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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기획-대한민국 리셋]尹, '대통령 문화' 바꾸기 본격화

등록 2022.10.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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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70년간 닫혔던 '구중궁궐' 청와대 개방…국민 품으로
청와대 관저-집무실-비서동 등 제각각 업무효율 저하
전문가들 "봉건적 공간…고독한 대통령 리더십 한계"
숱한 반대에도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 '용산시대'개막
용산시대 상징은 '도어스테핑'… 매일 출근하며 소통
대통령학 권위자 "군림않고 소통하는 진정성 보여줘"
이전 비용 측면서 '부담'이지만 '정치변화 시작' 의미
공간 변화 외에 규모도 축소 '제왕적 대통령제' 탈피
"스타장관 돼라" 총리·장관에 권한 집중도 '탈제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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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열린 KBS 열린음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5.22.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취임하던 5월 10일, 70여년간 굳게 닫혀있던 청와대의 정문이 열렸다.

그리고 새정부 출범 이틀째인 11일 오전 8시35분, 새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청사 입구에서 선 채로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낯선' 두 풍경은 대한민국 대통령 역사에서 남을 순간으로, 대통령 문화를 바꿔 놓는 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윤 대통령은 왜 숱한 반대와 비판에도 청와대 이전을 밀어붙였나. 또 말 많고 탈 많은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이어가려 하나.

이 질문에 대한 윤 대통령의 답은 명료하다. '제왕적 대통령'의 탈피다.

즉 구중궁궐에 갇혀 권위를 틀어 쥐고 있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통령 문화부터 바꿔보면 통치의 방식이 달라지고 정치가 바뀌고 국민 삶의 변화로 이어질 거라는 신념에서다.

청와대 이전은 윤 대통령 당선으로 갑자기 튀어나온 화두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시부터 시작돼 문재인 대통령은 공략으로도 내건 바 있다.  대통령학 권위자인 함성득 경기대 정치대학원 교수와 건축공학자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다.

현재 일반에 개방된 청와대 본관은 지난 1991년 노태우 대통령시절, 현대건설이 새롭게 신축한 상태로 문재인 대통령 퇴임까지 사용했다. 중앙에 대통령 본관, 입구 왼편에 외빈을 의전하는 영빈관, 프레스 센터 기능을 하는 춘추관, 그리고 대통령 참모들이 일하는 비서동, 여민관 등을 따로 배치했다.

문제는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비서와 보좌관들의 공간, 춘추관 등의 동선이다. 이들은 서로 차를 타로 움직여야 할 만큼 멀리 떨어져 있어 업무 효율을 내기 어렵다.

건축공학자들은 이런 환경은 대통령이 호출하면 비서진들이 신하가 입궐하듯 집무실로 가서 보고해야 하는 봉건적 공간 시스템이라고 주장해왔다.

함성득 교수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접하기 어렵고 편하게 수시로 의견을 교류할 수도 없는, 단절된 공간에 갇힌 채 의전용으로 지어진 강당같은 집무실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는 대통령 리더십의 한계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며 "이같은 공간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돼도 좋은 정치를 하기 어려운 건축적 요인이 존재한다는 건축공학자들의 주장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런 주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제시하며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중심제 국가라고 하면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국민들로부터 날 선 비판과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제가 용산으로 왔고,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비판을 받는 새로운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런 소신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변화의 시작'으로 본다.  

함 교수는 "매일 매일 출근하는 대통령은 열린 청와대를 지향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의 범위도 확대하고 소통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군림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태도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길"이라고 평가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도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두고 '비용적 측면'만 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용산에서 5년만 있겠다는 게 아니지 않나. 미래까지 쓸 공간을 준비하는 비용으로 보면 그리 큰 규모가 아닐 뿐 아니라 이전을 통해 변화될 대통령 문화, 그로부터 시작될 정치의 변화까지 생각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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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6.24. yesphoto@newsis.com



결국 윤 대통령은 70여년의 청와대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고, 용산 집무실은 이제 명실상부한 국정의 중심이 됐다. 이렇게 개막한 용산시대의 상징은 '도어스테핑'이다.

도어스테핑은 '약식 기자회견'이라는 뜻으로 통칭해서 쓰는데, 대통령 등 특정인 출근길에서 취재진과의 질답을 의미한다. 무작정 집앞에서 기다렸다 질문하는 '뻗치기'와는 다른 방식이다.

역대 어느 정부에도 없던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에게는 일상이 됐다. 윤 대통령은 외부 일정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날 외에는 출근길에 어김없이 도어스테핑을 갖는다. 나토 순방 기간 중에도 스페인 현지에서 도어스테핑을 했다.

취임 후 도어스테핑을 이어오는 동안 각종 '설화'에도 휩싸였지만 윤 대통령은 멈추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답변을 줄이되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줄이고 대통령이 끌고 가려는 어젠다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도어스테핑은 진화 중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로부터 '(도어스테핑을)계속 할 것인가'는 질문을 받자 "결론부터 말하면 계속하겠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이어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당장 걱정하는 분들이 있었지만 그건 제가 용산으로 이전한 가장 중요한 이유"라며 "소통하고 비판 받는 새로운 대통령문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미흡한 게 있어도 (도어스테핑이)계속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이해하고 미흡한 점들은 개선돼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서 탈피하기 위한 공간의 변화 외에도 '시스템'도 바꿔가고 있다.

당장 취임당시부터 대통령실 규모를 축소했다. 그러나 초기 국정에 많은 인력이 필요해지면서 당초 300명선으로 시작했던 대통령실 규모가 취임 100일 무렵엔 400명을 훌쩍 넘었다. 당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라인을 타고 온 인력들도 꽤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추석 연휴를 대통령실 1차 쇄신 기점으로 삼아 인적 쇄신을 단행, 비서관급과 행정관급을 물갈이해 당초 목표였던 300명대 초반으로 맞췄다.

윤 대통령은 또 최근 책임장관제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장관들만 보이고 대통령은 안 보인다는 얘기가 나와도 좋다"며 '스타장관'의 탄생을 독려하는 한편, 최근에는 교육부장관 인선을 마무리 하면서 장관의 인사권을 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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