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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면회 재개 첫날, 맞잡은 손에 오간 혈육의 정

등록 2022.10.04 12:30:14수정 2022.10.04 12: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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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신 케이크·꽃바구니 든 남매들, 어머니와 애틋한 상봉

자녀들 잇단 발길…석 달 만의 접촉면회에 "마음 놓인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요양병원 내 대면 면회가 재개된 4일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입소환자와 자녀들이 손을 맞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생일을 맞은 환자를 위해 준비한 꽃바구니와 생일 케이크가 눈에 띈다. 2022.10.04.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요양병원 내 대면 면회가 재개된 4일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입소환자와 자녀들이 손을 맞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생일을 맞은 환자를 위해 준비한 꽃바구니와 생일 케이크가 눈에 띈다. 2022.10.04.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생신 축하하러 왔어요." "엄마 얼굴 보고 손 잡으니 너무 좋다."

4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동행재활요양병원 면회실에는 입원한 부모님의 안부를 직접 살피고자 찾아온 자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7월 25일 이후 비대면으로만 제한됐던 요양병원·시설 내 접촉 면회가 71일 만에 허용되면서다.

병원 직원들은 면회 대상 가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자가 진단 키트 검사를 진행, '음성' 여부를 확인했다. 지침에 따라 면회가 모두 가능하자 병실에 연락해 면회 대상 입소 환자를 불러냈다.

어머니 박모(85)씨를 만나러 온 곽성상(62)씨 남매는 설레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남매는 병원 1층에 마련된 면회실 책상 에 직접 사 온 생일 케이크와 축하 꽃바구니를 가지런히 놓았다.

꽃바구니 리본에는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늘 사랑합니다. 자녀 일동' 문구가 적혀 있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요양병원 내 대면 면회가 재개된 4일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입소환자와 자녀들이 면회 도중, 외국에 사는 다른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2022.10.04.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요양병원 내 대면 면회가 재개된 4일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입소환자와 자녀들이 면회 도중, 외국에 사는 다른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2022.10.04. [email protected]



병상에 비스듬히 누운 어머니 박씨가 면회실에 들어서자 곽씨 남매는 일제히 손을 내밀어 잡았다.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았지만 두 딸은 꼭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알아보시겠어?", "끼니는 잘 챙겨 드셔?', "이제 덜 아프셔?"라며 연신 안부를 물었다.

2남 3녀 중 일정을 못 맞춘 첫째 아들과 미국에 사는 막내 딸을 제외하고 한 자리에 모인 남매는 어머니의 생일을 축하하자며 케익에 초를 하나 꽂았다. 두 딸이 어머니와 맞잡은 손으로 박수를 쳤고 곽씨가 어머니를 대신해 초를 불었다.

영상 통화로 어머니 얼굴을 마주한 막내딸은 끝내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듯 손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옆에서 지켜보던 곽씨 남매도 덩달아 눈시울이 붉어졌다. 병상 양 옆에 선 두 딸은 백발이 성성한 어머니의 머리카락과 주름진 손을 거듭 어루만지며 애틋함을 표현했다.

곽씨는 "지난 7월 7일 이후 석 달여 만에 뵌다. 그 사이 하필 면회 제한으로 병원을 찾지 못할 때 많이 편찮으셨다. 마음이 아팠는데 막상 오늘 뵈니 가슴 찡하다. 다행히 생각보다는 많이 호전되신 것 같아 눈물이 난다"며 소회를 밝혔다.

20분 남짓 짧은 면회 시간이 끝나자, 곽씨 남매는 병실로 향하는 승강기를 기다리는 어머니 박씨의 침상 주변을 둘러싸고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요양병원 내 대면 면회가 재개된 4일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입소환자와 가족이 손을 맞잡고 면회하고 있다. 2022.10.04.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요양병원 내 대면 면회가 재개된 4일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입소환자와 가족이 손을 맞잡고 면회하고 있다. 2022.10.04. [email protected]



앞서 또 다른 면회객 오은영(51)씨도 면회 내내 어머니 박모(81)씨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오씨는 휠체어에 탄 어머니와 눈높이를 맞추려는 듯 의자에 엉거주춤 앉아 손을 맞잡고 대화를 이어갔다.

오씨는 "식사는 잘 챙겨드셔요?" "무릎 담요 꼭 덮으셔요" "좋아하시는 바나나, 쌀과자 챙겨 왔으니 꼭 챙겨 잡숴요" 등 연신 안부를 살폈다.

이어 어머니가 쓴 안경을 벗겨 옷 소매에 닦은 뒤 바로 씌워드리기도 했다.

1남 3녀 중 셋째딸인 오씨는 "비대면 면회는 소통도 원활치 않고 정확한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어려워 답답했다. 반면 이렇게 직접 만나 손 잡아보고 안색도 살필 수 있으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바뀐 잠자리와 식사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간병인과 관계는 원활하신지 등을 여쭤봤다"며 "다음 면회 때는 방역수칙이 좀 더 완화돼 어머니와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요양병원 내 대면 면회가 재개된 4일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입소환자와 자녀들이 손을 꼭 잡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0.04.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요양병원 내 대면 면회가 재개된 4일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입소환자와 자녀들이 손을 꼭 잡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0.04. [email protected]



방역 당국은 지난 7월 25일부로 비접촉 방식으로만 허용했던 요양병원 내 면회 제한을 이날부터 해제했다.

이에 따라 자가검사키트 '음성'으로 확인된 면회객은 접촉 면회를 할 수 있다. 다만 병원 측은 사전예약제, 면회 전 음성 확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음식물 섭취금지·면회 전후 환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입소·입원자들은  4차 접종을 완료했거나 확진 이력이 있는 2차 접종자일 경우에 한해 의료기관 방문 외 목적의 외출 또는 외박도 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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