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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청소년 아닌 가정밖 청소년…"필요한 것? 자립지원"

등록 2022.07.30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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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청소년' 대신 '가정 밖 청소년' 용어 사용

가출 원인, 가정폭력·학대 또는 가족의 방임

가정으로 돌아가면 악순환…자립 지원 필요

가출청소년 아닌 가정밖 청소년…"필요한 것? 자립지원"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전국 '가정 밖 청소년' 절반 이상은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가출하거나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경우지만, 이들에 대한 인식은 가출청소년·비행청소년 등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개발원)에 따르면 청소년쉼터를 찾는 청소년들의 가출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폭력·학대문제로 집을 나온 '생존형'으로 나타났다.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아 비자발적으로 집을 떠나게 된 '방임형'이 뒤를 이었다.

쉼터 유형별로 중장기쉼터는 생존형이 40.1%, 방임형도 20.9%에 달했고, 단기쉼터는 생존형 36.4%·방임형 12.8%이었다. 반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시위형'은 8~11%, 자유로운 거리 생활을 위한 '방랑형' 5~10%, 친구와 놀기 위해 가출한 ‘유희형’은 4~5% 수준에 불과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편견의 의미가 강한 '가출청소년'이 아닌 '가정 밖 청소년'으로 용어변경을 권고했고, 2021년 3월 청소년복지지원법이 개정돼 ‘가정 밖 청소년'으로 용어가 변경됐다.

쉼터 유형별 가출 원인 (출처=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재판매 및 DB 금지

쉼터 유형별 가출 원인 (출처=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비행을 일삼는 가출청소년'이란 이미지는 여전한 실정이다. 지난 3월 성인 248명을 대상으로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이란 응답이 63.3%로 가장 많았다. 다만 '가출 청소년'(52.0%), '가정·교육·취업 등의 이유로 집이 아닌 곳에서 거주하는 청소년'(42.3%), '비행 청소년'(24.2%)이란 대답이 뒤를 이었다.

반면 '스스로 독립(자립)해야 하는 청소년'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12.5%에 불과해 가정 밖 청소년들이 자립을 필요로 하는 존재란 인식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 밖 청소년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도 자립이나 도움 보다 가출과 비행, 범죄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의 빈도가 높았다.

개발원은 "폭력과 학대 혹은 방임으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집을 나와 쉼터를 찾은 청소년들이 가정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학대의 악순환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자립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자립 방법을 알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 중복응답 (출처=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재판매 및 DB 금지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 중복응답 (출처=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쉼터에 머무는 청소년들은 '집에 가서도 전과 같은 문제를 겪게 될까봐'(37.2%), '가정폭력으로 인해 집에 가기 두려워서'(20%) 집에 돌아가기 어렵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은 스스로 돈을 벌어 자립하는 삶을 꿈꾸고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한 청소년은 "쉼터에 있는 친구들이 실질적인 기술을 배워 자립해서도 계속 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격취득을 도와주거요"라고 말했다.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 보호아동은 성인이 돼서 자립할 때 500만원의 자립정착금을 지원하고 최대 5년간 자립수당을 지금한다. 하지만 가정 밖 청소년은 보호종료아동과 비슷한 처지임에도 이 같은 제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윤효식 이사장은 "본원은 지난해 청소년 자립준비 영역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 청소년쉼터, 청소년자립지원관에 배포했다"며 "하반기부터 인식 개선 캠페인을 통해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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