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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로 심부전 환자 느는데, 국민 절반 "어떤 병?"

등록 2022.09.15 15:53:01수정 2022.09.15 16: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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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로 심부전 환자 16년간 약 3배↑

대한심부전학회 '심부전 인지도 조사' 결과

"어떤 병인지 알고 있다" 응답자 51.7% 뿐

심부전 중증도 인지…응답자 25% 못 미쳐

[서울=뉴시스]대한심부전학회는 2022년 추계학술대회 개최를 기념해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패컬티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0세 이상 국민 1003명을 표본 추출해 올해 7월20일부터 8월3일까지 2주간 실시한 '2차 심부전 인지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백영미 기자) 2022.09.15

[서울=뉴시스]대한심부전학회는 2022년 추계학술대회 개최를 기념해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패컬티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0세 이상 국민 1003명을 표본 추출해 올해 7월20일부터 8월3일까지 2주간 실시한 '2차 심부전 인지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백영미 기자) 2022.09.15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인구 고령화로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일반인의 심부전에 대한 인지도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이란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몸 전체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심부전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 어떤 병인지 알고 있다고 답한 것은 5명 가량에 불과했다.

대한심부전학회는 2022년 추계학술대회 개최를 기념해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패컬티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0세 이상 국민 1003명을 표본 추출해 올해 7월20일부터 8월3일까지 2주간 실시한 '2차 심부전 인지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심부전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2002년 전체 인구의 0.77%에서 2018년 2.24%로 3배 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의 대표적 증상인 '약간의 활동에도 쉽게 숨이 차며 피곤하고 발목이 붓는 증상'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7.8%로, 2018년 1차 조사(62.2%)당시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다른 심장질환인 협심증(70.9%), 뇌졸중(67.4%)과 비교해도 낮았다.

또 응답자의 약 84%는 심부전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 어떤 병인지 알고 있는 비율은 절반 가량인 51.7%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48.7% 만이 심부전을 심각한 병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심부전의 중증도에 대한 인지율은 더욱 낮았다. 특히 발생률, 사망률, 입원치료 후 퇴원한 급성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 재입원율, 입원 1회당 평균 의료비 등의 경우 응답자의 25% 미만이 위험도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또 약간의 활동에도 쉽게 숨이 차며 피곤하고 발목이 붓는 증상이 있다면 얼마나 빨리 병원을 찾겠느냐는 물음에 "1~2일 안에 가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44%로, 2018년(54.9%)보다 감소했다.

심부전의 정의와 증상을 알려준 후 5년 이내 사망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질환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4분의 3 가량이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심부전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6.3%는 심부전에 대한 정보를 얻는 주된 경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종합병원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터넷(17.3%), 한의원(2.5%), 약국(1.3%) 등이 뒤따랐다.

다만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가장 많은 응답자(48.9%)가 심부전을 꼽아 2018년 설문 조사 때보다 심부전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음을 확인했다.

김성해 대한심부전학회 홍보이사(건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부전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진 이유에 대해 "심부전은 증상이 모호해 인지율을 개선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코로나19 장기화로 병원 내 교육이나 홍보가 줄었다"면서 "또 심근경색에 비해 평균 진단연령이 70세 이상으로 높아 고령 환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심부전은 응급의료기관 평가 지표로 중증응급환자를 선별해 초기 원활한 입원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증상병코드'와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중 하나인 '전문진료질병군'에 모두 포함돼 있지 않아 적절한 치료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효석 대한심부전학회 정책간사(의정부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부전은 대부분의 암보다 예후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증상병코드는 심부전이 빠진 28개 진단군으로 유지되고 있어 입원 치료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에 따르면 심부전의 5년 이내 사망률은 폐암과 비슷한 50%에 육박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심부전이 중증상병코드에 속하게 되면 병원의 지원을 지금보다 더 많이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중증상병코드는 중증 환자를 많이 볼수록, 중증 환자 비율이 높을수록 높이 평가받을 수 있고 결국 의료수가에도 영향을 미쳐 병원의 이윤과 연결된다.

안 정책간사는 "심부전은 뇌동맥류, 뇌혈관 수술 등이 속해 있는 전문진료질병군 463개에도 포함돼 있지 않고, 일반진료질병군 588개에 포함돼 있다"면서 "심부전의 치료와 관리의 질적 향상을 위해 개선이 시급하다"고도 강조했다.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심부전은 모든 심장질환의 종착역으로 관상동맥질환, 심근병증, 고혈압 등도 결국 심부전이라는 질환으로 모여진다"면서 "고령화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이에 따른 동반질환도 많아져 심혈관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심부전을 조기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 일반인의 심부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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