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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농심 '수출용 라면'의 잔류농약 대응 유감

등록 2022.08.05 17:37:53수정 2022.08.05 18: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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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최근 농심의 수출용 라면인 '신라면 레드'에서 유럽연합(EU) 기준치를 초과하는 잔류농약 성분 '이프로디온'이 검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농심은 해당 제품이 수출용이고, 국내 기준에는 부합된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발암물질 사태가 반복되며 소비자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농심은 이번 사태가 불거지자 이달 초 "해당 라면은 수출 전용으로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제품"이라며  "국내 잔류농약 기준치에는 적합하고, 안전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또 "유럽이 보호무역 일환으로 이프로디온에 강한 기준치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보다 엄격한  유럽의 잔류농약 기준치를 탓하기도 했다.

실제 유럽의 이프로디온 검출 기준치는 0.01ppm 이하다. 이번 농심 심라면 레드 제품에서는 이 기준치의 2배가 넘는 0.025ppm이 검출됐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프로디온의 검출 기준이 청경채 20ppm, 당근 0.05ppm으로 유럽보다 다소 느슨하다. 이프로디온이 다소 많이 검출되더라도 무사 통과가 가능하다.

국내 규정대로라면 유럽에서 문제가 된 신라면 레드가 국내에서 판매될 경우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농심 라면에서는 최근 잇따라 발암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3월 이탈리아에서는 농심 ‘신라면 김치’에서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 관련 성분인 ‘2-클로로에탄올’이 검출됐고, 지난해 8월 농심 '해물탕면'에서도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돼 회수 조치를 한 바 있다. 이 정도면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농심 라면은 굉장히 민감한 식품으로 여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농심의 대처는 글로벌 식품업체로선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당시에도 농심 측은 해당 제품이 수출용이고, 국내 기준에는 부합된다며 똑 같은 해명을 반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유럽에서 논란이 된 농심 라면 제품에 대한 검사 결과 인체에 무해한 수치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수출용 제품이며, 국내 규정으로는 기준치 이하다'라는 주장을 반복하는 농심의 자세는 한번쯤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농심이 그만큼 전 세계를 상대로 라면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이참에 국내 발암물질 및 유해물질 검출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은 1인당 1년에 소비하는 라면 량만 무려 73개다. 5일에 1개를 먹는 '라면 대국'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발암물질이 체내에 축적돼 건강상 문제라도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저야 하는가.

유럽처럼 엄격한 기준치를 적용하던가, 그렇지 못하다면 최소한 소비자들이 이를 알 수 있도록 포장에 더 신경 쓰는 전향적 자세도 필요하다.

더 이상 잔류농약이나 발암물질 검출 문제가 반복하지 않도록 식품 당국은 물론 농심에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을 때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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