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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라미란 "삶은 제 뜻대로 가지 않더라고요"

등록 2022.09.28 0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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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영화 '정직한 후보2' 주상숙 열할 맡아
2020년 153만 관객 '정직한 후보' 후속
"후속작 부담, 일단 해보고 후회하기로"
"코미디 연기 힘들어 최선 다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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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연극을 하던 배우 라미란(47)은 박찬욱 감독이 2005년에 내놓은 '친절한 금자씨'로 영화를 시작했다. 출산 후 아이가 막 돌이 됐을 무렵이었다. 오디션을 보러 오지 않겠느냐는 전화를 갑작스럽게 받았고, 아이를 데리고 택시를 타고 가서 오디션을 봤다. 그때 따낸 역할이 '금자'에게 '눈화장을 왜 그렇게 진하게 하냐'고 묻는 교도소 동료 역할이었다. 그렇게 영화판에서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닥치는대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우선 연기가 재밌었고, 현장을 경험하면서 공부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때 오디션 성공 확률이 90%정도 됐죠."

수 년 간 단역을 맡았던 그는 점차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조연으로 올라섰다. 그게 2010년 무렵이었다. 라미란은 이후 7~8년 간 영화·드라마를 오가며 40여편에 출연했다. 그렇게 또 한 번 닥치는대로 일을 하고 나니까 다시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주연 배우를 맡아달라는 제안이었다. 그때 라미란은 40대 중반이었다. 남성 배우들 중에는 뒤늦게 주인공을 맡게 되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여성 배우에겐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었다. 일단 영화 속에 여성 캐릭터가 많지도 않은데다가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영화가 거의 없으니까. 그런 일이 라미란에게 생긴 것이다. 라미란이 첫 주연을 맡은 영화는 '걸캅스'(2019)는 169만명을 불러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제 라미란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 '정직한 후보'를 통해 영화 시리즈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2020년 개봉해 153만명이 본 '정직한 후보'의 후속작 '정직한 후보2'가 28일 공개된다. 개봉을 앞두고 만난 라미란은 "선물같은 일"이라며 "삶은 예상할 수 없는 것이고, 내 뜻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처음 주연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정말 부담스러웠어요. 제가 그걸 어떻게 하나 싶었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제게 온 일을 받아들이기로 했죠. 저한테 온 이 파도들을 다 맞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희일비 하지 않고 열심히 살면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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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정직한 후보2'의 한 장면. *재판매 및 DB 금지


'정직한 후보2'의 콘셉트는 전작과 거의 같다. 정계 복귀를 꿈꾸던 정치인 '주상숙'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시 거짓말에 손을 대자, 어떤 거짓말도 할 수 없는 입인 '진실의 주둥이'가 그를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전작에선 주상숙 혼자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됐다면, 이번엔 비서실장 '박희철'까지 진실의 주둥이를 갖게 된다. "사실 전작이 엄청나게 흥행한 작품은 아니잖아요. 후속작을 하자니까 정말 불안하더라고요. 원하는 관객이 없는데 2편을 내놓는 건 아닌지 걱정됐어요. 더 웃겨야 한다는 압박과 조급함도 생겼고요. 그런데 저는 안 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일단 해본 겁니다."

일단 했기 때문에 이제 '정직한 후보' 시리즈엔 '라미란표 코미디', 라미란에겐 '코미디 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라미란은 이런 말들에 연신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주어진 텍스트대로 연기를 할 뿐이지 주상숙이라는 캐릭터, 주상숙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이 이야기는 감독과 작가가 만든 것이라는 얘기였다. 게다가 라미란은 코미디 연기만 하는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코미디 연기에 대해 "매력이 없다"고 농담 섞인 진담을 했다. "사람을 즐겁게 한다는 건 힘든 일이잖아요. 힘드니까 매력이 없어요.(웃음) 관객을 웃기기 위해 연기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대본에 맞춰서 제가 할 수 있는 연기를 최대한 합니다. 모든 걸 쏟아내는 거죠. 감독님이 그 중에 맘에 드는 걸 고르는 거고요. 그냥 막하는 거예요.(웃음) 코미디는 정말 힘들어요."

그래도 라미란은 연기가 제일 재밌다고 했다. 더 이상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이 일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어떤 현장이든, 어떤 연기를 하든 촬영하러 가는 게 즐거웠으면 한다고 했다. "큰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는다면, 최소한 55세까지는 꾸준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아직도 현장에 나오시는 선생님들처럼 저도 오래 연기해보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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