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피격 아베, 日정치명문가 출신…자민당내 최대 파벌 수장으로 상왕 역할

등록 2022.07.08 17:40:56수정 2022.07.08 18:10:5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정치 명문가 출신…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영향 받아

최연소 총리 1년 만에 사퇴…와신상담 후 최장수 총리로

각종 스캔들에 2020년 9월 사임…퇴임 후 '상왕' 역할도

[도쿄=AP/뉴시스] 공식 퇴임 기사회견 중인 아베 전 총리. 2020.9.28.

[도쿄=AP/뉴시스] 공식 퇴임 기사회견 중인 아베 전 총리. 2020.9.28.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는 정치 명문가에서 태어나 제 90대 및 제96~98대 총리를 8년9개월 동안 지내며 '역대 최장수 총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퇴임 이후에도 정치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아베 전 총리는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운동 중 피격을 당해 결국 사망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정치에서 한 획을 그은 엘리트 정치인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총리 재임 기간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위안부 발언 등 과거사에 대한 망언을 거듭했다.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9조를 개정을 개정해 일본을 '전쟁 가능국'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숙원으로 삼았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우리 법원이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해 일본기업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자 이에 반발해 수출 규제를 실시하는 등 한일 양국 관계에 갈등을 불러왔다.

정치 명문가 출신…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영향 받아

아베 전 총리는 1954년 야마구치현 나가토에서 태어나 세이케이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를 취득했다.

그는 대표적인 정치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安倍晉太郎)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내각에서 외무상을 지냈으며 할아버지 아베 간(安倍寬)은 중의원을 역임했다. 외할아버지는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던 도조 히데키의 내각에서 상공 대신을 맡아 A급 전범 용의자로 분류됐던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다.

그가 우경화 일변도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것은 외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아베 신타로의 아들이지만 기시 노부스케의 유전자를 이어받았다”고 공공연히 말했을 정도다.

그는 미국으로 유학 후 잠시 회사에 다니기도 했으나 아버지의 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정치에 발을 들였다. 1993년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 받아 중의원 의원에 당선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에서 관방장관을 역임하면서 스타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최연소 총리 1년 만에 사퇴…와신상담 후 최장수 총리로

아베 전 총리는 2006년 9월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며 제90대 일본 총리에 취임했다. 하지만 총리 취임 이후 각료들의 계속되는 부정과 비리 스캔들로 지지율이 하락을 거듭했다.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뒤 책임을 지고 1년 만에 사퇴했다.

하지만 5년 뒤인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하면 다시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뚜렷한 경쟁자 없이 아베 체제를 유지해가며 2020년 9월까지 총리직을 유지해 최장수 총리에 이름을 올렸다.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그의 경제 정책은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 경제 부진에 빠진 일본에 역동성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베노믹스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무제한 금융완화, 인위적인 엔화 가치 하락으로 향후 일본 경제에 부담을 줬다는 평가도 있다.

우경화 노선을 걸으면서 한국·중국 등 주변국과 대립이 극심했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시작해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위안부를 인정하지 않는 등 과거사 발언도 거듭했다. 안보관련법을 개정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방위비를 지속 상승시켰다.

각종 스캔들에 2020년 9월 사임…퇴임 후 '상왕' 역할도

아베 전 총리는 두 번째 임기 동안 선거에서 승리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7년 모리토모 학원에 국유지를 팔아넘기려 했다는 의혹과 2019년 벚꽃을 보는 모임에 관한 스캔들 등으로 지지율이 점차 하락했다. 사임하기 전에는 지지율이 20%대까지 하락했다.

2020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퇴임 후에도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의 수장 역할을 하면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