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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연애한'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

등록 2022.08.08 16: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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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 (사진=김영사 제공) 2022.08.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박준 시인은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허태임 작가 덕분에 살구와 개살구의 차이를 확실히 알게 됐다"며 "우리가 무엇을 나누어야 한다면 부디 이 책처럼만 나누었으면 좋겠다. 어떤 다름을 다른 다름 위로 두려 하지 말고 그렇다고 아래에도 놓지 말고, 잎사귀 위로 내리는 빛처럼만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책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은 전국 곳곳의 숲을 직접 찾아가 식물의 흔적을 쫓고 사람의 언어로 옮겼다.

허태임은 '제대로 지키려면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전국을 누비며 식물을 발견하고 사람의 언어로 명명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부위별로 외부 형태를 낱낱이 측정하고 글과 그림을 통해 빠짐없이 기록하거나, 자르고 갈라서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해부적 형질을 자세히 들여다보거나,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구조를 현미경으로 살피거나, 아예 식물체를 짓이겨 진공의 기계에 넣고 DNA 사슬을 인위적으로 증폭하는 방식으로 유전자 구조를 밝히기도 한다.”(75~76쪽)

저자는 이런 식물 공부를 ‘식물과의 연애’라고 하며 나날이 깊어가는 사랑을 표현한다. 찾고자 하는 식물을 발견하고는 한 발짝만 떼면 절벽이란 사실도 잊고 좋아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것, 봄꽃을 먼저 만나고자 봉화에서 거제를 경유해 변산반도를 거쳐 다시 봉화까지 도합 10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하루에 달리는 것, 무더위에 마스크를 쓰고 숲을 헤치고 산을 오르내리면서도 식물의 생존을 확인한다.

"유년기와 식물 곁에서 보냈던 20대를 통과한 나는, 아직도 식물에 대한 물음표로 가득한 30대를 사는 중이다. 식물을 향한 내 사랑이 날마다 깊어가는 것 같아 덜컥 겁이 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식물을 촘촘하게 알아가고 싶다. 왜냐하면 나는 식물과 연애하는 사람이니까.” (11쪽)

코로나 사태 이후 식물을 키우며 정서적 안정을 얻으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반려식물’과 ‘식물집사’, ‘플랜테리어’는 일상어가 되었고, 식덕(식물 덕후), 풀친(식물로 알게 된 친구들), 풀멍(식물 바라보기), 식테크(식물+재테크) 등의 신조어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저자는 이런 근래의 식물 열풍이 반가우면서도 염려스럽다. 책은 식물의 지혜를 나누는 한편 ‘숲의 경고’ 또한 들려준다. 나무만 보는 것도, 숲만 보는 것도 아닌, 나무와 함께 숲까지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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