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만에 밝혀진 토성 띠 비밀…혜성·소행성 아닌 위성이 부서져 형성
갈릴레오가 처음 발견한 뒤 400여년만에 신비 풀릴 듯
토성의 큰 위성 중력이 가상의 위성을 토성으로 밀어
밀린 위성이 토성 중력에 의해 부서지면서 띠 형성
[AP/뉴시스]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가 제공한 토성의 모습. 지난 2008년 7월 23일 카시니 우주선에서 본 토성의 모습이다. 2022.09.16.
WSJ는 이로써 1610년 갈릴레오가 처음 발견한 토성 띠의 비밀이 400년만에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사이언스 저널에 이날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자들이 크리살리스(Chrysalis)라고 이름붙인 가상의 달이 토성 주위를 돌면서 현재처럼 납작한 원판 모양으로 바뀌었다.
토성 띠는 두께가 약 9m밖에 안되지만 직경은 2만7400km에 달한다. 태양계에는 토성 이외에 목성과 천왕성, 해왕성에도 띠가 있으나 토성의 띠보다 훨씬 크기가 작고 어두우며 희미하다.
논문 평을 쓴 코넬대 마랴메 엘 무타미드 박사는 이번 연구가 "토성 띠가 생겨난 시기를 확정하는 완벽한 새로운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토성의 달이 띠로 변했다는 시나리오는 띠의 형성 과정과 시기를 설명하는 것에 더해 토성이 기울어져 있는 이유도 설명한다. 지구와는 비슷하지만 목성과는 다르게 토성은 태양 궤도 평면에 상당히 기울어진 각도를 유지하며 태양을 돈다.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 행성과학자 프랜시스 님모박사는 "지금까지 별개로 여겨져왔던 두가지 수수께끼가 연결돼 있다. 한가지 이론으로 두가지를 모두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래도록 과학자들은 토성의 띠가 40억년 이상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해왔다. 당시 생성된 지 얼마안된 토성의 강력한 중력장이 주변을 지나는 혜성과 소행성을 붙잡았고 이들이 서서히 띠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가 1980년대 발사한 보이저 1, 2호 및 2004년~2017년 발사한 카시니 위성이 관측한 결과 그같은 가설에 의문이 제기됐다. 띠의 구성 물질과 성분이 생성 연대가 훨씬 짧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MIT대 잭 위즈덤 박사는 "생성연대가 짧다면 커다란 혜성이나 달같은 물체가 뒤에 부서져 생긴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물체가 부서져 띠가 됐는지는 풀기 어려운 과제로 남았다.
카시니 위성의 데이터를 연구한 팀이 토성과 토성의 위성 및 인접한 해왕성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과거의 생각을 뒤집었다. 과학자들은 토성과 해왕성의 중력이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면서 토성의 다른 위성인 타이탄의 중력이 가상의 위성에 영향을 미쳐 토성에 다가가도록 한 것이 분명해졌다.
토성 띠와 기울기의 비밀을 밝혀낸 이번 연구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학자들도 있다.
나사 에임즈연구센터의 행성과학자 잭 리사우어는 새로운 이론을 "뒷받침하는 사실들이 많지만" 일련의 복잡한 천체 변화를 검증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SETI 연구소 행성 띠 연구자 매튜 티스카레노는 과학계가 새로운 연구 결과를 검토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티스카레노 박사는 그러나 사라진 위성 시나리오가 "토성과 관련된 몇가지 상호연관된 수수께끼를 푸는데 한발 다가서는 흥미로운 새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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