 상태로 남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다음 날 사임한 인물이다. 그는 2019년 등 과거에도 성 비위 의혹이 있었는데 존슨 총리는 이를 알고도 묵인한 채 지난 2월 그를 원내부총무로 임명했고, 논란이 일자 말을 바꿔 가며 해명해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의 사퇴 회견에서 "봉쇄 규정을 어긴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고, 일련의 중요한 보궐선거에서 패배했으며, 성 비위 혐의를 받은 인사를 임명하고 거짓말한 논란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해 사과하는 기미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연설 뒤 보수당에선 비판이 잇따랐다.

보수당 의원들은 "혐오스럽게 겸손은 없었다. 의회를 향한 비난은 우리가 옳았음을 보여준다", "어처구니가 없다. 자기 반성이 전혀 없다", "보수당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이 없다"는 등의 비판을 내놨다.

존슨 총리가 당 대표를 내려 놓으면서도 새 총리가 정해질 때까지 과도 정부 임시 총리를 맡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제1야당 노동당, 자유민주당 등은 존슨 총리에게 총리직에서도 즉각 사퇴하라면서 거부할 경우 내각 불신임 투표를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보수당에서도 총리직을 함께 내려놔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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