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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멘붕…'깡통 월급 계좌' 속출할듯

등록 2022.07.14 07:00:00수정 2022.07.14 07: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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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빅스텝'에 대출금리 인상 불가피

주담대 금리 7% 적용시 월급 60% 갚아야

"저금리 익숙한 2030 충격 클 것"

영끌족 멘붕…'깡통 월급 계좌' 속출할듯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한국은행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대출금리 인상 속도도 가팔라질 전망이다. 대출의 '원가'가 오르면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영끌족'들은 월급의 절반 이상을 이자로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소비자물가가 6%를 넘어서는 등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시장금리와 수신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는 대출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금융채,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에 영향을 미친다. 앞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 5월 기준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예금금리 인상 등에 올해 들어 가장 큰 폭(0.14%포인트)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의 '원가'가 오르는 셈"이라면서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기준금리가 3%에 이를 경우 대출금리가 7%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4.27~6.144%, 변동금리는 3.63~6.135%로 집계됐다.

신용대출의 경우 1등급을 기준으로 3.31~6.23%의 금리가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안에 최고 금리가 8%대에도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은행권의 금리 인하 및 취약 차주 지원책에도 신용대출에 대한 내용은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전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를 2.75~3.0%까지 기대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로 집을 산 서민층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월급의 절반을 빚을 갚는 데 써야 할 형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2만5000원이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의 조사 결과 주담대 금리가 7%까지 오를 경우 서울의 전용 84㎡ 중형 아파트의 월 대출 상환액은 291만원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의 60% 이상을 대출 상환에 쓰는 셈이다.

특히 저금리에 익숙한 2030세대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2007년에는 주담대 금리가 7%대인 경우도 많았으나 이후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저금리 기조가 오래 이어졌다"며 "당시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던 2030세대에게는 현재 금리 수준이 높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전날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2030세대가 주축인 '영끌족'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현세대는 집을 구입할 때 연 3% 이자로 돈을 빌리면 그 금리 수준이 평생 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지금 경제 상황은 그러한 가정이 변할 수 있고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얼마나 갈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0~3%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가정하에 경제활동을 하기보다는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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