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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열사병 의심' 노동자 잇단 사망...중대재해법 대상

등록 2022.07.10 12:00:00수정 2022.07.10 12: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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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성 질병'…아직 중대재해 적용 사례 없어

11일부터 폭염대응 특별 단속, 신고기간 운영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지역 폭염 경보가 발효된 지난 4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 대형마트 앞 디지털 온도계가 32도를 표시하고 있다. 2022.07.0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지역 폭염 경보가 발효된 지난 4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 대형마트 앞 디지털 온도계가 32도를 표시하고 있다. 2022.07.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30도가 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열사병으로 의심되는 노동자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일터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할 경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이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폭염 위기 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지난해보다 18일 일찍 격상되는 등 이른 무더위로 열사병 의심 사망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3시55분께 한 유통센터에서 컨베이어에 화물을 싣던 노동자가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작업 장소에서 이탈했고, 2시간 뒤 쓰러진 채 발견됐다.

2일 오후 4시35분께 경기 시흥시 한 건설 현장에서는 퇴근하던 노동자가 어지러움을 느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기온이 32.8도에 이르던 4일 대전 유성구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숨졌다. 같은 날 낮 12시20분 쓰러져 응급조치를 받고 휴식을 취했으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다 다시 쇼크가 발생해 변을 당했다.

또 5일 낮 12시40분께 인천 강화군 건설 현장에서 오전 작업 후 사라졌던 노동자가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열사병은 법에 따른 중대재해에서 말하는 '직업성 질병'에 해당한다. 사업장에서 열사병 환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하거나,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면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중대재해는 ▲사망자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 감염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다만, 최근 폭염으로 열사병 의심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중대재해법 적용 사례는 아직 없다.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사이 여름철(6~8월) 발생한 온열질환 재해자는 182명이며, 이 중 29명이 사망했다.

사망자의 69.0%는 건설업에서 나왔다. 제조업, 운수·창고·통신업, 폐기물처리업, 임업, 음식 배달업 등 건설업 외 업종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폭염 기간 안전사고 역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 1~8일 전국에서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사망 사고가 3건 나왔다.

김규석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폭염 기간에는 수면 부족, 집중력 저하로 인한 안전사고와 안전모 등 개인 보호구 착용 소홀로 인한 치명적 사고가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업주는 현장에서 안전조치가 준수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작업 일정도 건강 상태를 고려해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에 '열사병 의심' 노동자 잇단 사망...중대재해법 대상


고용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오는 11일부터 내달 19일까지 폭염 대응 특별 단속기간을 운영하고 사업주의 온열질환 예방 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특히 건설 현장, 조선소, 물류센터, 제철소 등 온열질환 위험 업종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공단이 단속 기간 동안 상시로 패트롤(순시) 점검 등을 실시한다.

사업주가 꼭 지켜야 할 온열질환 예방조치는 3가지다.

첫째로 노동자에게 물, 그늘, 휴식을 충분히 제공하는 등 열사병 예방 3대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또 물류센터, 조선소, 제철공장 등 무더운 환경에서 작업이 진행되는 실내 작업장에는 냉방장치를 설치하고 노동자들에게 보랭(冷) 장구를 별도 제공해야만 한다.

아울러 고열과 같이 온열질환 의심 증상을 보이는 노동자가 생길 경우, 옥외 작업을 중지시키거나 휴식 시간을 제공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

온열질환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노동자 본인과 동료 작업자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고용부는 강조했다.

노동자 본인이 고령자 등 온열질환에 취약하거나, 작업강도가 높거나 힘든 작업을 한다면 작업 전·후 동료와 함께 건강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온열질환 전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발견하면 이름을 부르거나 등을 두드리는 등 의식 저하 여부를 확인하고, 의식이 없거나 응급조치 후에도 증상 개선이 없으면 119에 즉시 구조 요청해야 한다.

고용부는 오는 11일부터 내달 19일까지 폭염 위험상황에 대한 특별신고 기간을 두고 열사병 예방조치를 소홀하게 관리하는 사업장을 엄격히 관리한다.

현장 노동자는 특별신고 기간 중 사업주가 열사병 예방수칙을 이행하지 않거나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1588-3088로 신고할 수 있다.

신고 접수 후 산업안전감독관 현장 점검 시 급박한 산업재해 위험에 대한 사업주의 작업중지 조치 미이행이 확인될 경우, 고용 당국은 즉시 작업중지를 지시하고 불이행한 사업주는 의법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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