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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 오페라 '순이삼촌'...광화문→뉴욕까지 알릴 것"

등록 2022.08.10 15: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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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현기영 소설 원작, 소프라노 강혜명 예술총감독
9월3~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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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주)더존테크윌 제공) 2022.08.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어진아, 오 내 아이들아,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길 바랐네. 아, 험악한 세상이 너희를 데려갔구나. 죄 없는 너희를 앗아가고 말았네~"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한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삼촌'이 창작오페라로 제작됐다.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제작발표회에서 소프라노 강혜명 감독은 "고향이 제주도다. 제주도민으로서 사명감을 느끼며 오페라를 만들었다"며 "현기영 작가를 직접 찾아가 '순이삼촌'을 오페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간청했었다"고 말했다.

10·19 여순 사건을 조명한 '1948 침묵'을 연출한 바 있는 강혜명은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인 순이삼촌 역과 예술총감독을 맡았다. '순이삼촌' 오페라는 지난 2020년 제주에서 초연하고 지난해 경기아트센터에서의 공연을 마쳤다. 올해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9월3~ 4일 공연한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원작자 현기영 작가는 "(강혜명이) 알고보니 국제적으로 명성을 가진 가수인데 그런 이가 4·3이라는 소재와 테마로 덤벼드는 건 예술가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용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용기 속에 오페라를 고정된 양식이 아닌 해체하고 조합시키며 완성하는 모습에 감독으로서도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소설로서의 '순이삼촌'은 음습하고 갇혀있고 했는데 오페라가 됐을 때 외침이 방방곡곡에 울리는 것 같고 여러 사람이 등장해 집단적 제스처와 음성이 쌓이니 굉장히 웅장하고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 영상이나 오페라 같은 장르가 굉장히 소통력이 있다고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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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0일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제작발표회에 강혜명 예술총감독, 현기영 작가, 최정훈 작곡가, 김홍식 지휘자 등이 참석했다. (사진=(주)더존테크윌 제공) 2022.08.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을 통해 4·3사건의 세계화도 노리고 있다.

현 작가는 "제주에서 시작해 경기를 지나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광화문에서 4·3의 절규와 외침을 알리게 됐다"며 "여기서 끝나지 않고 세계에 알리기 위해 나갈 거다. 4·3 문제에는 미국도 관여돼 있기 때문에 뉴욕까지 가서 이를 알릴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조정희 제주4·3평화재단 기념사업팀장도 "단계적으로 준비하면 미국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내후년에는 일본 공연도 예정돼 있다"고 했다.

2020년부터 3년에 걸쳐 공연하며 작품을 다듬고 개선했다. 강예명 감독은 "초연 때 작품은 3시간이 넘는 아주 긴 오페라였다"며 "재연을 하며 내용을 다듬고 성악가에서 연극배우로 바꾸는 등 매번 공연할 때마다 조금씩 더 발전하고 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전체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지만 현 작가의 요청으로 "북촌에 들이닥친 비극의 슬픔을 조금 더 추가하는 장치"를 고려하고 있다.

강 감독은 '순이삼촌'을 통해 "'4·3 유가족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예술적으로 이러한 비극을 조명하고 아픔의 공감대를 넓히는 데 집중했다"며 "(4·3과 관련된) 정치 문제는 정치인이 푸는 것이고 역사적인 문제는 역사가들의 일이다. 나는 예술가로서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고 4·3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방법을 고민했다"고 전했다.

4·3을 알리기 위해 오페라의 형식도 대중에게 거부감이 적은 '징슈필'을 택했다. 징슈필은 독일에서 성행한 연극 형태로 오페라를 가사와 대사로 섞어 구성하는 형식이다. 강 감독은 "오페라에 관심이 없던 분도 쉽게 볼 수 있게 대사를 대화체로 해서 연극적인 요소를 강화했다. 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때 음악으로 표현하는 구성"이라고 설명했다.

4·3을 소재로 한 만큼 공연의 중심에는 제주 예술인들이 있다. 230여 명이 출연하는 대형 오페라에는 도립제주예술단, 극단가람, 제주4·3평화합창단, 클럽자자어린이합창단, 밀물현대무용단 등이 함께 한다. 음악으로는 제주교향악단 상임 편곡자인 최정훈 작곡가와 제주도립교향악단의 김홍식 지휘자가, 배우로는 김신규를 비롯해 양신국 등 제주 출신이 포함됐다.

한편, 이번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4·3특별법 개정안 통과와 4·3희생자 배·보상 등을 이끌어낸 국민적 관심과 격려에 대한 보답의 마음을 담았다. 제주 4·3 평화재단과 제주시가 공동 기획하고 제작을 맡아 양일간 전석 무료로 공연이 진행된다. 공연 티켓은 1인당 4매까지 유선으로 예약 가능하며 현장에서 수령해 선착순 입장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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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포스터 (사진=(주)더존테크윌 제공) 2022.08.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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